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못하면 사람이고 로봇이고 가차 없다!

[테크월드=김지윤 기자] 다양한 로봇들이 생겨나면서 그들이 인간 대신 고용되어 일하기 시작하면 인간의 일자리는 급속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로봇들이 사람의 일을 대신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그들의 성장에 공포감과 두려움도 느낀다. 하지만 로봇이라고 인간보다 다 뛰어난 것은 아니다. 로봇도 해고당하는 경우가 있다. 로봇이 해고라니! 어떠한 경우들이 있었을까?

식료품 매장의 로봇 '페퍼'

영국의 한 식료품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인공로봇 '페퍼'는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페퍼가 맡은 업무는 고객이 상품을 찾는 것을 돕고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쇼핑 도우미였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만든 페퍼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답하며 가슴에 부착된 화면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큰 소리로 인사하고 포옹도 가능해 손님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손님 응대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손님이 "우유 어딨어?"라고 물으면, 이 로봇은 "냉장고에 있어요"라고만 대답할 뿐, 냉장고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또 매장의 소음이 심해지면 마이크에 문제가 생겨 손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헨나 호텔의 로봇

일본 나가사키 현에 위치한 헨나 호텔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10개를 비롯해 IT 기술이 적용된 설비들이 다수 배치됐다. 호텔은 다국어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체크인 업무를 맡겼다. 투숙객이 안면 인식 시스템을 통해 객실 문을 열 수 있는 기능, 열감지 센서를 통해 실내 적정 온도를 맞춰주는 기능도 갖췄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로봇의 투입은 입소문 외에는 긍정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사람의 일을 대신할 것이라는 기대에 못 미친 탓에 헨나 호텔은 로봇이 오히려 일을 더 많이 야기한다며 절반을 해고했다.

해고된 로봇 중 '추리'라는 이름을 가진 인형 모양의 객실 비서 로봇은 투숙객이라면 쉽게 궁금해 하는 질문들에 대해서도 답하지 못했다.

또한 작은 공룡 로봇 두 대는 손님의 체크인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맡았으나, 손님의 여권을 복사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했다.

수하물 운반 로봇 두 대는 호텔 내 100개가 넘는 객실 중 약 24개까지만 도달할 수 있었고, 비나 눈이 오면 일을 수행하지 못했다. 두 로봇이 길에서 서로 맞닥뜨려 정체된 상황도 빈번했다.

패스트푸드점 로봇 '플리피'

근무한 지 하루만에 해고된 로봇도 있다.

캘리포니아의 패스트푸드점 칼리 버거의 햄버거 요리사 로봇 플리피의 팔에는 햄버거 패티를 빨리 뒤집기 위해 끊임없이 돌아가는 회전식 뒤집개가 장착돼 있다.

로봇 제작사인 미소로보틱스(Miso Robotics)는 플리피가 최초에는 하루 2천 개의 햄버거를 만들 수 있도록 제작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밀려드는 고객의 복잡한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많아 근무한 지 하루 만에 해고됐다.

로봇 플리피는 여전히 패스트푸드점 주방에 있지만, 요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곧 로봇이 햄버거를 만들 것’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언제부터 햄버거 패티를 만들게 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플리피는 손님들의 주문에 맞출 수 있도록 추가 교육을 받고 있으며, 보다 빨리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플리피의 속도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테스트하고 있어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이렇듯 일을 못 하면 얄짤없이 해고되는 건 로봇도 마찬가지다. 인간이든 로봇이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요하다. 과연 로봇이 인간보다 모든 일을 더 잘할 날이 올까?

기계적인 움직임을 요구하는 일이라면 로봇도 충분히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손님과의 소통이 필수적인 서비스직이라면 아직 로봇은 손님들과의 의사소통, 감정공유 측면에서 인간을 이길 수 없다.

고로 우리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걱정에 로봇의 등장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직까지 너무나 막연한 두려움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직업에 있어서 현장에서 고객과의 ‘공감’을 등한시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로봇에 의한 해고를 경계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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