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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김광진 플루토테크놀로지 대표] "전력설비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한다"“시험·계측과 함께 예방·진단까지 아우르는 기업될 터”
정재민 기자 | 승인 2018.08.22 17:38

[EPNC=정재민 기자] 연일 재난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지난 8월 14일 전력수급 비상상황 발생에 대비한 비상훈련을 실시했다. 예상치 못한 폭염으로 지난달 이미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를 경신했고, 무더위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력수급 상황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하지만 무더위가 이어지는 9월까지 전력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맹렬한 기세의 더위로 전국 각지에서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정전이 발생하자, 백운규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폭염에 대비해 한국전기안전공사에 취약지구 특별점검과 한국전력에 노후 변압기 교체비용 지원사업 확대를 주문했다.

한전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질수록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나 아파트 정전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정전은 주로 전력 과부하에 따른 노후 변압기와 차단기의 고장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김광진 플루토테크놀로지 대표

자칫 주요발전설비 또는 전력계통에서 고장이라도 발생하면 전력공급력은 급속도로 악화될 수밖에 없어, 전력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안정적 전력수급으로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이 전력당국의 역할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관련 민간 업계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전력기기의 시험·진단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업이 있다.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전력설비 전문기업 ‘플루토테크놀로지’의 김광진 대표를 만나봤다.

“고전압 시험장비의 규모에 놀라”

전력설비는 발전소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설비’와 생산된 전기를 송전선으로 전송하는 ‘송전설비’, 배전선로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기를 제공하는 ‘배전설비’를 통틀어 일컫는다. 플루토테크놀로지는 이같은 전력설비에 들어가는 전력기기들이 안전하게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검사하는 장비를 취급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플루토테크놀로지는 국내 최대 용량인 1800KV급 고전압 시험장비를 비롯해 변압기, 케이블, 차단기, 모터 등의 시험·계측·진단을 지원하는 설비를 운용해왔다.

전기과 출신인 김광진 대표가 일명 ‘Test Measure & Diagnose(시험·측정·진단)' 분야와 연을 맺게 된 것은 T&M 관련 기업에 재직하고 있던 중, 한 고객으로부터 고전압 시험장비를 찾아봐 달라는 요구에서 비롯됐다. 당시(1990년대)는 인터넷이 그다지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때라 무역협회에 찾아가 전 세계 시험장비 목록이 담긴 편람집을 일일이 뒤져야 했다. 그 결과 고전압 시험장비 제조업체를 찾아냈다.

플루토테크놀로지가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피닉스 테크놀로지스의 검수시험용 고전압 AC 내압시험기

알고 봤더니 그 업체는 국내에 이미 다양한 시험장비를 수출하고 있었다. 그의 관심을 끈 것은 고객이 요청한 장비의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당시 탁상형 계측기 정도만 취급하던 김 대표에게 10여 미터 크기의 고전압 시험장비는 엄청난 규모였던 것이다. 이런 규모의 내전압 시험기를 제조하는 업체가 세계에서 서너 곳 밖에 없다는 것도 김 대표의 구미를 동하게 했다. 이 인연으로 플루토테크놀로지는 지금까지 당시 컨택했던 제조업체(피닉스 테크놀로지스)의 한국 내 공식 공급업체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납품 전 시험부터 설치·유지·보수까지

김 대표는 플루토테크놀로지의 비즈니스 범위를 ‘전력기기의 상태를 공장에서 시험하는 것에서부터 현재 사용되는 기기를 시험, 유지·보수하는 것까지’라고 밝혔다.

그는 “전력설비에 사용되는 주요 4대 전력기기는 변압기, 케이블, 차단기, 모터다. 우리가 취급하고 있는 대형 장비들은 주요 전력기기의 시험에 쓰이는 장비다. 납품하기 전에 제조공장에서 부분방전시험, 절연저항시험, 탄 델타(Tan Delta) 등 다양한 시험을 거치는데, 이런 시험을 수행하려면 전력기기에 전압을 건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다. 전력기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통전이 되는 상태에서 방전이 되지는 않는지, 제대로 작동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임펄스 시험기

또 “고전압 시험장비 같이 규모가 큰 장비들은 주로 주요 전력기기들의 공장 검수용으로 쓰인다. 발전소에서 변전소까지 사용되는 전력기기들을 시험하는 장비들은 사실 제조업체에서는 효성중공업, LS산전, 현대중공업, 일진전기나 시험기관인 한전, 전기연구원, 기타 연구원 정도가 보유하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며, 다른 곳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플루토테크놀로지는 그동안 국내의 몇 안 되는 고객들에게 이런 대형 시험장비들을 납품해왔다”고 전했다.

현장시험용 고전압 AC 내압시험기

플루토테크놀로지가 단지 ‘피닉스 테크놀로지스’로부터 시험장비를 수입해 최종 고객에게 전달만 하는 단순 무역대리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대형 장비를 들여오면 인스톨레이션(설치)까지 우리가 한다.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추후 유지·보수도 한다”고 업무의 범위를 말한다.

