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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를 넘지 못하는 아이디어 상품의 한계항공기 배터리 반입 규제로 문닫는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 스타트업
신동윤 기자 | 승인 2018.09.18 09:00

[EPNC=신동윤 기자] 좋은 아이디어라고 모두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우버(Uber)의 경우, 공유경제의 상징으로 처음 시작한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각국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펼쳐나가며 공유경제의 아이콘이 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기존 택시 기사들의 반발과 준비되지 않은 국내 법규로 인해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또한, 최근에는 비행기 탑승시 사용하는 러기지 캐리어에 각종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인 블루스마트(Bluesmart)와 라덴(Raden)이 연이어 폐업을 선언했다. 이들이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폐업을 선언한 이유는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배터리를 수하물로 부치는 것을 금지하기 시작하면, 스마트 기능을 위해 필연적으로 배터리를 사용해야만 하는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의 사용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스마트 캐리어의 배터리가 문제의 핵심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환경의 도움이 없으면 성장하기 힘들다. 아니, 주변 환경으로 인해 좋은 아이디어가 사장되기도 한다. 스마트 기술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주변을 항상 지켜볼 수 있도록 만들어 줄 뿐 아니라, 많은 부분을 자동화함으로써 편의성을 강화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자부품이 들어가야 하고, 이를 구동하기 위한 배터리가 들어가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는 기존의 러기지 캐리어에 GPS와 3G를 이용한 글로벌 위치 추적기능, 노트북이나 휴대폰, 태블릿 등을 충전할 수 있는 차징 기능, 그리고 디지털 잠금장치, 가방 무게 측정 기능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사용자에게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잠기는 등 사용자가 놓치지 쉬운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씀으로써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는 위치 추적, 기기 충전, 스마트 잠금, 자동 무게 측정 등 다양한 기능으로 편의를 제공했다.

2014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0만 달러의 자금을 모금했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모았으며, 현재는 블루스마트 외에 이번에 폐업을 결정한 라덴, 그리고 어웨이(Away) 등이 있으며, 심지어 모도백(Modobag)과 같은 경우는 스쿠터처럼 사람이 타고 다닐 수 있도록 모터까지 장착된 스마트 캐리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라덴과 같은 일부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는 배터리를 탈착식으로 만들어, 탑승시 배터리를 기내로 가지고 탈 수 있으나, 이럴 경우 위치 추적 등 주요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배기지 클레임에서 본인의 짐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추적 기능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를 사용할 이유가 크게 반감된다.

그래도 혁신은 이어져야 한다

아무리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좋아도 주변 환경이 발목을 잡으면 사업을 영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블루스마트는 자사의 지적재산권과 관련 기술을 트레블프로(Travelpro)에 판다고 발표하고, 제품의 환불이나 교환, 그리고 제품의 품질보증 또한 더 이상 제공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라덴은 더욱 심각해 인수할 기업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는 이들 외에도 델시(Delsey), 샘소나이트(Samsonite) 등 기존의 러기지 캐리어 업체들도 관심을 보였던 분야이며, 수십 개의 업체에서 관련 제품을 선보였으나, 향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폭발의 위험성이 없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적용하거나, 아니면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 기술로 별도의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을 수 있는 제품이 선보인다면 모를까,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의 퇴출은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들은 기존의 빈 틈,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이를 사업화한다. 하지만 이런 공백 지역은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많은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 나라의 스타트업 3년 생존율은 38.2%로 낮은 편이며, 미국이나 핀란드의 경우도 50~60%로 우리 나라보다는 월등히 높지만, OECD 평균 57%를 놓고 볼 때, 높다고 보기도 미묘한 수치다.

이는 이런 돌발적인 주변환경의 변화 때문일 수도, 아니면 애초부터 잘못된 아이디어에 매달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수많은 잘못된 판단과 시행착오가 스타트업의 실패 요인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실패에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찾야 한다는 것이다.

라덴은 폐업이 결정되고 홈페이지에 짤막한 글을 올려 놨는데, 여기에는 '자신들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됐지만, 스타트업과 혁신 제품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 달라고 부탁하며, 자신들 또한 새로운 제품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고 있다.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로 각광받았던 라덴은 홈페이지에 피치못할 사정으로 폐업하게 됐으나, 혁신을 지속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글을 올렸다.

연이은 사고로 인해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는 하나, 이렇게 또 하나의 혁신이 사라져 간다는 것이 슬프지만, 관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를 찾아 피보팅(Pivoting) 한다면 또 다른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애플이 아이팟
과 아이폰으로의 피보팅으로 시장을 재패했던 것처럼 말이다.

#스마트러기지#스타트업#벤처#배터리

신동윤 기자  dyshin@tech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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