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중국 IT 기업

[테크월드=양대규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피해는 분쟁의 중심에 있는 IT 기업들에 고스란히 돌아갔다. 피해를 본 대표적인 기업으로 중국의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업체 ZTE와 메모리 반도체 업체 푸젠진화가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미국의 제재로 시작된 만큼 중국계 기업들의 피해가 주로 발생한 것이다.

ZTE는 미중 무역전쟁의 첫 번째 피해자로 유명하다. 2018년 4월 16일 미국 상무부는 ‘북한·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들과 거래를 한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2016년 ZTE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기업에서 구매한 3200만 달러 규모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적법한 승인 절차 없이 이란 전기통신사업자인 TIC에 공급한 혐의로 상무부 조사를 받았다. 이에 ZTE는 벌금 10억 달러를 내고 4억 달러를 보증금으로 예치하고 경영진을 교체하는 절충안에 합의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 그 결과, 미국 정부는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 중지라는 추가 제재를 발의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ZTE에 대해 제재 완화를 언급했으나, 6월 미국 상원에서 제재 유지에 대한 법안이 통과돼, 현재까지 제재는 유효한 상황이다.

ZTE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의 25∼30%를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BS에 따르면, ZTE는 2017년 미국 기업에서 15억∼16억 달러 상당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하지만, 이번 제재를 통해 ZTE는 핵심 부품 수급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ZTE는 4월 17일 주식거래가 중지된 후 2개월여만인 6월 13일 거래가 재개됐다. 홍콩 등에서 ZTE 주식은 40%가까이 폭락했으며, 현재도 회복을 못하고 있다.

이어 지난 10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푸젠진화반도체(JHICC)’에 대한 수출 제한을 발표했다. 상무부는 미국계 기업인 마이크론과 특허 분쟁을 빚고 있는 푸젠진화가 국가 안보를 침해할 중대한 위험을 안고있다고 밝혔다. 도용된 지적재산권으로 반도체가 생산되면, 현재 미국 국방부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마이크론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다.

또한, 세계 3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UMC가 당국의 거래 허가가 있을 때까지 푸젠진화와의 협력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대만의 반도체 기술과 인력이 중국의 대규모 자본과 제휴하며 중국 반도체 산업이 발전해 온 만큼, 이번 결과는 중국 반도체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한다.

중국은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으로, 푸젠진화를 비롯한 자국 반도체 산업을 집중 지원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푸젠진화의 반도체 장비 수급이 힘들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위한 반도체장비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 리서치 등의 미국 기업이 세계 1, 2위를 차지하며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기술정책단은 “푸젠진화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첨단기술 분야의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에서 압박 수위를 재차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무역분쟁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미중의 제재와 타협이 반복되는 상황으로 한국 정부와 기업은 양국의 행보를 지속 모니터링해 시장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국내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이자 한국의 주력 산업인 만큼, 양국의 행보에 따른 반사이익이나 부정적 영향 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본 기사는 <2019년 ‘미중 무역전쟁’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 ③>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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