송전케이블 진단용 VLF 내압, 유전정접, 부분방전 시험기

전력기기 효율성의 시험계측 · 예방진단이 새로운 먹거리

김 대표는 “1995년부터 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90년대 초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돼, 중전기 분야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IMF 금융위기가 끝나고 2007~2008년 투자 붐이 다시 일어 5년 정도 시장이 활성화됐다. 이때 플루토테크놀로지가 대규모 송전급 설비들을 많이 공급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에게 현재의 전력설비 시장 상황에 대해 묻자, 업계의 경쟁구도에 대해 말을 이어 나갔다. “업계에 발을 디딜 때만 해도 전 세계에 미국에 2개 업체, 유럽에 3개 업체로 총 5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0년 후반에 이르러 상위 3개 업체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3개 업체가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송전급(철탑) 전력기기의 시험장비를 만드는 업체가 중국에만 10여 곳 이상 설립됐으며, 이들 또한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다. 사실 송전급의 고전압 시험설비업계는 포화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력설비 시장의 향후 먹거리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전력기기들이 고효율을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사용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혐계측 및 진단이 새로운 먹거리 시장”이라고 역설했다.

“노후 전력설비 모니터링 꼭 필요해”

김광진 대표는 “정전 사고가 급증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부하다. 과부하는 많이 사용해서이기도 하지만, 전력설비의 노후화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변압기의 건강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그런데 변압기가 한 번 다운됐다고 새 걸로 교체한다거나, 20년 된 변압기를 오래 됐다고 모두 교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 만으로는 기준이 모호하다. 해당 변압기가 정상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면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데, 지금껏 이와 관련된 모니터링을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배전급의 주상변압기가 다운되는 건 별 문제가 아닌데, 변전소가 셧다운 되면 지역 전체가 정전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최소한 변전소급의 모니터링은 반드시 필요하다. 30여 년 된 노후화 상하수도 교체에 대한 논의도 있지만 전력기기 노후화에 따른 사고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 요소가 크다. 김 대표는 "한전에서는 전국의 변전소를 모니터링해서 데이터베이스화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Ior (저항성 누설전류) 측정기

김 대표는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기대보다는 노후 전력설비에 대한 모니터링의 당위성에 더욱 방점을 두는 듯했다. 이어 국내외 관련 기업들의 ‘모니터링 시스템’ 행보를 전했다.

“‘모니터링 시스템’은 전력기기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컴퓨터에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작업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모니터링 시스템 분야에 뛰어들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적용되는 장비들을 모두 취급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취급하는 제품들은 각 전력기기에 적용하는 측정 포인트, 즉 온도, 압력, 가스, 전기적 특성시험, 물리적 시험, 화학적 시험 등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전을 비롯해 일부 대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각각의 솔루션을 통합한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이라는 김 대표는 모니터링 시스템 시장에 점점 더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며 시장의 열기에 대해 설명했다.

휴대용 실시간 전력 분석기로 전력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모습

"예방·진단이나 모니터링 업체는 수십 개 업체가 경쟁 중이다. 한전을 통해 전력기기의 일부, 즉 케이블의 경우 부분방전 모니터링 시스템 제조업체도 꽤 있다. 한전은 자체에서 각 변전소별로 빅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각 전력기기 시장마다 경쟁하는 업체가 다르고, 특화돼 있는 기업도 있다. 심지어 세계 유수의 전력기업인 GE, 지멘스, ABB 등을 비롯해 국내 효성중공업, 현대중공업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각 전력기기별 모니터링을 통해 통합 솔루션을 구축하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 중견 중전기 제조업체들도 모두 모니터링 시스템 시장에 뛰어들었다.”

플루토테크놀로지는 이미 각 전력설비별 예방진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력설비 예방진단 시스템은 주요 전력설비의 기능이나 성능을 상시 감시해 고장이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기기별 이력, 데이터베이스 관리로 효율적 전력설비 관리를 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예방진단 시스템을 변압기, 케이블 등 전력기기들에 모두 적용해 통합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GE, 지멘스, ABB와 같은 글로벌 메이저 전력기업들이 신규 먹거리 중 하나로 선택한 것이 전력기기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플루토테크놀로지가 비록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진 않지만, 부분적인 솔루션에서는 대기업과 경쟁할 수도 있다. 또 어떤 경우는 대형 솔루션 업체에 제품을 납품하거나 협력할 수도 있다.

전력기기 시험장비업계에서 20여 년 잔뼈가 굵은 김 대표다. 그간 장비 설치와 시험 노하우를 가지고 다양한 장비들을 취급해왔다.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을 수배하는 것에서부터 A/S, 설치 등 용역, 사후 교육으로 ‘Test Measure & Diagnose’ 시장에서 신뢰할 만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전력설비 분야의 시험계측 전문기업을 넘어 예방진단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플루토테크놀로지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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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민 기자  peacejeong@epn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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