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방식의 개방적인 구조를 갖춘 키보디오의 모델01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 8시간 이상씩 키보드 앞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키보드의 디자인은 오랫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키보드는 30달러 이하로 구할 수 있으며, 수십년 전에 타자기에서 처음 등장했던 QWERTY 배열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오픈소스로 인해 사정이 바뀌고 있다. 오픈소스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은 현대적인 방식에 적합하도록 키보드를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키보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전문 업체가 판매하는 제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유니크하고 포괄적인 기능 세트를 보여주고 있다.

몇가지 트렌드가 이런 재발견을 이끌고 있다. 첫째, 게이머는 6개월 이상의 장기간 동안 강력한 키 스트로크로 두드리기 때문에 금방 망가지는 저렴한 키보드보다는 훨씬 튼튼한 키보드를 선호한다. 또한 게이머나 프로그래머, 그리고 CAD(Computer Aided Design) 전문가나 그래픽 아티스트들은 효율적인 입력을 위해 마우스보다는 키보드 매크로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또한 일부 사용자들은 데이터맨서(Datamancer)의 사이버펑크 키보드처럼 단순히 심미적인 키보드를 원하기도 한다. 이외에 또 다른 요소로는 키보드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서 RSI(Repetitive Strain Injuries, 반복사용긴장성손상증후군)이 점차 흔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오픈소스에 뿌리를 두고 있는 메이커 운동(Make Movement)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려는 DIYer(Do-It-Yourself)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아두이노와 같은 마이크로 컨트롤러의 등장으로 수년 전만해도 불가능했던 다양한 기능을 직접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이제 DIYer들은 깃허브를 통해 키보드를 위한 오픈소스 펌웨어를 개발하거나 geekhack.org나 레딧(Reddit)의 기계식 키보드 그룹에서 키보드 개발 프로젝트의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키보드의 해부

키보드 개발자는 보편적인 합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이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마니아들이 단일 피스 키보드나 분리형 키보드, 또는 표준 방식이나 인체공학적 키보드를 개발하는 지에 관계없이 개방형 키보드 개발자들은 일반적인 키보드 구현 방식인 러버돔(또는 멤브레인) 키보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키보드는 키가 눌리면 두 개의 전도성 폼이 서로 접촉하면서 스위치를 동작시킨다. 이런 방식의 키보드는 내구성이 약하고 저렴하기 때문에 수리해서 사용하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다시 말해 고장나면 버리는 키보드로, 환경친화적인 시대에 점점 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전자폐기물이 될 운명을 타고 났다.

따라서 오픈소스 개발자들은 멤브레인 키보드 대신 기계식 키보드를 선호한다. 멤브레인 키보드와는 달리 기계식 키보드의 각 키는 눌림으로써 스위치를 동작시키기 위한 각각의 매커니즘을 갖고 있다. 기계식 키는 멤브레인 키보드보다 훨씬 견고하며 내구성도 뛰어나다. 키보드가 잘 안 눌릴 경우 오일 한 방울로 해결할 수 있으며, 이번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경우, 고장난 키 하나만 교체해 계속 사용할 수도 있다.

키 캡도 개별적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즉, 사용자가 일반적인 QWERTY 대신 드보락(Dvorak)이나 콜맥(Colemak) 방식의 키 배열을 선호할 경우 키캡을 교체해 원하는 방식으로 재배열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키 캡을 안전하고 쉽게 교체하기 위한 전용 툴까지도 선보이고 있다.

키보드 개발자들과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 중 하나는 기계식 키보드를 위한 최고의 키 스위치 또는 메커니즘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가장 잘 알려졌으며 가장 많은 카피 제품이 만들어지는 키 스위치는 바로 체리의 MX 스위치다. 하지만 최근에는 헤일로 스위치(Halo Swtich)와 같은 경쟁 제품들이 점점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키보드 개발자들이 각 키 스위치에 대해 토론을 하다 보면, 이들은 다음과 같은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 키 소음: 키가 눌릴 때 얼마나 큰 소리가 나고, 소리를 통한 피드백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가

· 프리로드: 키를 동작시키기 위해 얼마나 큰 힘이 필요한가

· 바운스: 키 스위치가 얼마나 신속하게 제자리로 돌아와 다음 키 입력을 대기할 수 있는가

대부분의 엔지니어링 분야와 마찬가지로, 기계식 스위치는 내구성뿐 아니라 사용자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한 전문 용어를 갖고 있다.

