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류 가격 추적 포털인 메탈러리(Metalary)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불과 12개월 만에 톤 당 9100달러에서 1만 6500달러로 급상승했다. 리튬이라는 이 경금속의 가격은 지난 2014년 톤 당 5000달러에 불과했었다.

리튬은 낮은 원자량(Atomic mass)과 높은 전기양성도(Electropositivity, 물질이 전자를 방출해 이온을 형성하려는 척도로 배터리의 전기화학 반응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로 인해 매우 큰 이점을 제공함으로써 리튬이온(Li-ion) 배터리 팩의 기본 구성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리튬의 특성으로 인해 리튬이온 배터리는 약 4V의 전지 전위(납축전지의 경우 2V, 니켈-금속수소 배터리는 1.2V)와 약 400Wh/l라는 인상적인 에너지 밀도(납축전지의 약 8배, 니켈-금속수소 배터리의 2 배)라는 인상적인 결과를 제공한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보청기에서부터 테슬라 전기 자동차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특성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런 높은 수요는 공급의 증가, 그리고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장 중요한 시장은 소비자용 전자제품 부문이었다. 이 분야에 대한 리튬이온 배터리팩 출하량의 정확한 수치를 산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급속도로 확대되고있는 휴대용 전자제품을 위한 리튬기반 배터리의 출하량이 약 60억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전기자동차(EV, Electric Vehicle)용 배터리팩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체 리튬이온 배터리팩에 대한 공급을 초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격또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호주의 맥쿼리은행(Macquarie Bank)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는 2016년 74만 대에서 2017년에는 110만 대로 5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에 8800만 대에 달하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한 수치이지만, 전기자동차의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면, 이런 경향은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맥쿼리은행은 2022년에 이르면 전기자동차가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전기자동차의 증가는 점점 더 많은 배터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테슬라 모델 S(Model S)에는 AA 크기의 배터리 7000개 이상이 들어간다.

과연 위기 상황인가?

전기자동차의 소비자는 필연적으로 차량의 배터리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함에 따라 리튬 가격의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가격 인상은 수요를 둔화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 예측치를 낮춰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리튬의 가격 인상은 일시적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중론이다. 무엇보다 리튬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의 양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요 증가로 인한 원재료, 즉 리튬의 부족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의 분석가에 의하면, 향후 12년간의 예상 수요는 전체 리튬 매장량의 1% 정도를 고갈시키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채굴하고 정제, 운송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배터리 재료로 각광을 받기 전 리튬의 또 다른 수요처는 핵폭탄이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전략무기 제한 협정에 따라 리튬 채굴이 제한돼 왔다. 현재 유리 제조 부문과 별도로, 리튬에 대한 가장 큰 수요처는 바로 리튬이온 배터리다. 칠레, 중국,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등 주요 원산지 국가의 광산에 자동차 제조업체가 투자을 단행하고 있어 새로운 광산 개발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중국 철강 제조업체가 철광석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2000년대 초에 취했던 전략과 거의 동일한 상황이다). 광산 개발은 매우 규모가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시일이 걸리긴 하겠지만, 몇 년 후에는 공급량이 충분히 확보될 것이며, 이에 따라 가격도 안정세를 찾을 것이다.

이런 공급과 가격의 안정화로 인해 2030년까지 약 3000만 대의 전기자동차가 생산될 것이다(BNEF 기준). 예를 들어 테슬라 모델 S의 7000개 배터리는 545kg이지만, 여기에서 리튬이 차지하는 비중은 7kg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이는 배터리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현재 가격에서 리튬 가격이 3배가 되면, 10만 달러짜리 테슬라 모델 S의 배터리팩 가격은 2%의 상승 요인을 갖게 된다).

음극 소재가 관건이다

리튬의 높은 전기양성도가 리튬이온 배터리에 매우 큰 장점을 주는 ‘마법의 재료’이지만, 현대적인 배터리를 만드는 데, 리튬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산화물(LiNixCoyAlzO2)로 이뤄진 음극과 탄소(그라파이트)로 만들어진 양극을 결합해 사용한다.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저렴한 알루미늄, 니켈, 흑연은 음극과 양극의 75%를 차지하고, 음극의 나머지 25%는 리튬과 코발트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리튬의 가격이 무섭게 상승한다고 생각한다면, 코발트 가격의 상승률을 보면 더욱 놀랄 것이다. 2017년 말 LME(London Metal Exchange) 기준 코발트 가격은 톤당 7만 5500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2016년 말 대비 129% 상승한 수치다. 더구나 이 글을 쓸 당시에는 8만 8500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코발트 가격이 현재 수준보다 3배나 상승하면, 테슬라 모델 S의 배터리팩 가격은 15 %가 상승한다. 이는 전기자동차의 성장을 저해하기에 충분한 위험 요소다.

그나마 희소식은 리튬과 달리 코발트는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철은 코발트를 대체할 매우 중요한 소재다. 코발트보다 훨씬 저렴(고급 철광석은 톤당 약 100달러에 불과하다)하고 배터리 성능 향상이라는 또 다른 장점도 제공한다.

음극의 용량은 반응에 참여할 수 있는 전이물질(기존 배터리에서 코발트가 하던 역할)의 전자 수에 의해 제한된다. 리튬-코발트 방식의 음극에서 하나의 리튬 이온은 각 코발트 원자로 이동한다. 반면 리튬-철 방식에서는 4개 이상의 이온이 각 철 원자로 이동한다. 결과적으로 더 높은 에너지 밀도와 더 높은 전류, 그리고 더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

만약 리튬-철 배터리가 만들어진다면, 화학적인 불안정성으로 인해 일단 방전될 경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배터리에서 코발트를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의 지원을 받아 노스웨스턴 대학(Northwestern University)의 맥코믹 공과대학(McCormick School of Engineer)에서 불안정성을 극복한 리튬-철 배터리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리튬-철 배터리의 불안정성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기존의 배터리보다 훨씬 많은 수천 번의 재충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리튬-철 배터리는 이미 엄청난 채굴량이 확보된 철이라는 물질을 바탕으로 한 배터리다. 지구 지각 구성요소의 약 5%를 차지하는 가히 무한한 공급이 가능한 물질을 소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Written by 스티븐 키핑(Steven Keeping) & Provided by 마우저 일렉트로닉스 (Mouser Electronics)

 

스티븐 키핑은 영국의 브라이튼대학(Brighton University)에서 BEng 학위를 취득한 후, 유로썸(Eurotherm)과 BOC의 전자 부분에서 7년간 근무했다. 그는 이후 일렉트로닉 프로덕션(Electronic Production)를 비롯해 트리니티 미러, CMP, RBI, 등 전자제품 제조, 테스트와 관련된 매체에서 13년간 수석 편집과 출판 관련 업무를 진행했다. 현재 그는 전자 전문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편집자 주] 본 기사는 글로벌 전자부품 유통회사인 마우저 일렉트로닉스 (Mouser Electronics)의 후원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EPNC의 단독 외부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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