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는 매우 훌륭한 아이디어다. 왜냐하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귀중한 자원을 투자해 만들어진 복잡한 기계들의 대부분이 일생동안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방치된다면, 지속가능성을 향한 우리의 여정은 머나먼 길이 되고 말 것이다. 지난해 스태티스타(Statista)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9470만 대의 경차(승용차와 밴 등)를 생산했으며, 이 숫자는 2023년에 이르면 1억 117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성장은 주로 중국과 인도 중산층의 성장으로 인한 구매력 상승에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미국에서는, 자동차가 교외 주택의 차고를 장식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시키는 본연의 역할을 하는 데 단 8%만 사용됐다.

이런 새로운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도 기존 내연기관 차량은 기존의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아틀란틱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자동차의 비효율로 인해 휘발유에서 생성되는 에너지의 80% 이상이 낭비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 이정도의 에너지 낭비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전기자동차는 기계적으로 훨씬 효율적이지만, 여전히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으며, 운행 중 탄소를 생성한다(전기자동차를 충전하기 위한 전기가 재생에너지가 아닌 경우). 또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시간을 차고에서 소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젊은 세대들은 그다지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 자산을 보유하고 유지하기 위해 일년에 약 1만 3000달러의 비용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젊은 세대들은 온라인 쇼핑이나 주문형 TV,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이전 세대들이 차를 이용해야만 했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많은 젊은 세대들은 교통체증이나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해 도시에서의 차량 운행이 그다지 즐거운 경험이 되지 않으며, 새롭게 단장되고 있는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인해 자동차의 유용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미래의 소비자인 밀레니얼 세대는 운송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기그 이코노미(Gig economy)에 익숙한 이 세대는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자동차를 불러 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주차 문제나 교통 체증 등은 물론이고 일반적으로 방치돼 있는 강철 상자에 돈을 쓰는 것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자동차 회사, 택시회자, 그리고 인터넷 관련 대기업들이 필요할 때만 임대해 사용하는 자율주행 차량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가장 큰 당면 과제는 바로 '소프트웨어'

자율주행을 위한 하드웨어는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레이저를 사용해 주변 환경에 대한 3D 이미지를 만드는 LIDAR 기술은 물론, RADAR, GNSS, 클라우드 연결성, 근접 센서와 카메라가 함께 작동하면서 차량 주변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문제는 자동차의 컴퓨터가 이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앞으로 몇 초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이런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에 있다.

이 복잡한 자동차 공학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은, 관련 분야의 주요 단체들에 의하면 자동차가 주행 중에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의 예를 보여주고, 각 상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알려줌으로써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따라서 전방의 차량 감속은 자율주행차의 속도를 점진적으로 줄여 제동하고, 적색신호등은 통제된 정지를 의미하며, 어린이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상황에는 비상제동을 시도한다. 문제는 상황에 분명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이코노미스트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차도를 가로질러 굴러가는 비닐 봉투가 도로위를 달리는 아이나, 싱크홀로 인한 물웅덩이, 또는 도로변에 주차된 자동차 옆에 쌓인 눈더미로 오인식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이 필요하다.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자동차의 메모리에 저장된 디지털 지도에 적용되지 않은 경로로 우회하도록 요구하는 도로 공사에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고려 등이 필요하다.

더구나 인간 운전자들이 의식하지 않고 탐지하고 반응하는 정보를 알고리즘화하고 코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예를 블면, 양보하지 않는 자전거나 깜박이 없이 차선을 바꾸고 회전하는 운전교습생, 그리고 만취해 도로로 기어들어가는 보행자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엄격한 규제에 대한 예외 상황에 대처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도 어렵다. 2차선 도로에서 고장난 차량을 피하기 위해서는 중앙선을 넘어야 하지만, 자율주행차는 끝까지 규칙을 지키고 장애물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인간 운전자들이 규정을 무시하는 경우는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예를 들어, 호주 사람들은 추월차선으로 사용하는 고속도로의 1차선을 습관적으로 계속 주행한다. 또한 영국 사람들은 헤드라이트 상향등을 공식적으로 경고의 의미로만 사용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영국 사람들은 이 신호를 다른 운전자에게 옆으로 빠져나갈 수 있음을 알리는 용도로 사용한다.

 

잘못된 문제의 해결 방법

자율주행차는 더욱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잘못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실제 사람들이 운전하고 있는 상황에 적응시키는 것은 19세기 초, 뉴욕의 거리에 최초로 자동차를 수용했던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당시 도로 위를 돌아다닌 몇 대의 말없는 마차는 도시를 돌아다니는 10만 마리의 말과 매일 쌓이는 수백만 파운드의 말 배설물 사이를 오가며,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약간 더 빠른 속도로 돌아다녔다.

하지만 포드의 모델 T가 자동차를 저렴하고 실용적인 물건으로 만들었던 1920년대에 이르러, 뉴욕의 교통 인프라는 보행자와 자전거, 그리고 말과 함께, 자동차 운전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서서히 변화해 갔다. 같은 1920년대, 정반대쪽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는 자동차에 대해 많이 고려한 도시 디자인이 이뤄졌다. 로스앤젤레스의 낮은 인구밀도와 멀리 떨어진 교외 지역은 1910년대부터 급속히 팽창해 온 10년동안 사람들이 자동차를 이용해 쉽게 오갈 수 있게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를 안전하게 도입하기 위해서는 이런 급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사람이 통제하는 자동차와 자율주행차를 분리해 운용한다면, 자율주행차의 컴퓨터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힘든 많은 예외 상황을 상당부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보행자와 자전거를 자율주행차 주위에 접근하지 않게 한다면, 사고를 피하기 위한 수천 줄의 코드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사실, 역사의 교훈은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무시될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는 현재의 도로 시스템을 적합하게 개조함으로써 재래식 자동차에서 자율주행차로의 전환에 수십년을 소비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대신, 휴실을 취한다는 생각에 익숙해졌을 때, 이 시스템은 포드자동차의 CEO인 윌리엄 클레이 포드 주니어(William Clay Ford Jr.)가 예측한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된 자율주행차만으로 구성된 무리를 완벽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변화할 것이다. 포드 주니어는 2000년까지만 해도 포드자동차의 미래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춰왔으며, 이동이 필요할 때만 운전자들이 이를 이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인정했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이 이뤄질 때까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힘든 고비를 겪어야 하는 것은 물론, 안타깝게도, 이들이 설계한 차들은 사고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Written by 스티븐 키핑(Steven Keeping) & Provided by 마우저 일렉트로닉스 (Mouser Electronics)

 

[편집자 주] 본 기사는 글로벌 전자부품 유통회사인 마우저 일렉트로닉스(Mouser Electronics)의 후원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EPNC의 단독 외부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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