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성과 가격, 무게와 두께, 배터리 등 기술적 난제 해결해야
[테크월드=신동윤 기자] 삼성도 LG도 심지어 애플도 아닌 2012년 설립된 중국의 한 스타트업 기업이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발표, 양산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양산한 로욜(Royole)의 플렉스파이(FlexPai)는 접었을 때 4인치, 펼쳤을 때 7.8인치의 OLED 디스플레이를 갖췄으며, 접었을 때 720×1440, 펼치면 1920x1440 해상도를 제공한다. 현재는 개발자 버전으로 예약 주문을 받고 있으며, 가격은 용량에 따라 1588달러와 1759달러로 오는 12월 출시 예정이다.
이에 뒤질세라 삼성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SDC(Samsung Development Conference) 2018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인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를 선보였다. 이 디스플레이는 완전히 펼쳤을 때 7.3인치 스크린을 제공하며, 디스플레이가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의 로욜 플렉스파이와는 달리 스크린이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인폴딩 접히는 부분의 곡률이 더 높을 뿐 아니라, 실제 제품화할 경우 스크린이 안쪽으로 들어감에 따라 스크린 보호에 더 유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폴딩 방식의 경우, 외부에 별도의 스크린을 또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이외에도 LG전자도 EUIPO(European Union Intellectual Property Office)에 Flex와 Foldi, Duplex라는 세 개의 브랜드를 스마트폰용으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LG전자가 향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하기 위한 준비라는 예상이다.
내부 부품부터 많은 기술의 변화 필요
디스플레이를 접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이 이전의 스마트폰과 달라져야 한다. 과거 LG의 G플렉스(G Flex)의 경우, 최초의 플렉시블 스마트폰으로 개발하기 위해 기존의 강화유리 스크린 대신, 플라스틱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으며, 커브드 배터리를 새로 개발했고, 이외에도 메인보드 등의 부품 설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폴더블은 어떤가? 플렉시블보다 더 많은 부분을 신경써야 하는 것이 바로 폴더블 디스플레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디스플레이 측면만 보더라도,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되야 함은 물론이고, 반복적인 폴딩 상황에서 내구성이 검증되야 할 것이다. 더구나 양쪽으로 분리된 본체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의 구성과 내구성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한쪽에는 배터리, 다른쪽에는 메인보드가 장착되는 방식일 경우, 이 둘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은 디스플레이 이상의 내구성을 갖춰야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넘어야 할 난관 아직 많아
이런 기술적인 난관을 극복한다면 한가지 더 넘어야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폴더블폰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가격과 무게(혹은 두께), 그리고 배터리를 꼽고 있다. 우선 가격부터 본다면 최저 15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무게와 두께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비슷한 스크린 크기의 태블릿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상회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커지는 만큼 배터리의 소모도 커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런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하면 폴더블폰의 시대가 올 것인가? 전문가들은 이 또한 아니라고 말한다. 초기에는 기술의 특별함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라는 기술만으로는 사용자들을 지속적으로 만족시킬 수 없다.
핵심은 폴더블 디스플에이에 맞춘 새로운 UI와 UX다. 사용자에게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통해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어떤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지가 폴더블폰 성공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
과거 우리 주위에는 기술적인 화려함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했지만, 결국 이에 걸맞는 UX나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해 사라진, 혹은 사라져가고 있는 수많은 기술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직도 흔적이 남아있는 3D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인 예다. 한때 수많은 TV 업체들이 3D TV를 발표하고 판매했지만, 현재 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별도의 안경을 써야 한다는 UX의 불편함, 그리고 3D TV로 볼 수 있는 콘텐츠의 한계 등으로 인한 것이다. 과연 폴더블폰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스마트폰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기대된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