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자동차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강화

[테크월드=신동윤 기자] 그동안 성능 중심으로 발전해 온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자동차가 공해의 주범으로 지탄을 받는 상황에 처하자 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이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짐에 따라 자동차 산업은 하드웨어 경쟁보다는 소프트웨어 경쟁이 시도되고 있다.

이런 시도가 이어짐에 따라 친환경 자율주행차에 대한 자동차 업계의 도전이 점차 거세질 것이며, 결론적으로 자동차 전장 부분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 기관인 IC인사이츠(IC Insights)는 반도체가 적용되는 전자 시스템의 6개 분야에 대한 시장 예측에서 자동차 분야가 2017~2021년까지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연평균 6.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통신, 컴퓨터, 산업/의료/기타, 컨슈머, 정부/국방, 자동차 등 6개 분야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은 4.8%, 컴퓨터는 3.3%, 산업/의료/기타는 5.4%, 컨슈머가 4.5%, 정부/군용이 3.8%로 나타났다. 전 분야 평균은 4.6%다.
또한 IC 인사이츠는 2018년 1조 6200억 달러를 기록한 세계 전자 시스템 시장에서 자동차 부문이 9.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분야는 바로 자율주행이다. 다양한 전자부품과 함께 인공지능과 커넥티비티, 센서, 그리고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되는 자율주행 시장은 향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HS마킷(IHS Markit)은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은 지난 2017년 38조 원 규모에서 2035년 1348조 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국내 자율 주행차 시장 규모도 2020년 기준 1500억 원에서 연평균 4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35년 35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율주행은 다양한 전장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된다.

전장 시장 공략 위한 이종 기업 간의 연합, 인수합병 활발
자동차의 전장 부품은 크게 센서, 컨트롤러, 액츄에이터로 구분할 수 있으며, 최근 친환경 자율주행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전세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2015년 2390억 달러에서 2020년 3033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자동차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2002년 12%, 2005년 20%, 2010년 37%, 2015년 40%로 늘어 왔으며, 향후 2030년에는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산업연구부문 책임연구원은 "자율주행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차량용 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IT나 반도체 회사와 같은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들과는 다른 기술 역량을 가진 업체들이 자동차 부품산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센서 기술, 입력된 데이터로 정확한 상황 판단을 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컴퓨팅 능력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구글, 인텔, 엔비디아, 매스웍스, 테슬라, NXP 세미컨덕터 등 IT 분야의 기업들의 자동차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중심 축이 자율주행 등 전장부품으로 이동하면서 이에 맞춘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블룸버그와 삼정KPMG 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세계 자동차 산업 M&A 거래 건수는 총 598건, 거래액은 875억 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13.9%, 43%가량 증가했다. 특히 이종 산업 간 M&A가 486건으로 전체의 81.3%를 차지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IT 전장기술에 대해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보여줬다.
채희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글로벌 IT업체들이 기존 자동차 영역을 위협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핵심 주도권이 이들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상당기간은 내연기관차 헤게모니와 인프라를 장악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가 주도권을 쥐고 IT 업계와 공존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자동자용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확대
자동차의 전장 부분이 지속적으로 강화됨에 따라 현재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은 고급 차량을 중심으로 약 100여 개가 사용되고 있으며, 운영체제는 6~8개, 소프트웨어 코드는 1억 라인에서 1억 6500만 라인 수준을 이루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기능까지 추가된다면, 소프트웨어 코드는 약 3억 라인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블랙베리QNX의 카이반 카리미(Kaivan Karimi) 부사장은 향후 100여 개에 달하는 ECU는 6~10개 수준의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으로 통합될 것이며,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통합도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자율주행차의 수준은 레벨2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2025년경이면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용 소프트웨어의 라인 수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소프트웨어 안전성과 보안에 대한 우려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며, Wi-Fi나 LTE, 5G와 같은 커넥티비티가 자동차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대두됨에 따라 네트워크 등을 통한 외부로부터의 해킹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대부분의 관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보안 강화, 소프트웨어의 안전성 검증을 위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관련 규제와 법규 준수를 위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으로 인한 운전자의 유휴 시간을 위해 인포테인먼트 부분도 크게 강화되고 있다. 간단하게는 네비게이션에서부터 멀티미디어 등은 물론이고 컨텍스트에 기반한 검색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구글은 물론이고,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등의 해외 업체들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다음카카오나 네이버 등의 주요 IT 업체들이 관련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글로벌 인더스트리 어낼리스트(Global Industry Analysts)는 차량 내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커넥티드카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고 전하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도입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OTA(Over The Air)를 지원하는 차량의 수가 2019년 6700만 대에서, 2025년에는 3억 70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포그래픽으로 살펴보는 글로벌 오토모티브 시장      출처: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Global Industry Analyst)

이처럼 2019년 오토모티브 분야는 친환경, 그리고 자율주행으로 인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 그리고 주요 IT 업체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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