키 프로그래밍

키보드 개발자들에게 또 하나의 관심사는 키보드를 프로그래밍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매크로를 만들거나 스페이스 키나 커맨드 키와 같은 개별 키를 사용자에게 따라 재정의해 사용할 수도 있다.

키보드의 사용자 정의에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레이어를 추가하거나 수정하는 것이다. 모든 키보드는 다음과 같은 두 개의 레이어를 갖고 있다.

· 소문자의 입력을 위한 레이어

· 쉬프트 키를 눌러 사용하는 대문자와 일부 기호를 위한 레이어

많은 오픈소스 키보드들은 이 두 개의 레이어 외에 추가적인 레이어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추가 레이어에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대체 키보드 레이아웃이나 매크로를 저장할 수 있다.

많은 오픈 소스 키보드를 사용하면 다른 키를 누를 때 액세스되는 추가 레이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추가 레이어에는 특정 응용 프로그램의 국제 또는 대체 키보드 레이아웃이나 매크로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수정 요소로는 캡스락(Caps Lock)이 없는 단순화된 소형 키보드를 위한 캡스락 플러그인이나 키보드의 백라이트를 위한 LED 라이트 등이 있다.

컴퓨터에서 펌웨어를 편집한 다음, 이 펌웨어를 키보드에 설치하면 모든 수정사항이 활성화된다(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운영체제 업데이트와 마찬가지다). 편집 내용에 오류가 있는 경우 펌웨어를 다시 수정해 설치할 수도 있다.

오픈소스 키보드의 주요 업쳬

최초의 오픈소스 키보드 중 상당수는 파트타임 개발자들에 의해 시작됐으며, 집에서 만들어진 DIY 키트 형태로 판매가 이뤄졌다. 이런 방식의 제품 중 가장 대표적인 키보드는 오늘날까지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ErgoDox라고 하는 분리형 키보드였다. 지난 수 년간 적어도 두 곳 이상의 오픈소스 키보드 개발자가 이런 소규모 비즈니스를 통해 인기를 모았다.

매스드랍(Massdrop)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인풋클럽(Input Club)은 사용자가 직접 조립할 수 있는 키트 판매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완제품 키보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키보디오(Keyboardio)는 2015년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64만 달러를 모금한 후, 2017년 11월에 몇가지 방식으로 조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키만 갖추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펌웨어를 갖춘 인체공학적 기계식 키보드는 모델01(Model 01)을 출시했다.

다른 키보드 전문업체와는 달리 키보디오는 사용자가 직접 키보드를 열어 모델01에 탑재된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의 ATmega32U4 8비트 MCU를 품질 보증 조건의 변경없이 테스트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일반적인 공구로 바로 열어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분리된 메이플 우드 판에 장착된 모델01은 다른 대부분의 키보드보다 세련된 외형을 갖추고 있다.

오픈소스 키보드 시장의 성공은 누구도 확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크라우드펀딩으로 성공한 키보디오의 사례에서 329달러라는 모델01의 가격이 키보디오의 비즈니스에 장애물이 되지 않은 채 수십만 명의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쨌든 이제 시장은 전통적인 키보드 업체들도 기계식 키보드와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제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물론 커세어(Corsair)나 레이저(Razer)와 같이 일반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극히 드물고 대부분의 경우 일반 사용자보다는 게이머 등 특수 사용자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어찌됐건, 오픈소스 키보드는 훨씬 다양하고 강력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스릴넘치는 혁신으로 기존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 테슬라 처럼 전자제품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Written by 브루스 바이필드(Bruce Byfield) & Provided by 마우저 일렉트로닉스(Mouser Electronics)

 

[편집자 주] 본 기사는 글로벌 전자부품 유통회사인 마우저 일렉트로닉스 (Mouser Electronics)의 후원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EPNC의 단독 외부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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