롤러블 디스플레이의 목적은 존재감을 지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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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블 디스플레이의 목적은 존재감을 지우는 것일까?
  • 신동윤 기자
  • 승인 2019.01.2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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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블 TV가 인테리어 디자인에 변혁을 가져올 것

영국 채널4(Channel 4)에서 2011년에 방영한 블랙미러(Black Mirror)라는 옴니버스 드라마는 미디어와 기술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는 독특한 소재로 인해 매니아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여기서 말하는 블랙미러는 TV나 스마트폰 등이 꺼진 검은 화면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드라마의 제작자인 찰리 브루커(Chalie Brooker)는 "불안함과 즐거움 사이의 모호한 존재가 블랙미러"다. 타이틀에 나오는 검은 거울은 모든 벽과 책상에 있고, 모든 사람의 손바닥에 있다. 차갑고 번쩍거리는 텔레비전 화면, 모니터, 스마트폰이 바로 '블랙미러'다"라고 말한다.

그동안 거실의 한 편을 채우고 있던 이 블랙미러가 언제까지 계속 자리잡고 있을 지 알 수 없게 됐다. 바로 이번 CES 2019에서 LG전자가 선보인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LG Signature OLED TV R) 때문이다.

▲ LG전자의 롤러블 TV는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스크린을 말아 넣어 TV라는 사실조차 알 수 없게 만들어 준다.

거실 디자인의 변화 이끌어 낼 것

그동안 TV는 거실이나 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서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심지어 전원이 꺼져있는 상태에서도 말이다. 앞에서 말한 검은색의 직사각형 형태가 갖는 존재감은 이제 너무나 익숙해져 이제는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고는 있지만, 그동안 TV의 디자인은 점점 TV의 존재감을 지워 나가는데 초점을 맞춰왔던 것도 사실이다.

초기 TV는 커다란 직육면체 나무 박스 형태를 갖고 있었으며, 전자제품이라기보다는 마치 가구와 같은 존재감을 보여줬었다. 이후 LCD나 PDP 등의 기술이 등장하면서 평편형 TV가 등장해 가구에서 벽의 일부 정도로 존재감을 줄일 수 있었으며, 이제는 아예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아예 존재감을 지우고 사라져버리는 롤러블 TV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종희 사장은 "스크린은 가정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스크린은 허브다. 아직까진 공감이 가지 않는다"며 허브역할을 해야 할 TV를 굳이 감출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현재 TV가 과연 허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오히려 TV보다는 항상 손에서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이 더욱 허브에 어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삼성전자 또한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존재감을 점차 줄여 나가는 IT 디바이스 디자인
이런 식으로 전자제품이 자신의 존재감을 점점 숨겨가는 경향은 TV 외의 영역에서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애플의 에어팟(AirPods)과 같은 완전 무선 이어폰(True Wireless Earbuds)다. 스피커에서부터 시작된 음향 재생 장치가 헤드폰을 거쳐 이어폰을 발전하더니, 블루투스를 만나 이어폰이나 헤드폰과 기기 사이의 선을 없애고, 이제는 귀에 거치하는 이어폰의 본체 안에 모든 기능을 우겨넣으면서 계속 존재감을 지워 나갔다.

롤러블 디스플레이 또한 IT 외형적인 면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의 존재감을 지울 수 있는 방법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등의 IT 디바이스는 디스플레이 크기가 디바이스의 외형적인 크기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였다. 하지만 롤러블 디스플레이나 혹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이 적용될 경우, 디바이스의 크기는 디스플레이 크기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스마트 글래스와 같은 착용형 디스플레이 기술이 대중화되거나, 혹은 홀로그래픽과 같은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한다면, 롤러블이나 폴더블 디스플레이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의 자유를 얻을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이런 기술은 폴더블이나 롤러블 디스플레이보다도 훨씬 발전된 방식으로 존재감을 지울 수 있게 된다는 것 또한 명확하다.

▲ 애플의 에어팟은 이어폰의 선까지 없애면서 존재감을 줄여나간 디자인의 대표적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