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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oT 기술이 적용되는 각종 산업들산업과 사물인터넷의 만남, IIoT(Industrial IoT) ②
정환용 기자 | 승인 2018.03.09 18:00

[EPNC=정환용 기자] 독립된 생태계를 뜻하는 ‘에코스피어’(Eco Sphere)가 잠깐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유리 수조 안에 자갈과 모래, 해초, 새우 등을 넣고 밀봉해 외부와의 연결고리를 차단한 에코스피어는, 낮과 밤의 환경만 유지해 주면 내부의 생태계가 그대로 유지되는 폐쇄 생태계(Closed Ecosystem)다. 햇빛이 공급돼 해초가 자라고, 새우가 해초를 먹고 배출한 배설물이 해초의 영양분이 된다. 주야간 환경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면 생물이 살아가지 못하고 죽어버리지만, 빛을 잘 조절해 주면 새우가 번식을 해 개체가 늘어나기도 한다.

이 에코스피어의 수조 크기를 지름 약 1만 2700km 크기의 구 형태로 만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같아진다. 태양이 내뿜는 빛과 열을 제외하면, 지구가 외부에서 받는 요인이 거의 없어 하나의 폐쇄 생태계로 봐도 무방하다. 다만 해초와 새우, 모래 등 아주 단순한 구조인 소프트볼 크기의 에코스피어와 달리, 지구는 내적인 변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점이 조금 다르다.

변수가 많다는 것은 대비해야 할 점도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주광이 일정한 패턴으로 유지되는 에코스피어 속의 생태계는 해초의 성장속도, 새우의 식량 소비, 배설물의 양분화 등의 균형이 비교적 잘 맞는다. 비록 생물이 이용하는 부분은 지구의 표면 일부뿐이지만, 5억 평방킬로미터가 넘는 지구에서 70억 인구와 수많은 동식물들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Energy)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필수다. 여기 소개하는 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nternet of Things, 이하 IIoT) 기술을 비롯해 모든 기술의 발전은 그 첫 번째 목적이 효율 향상에 있다.

 

인텔리전트 빌딩,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팜…
IIoT 기술이 적용되는 각종 산업들

‘더 나아지려 하는’ 모든 기업의 모토에는 그 과정의 효율성에 성패가 달려 있다. 더 높은 성능의 CPU는 같은 전력량으로 연산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야 하고, 보급형 자동차는 같은 연료로 더 먼 거리를 달려야 한다. 음료를 생산하는 공장은 제조과정에서의 오류를 줄이고 생산속도를 높여 수익을 늘려야 하며, 붕어빵 장사 아저씨는 반죽을 태우는 실수를 줄여 같은 재료의 양으로 최대한 많은 붕어빵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시스템에 IIoT를 적용하기 위해선,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향상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기존에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농장에 큰 비용을 들여 IIOT 솔루션을 도입하라고 권장하는데, 그저 ‘더 나은 환경의 스마트 팜’이란 수식어로는 오너를 납득시킬 수 없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IIoT를 도입하고 있는 농장, 공장, 물류, 그리고 건물 관리까지 4개로 나눠, 분야에 따라 어떤 센서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솔루션 적용에 따른 효과가 어떤지 파악해 보자.

 

Part 1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현재
Part 2 IIoT 기술이 적용되는 각종 산업들
Part 3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는 IIoT의 특징과 효과는?

 

스마트 빌딩
에너지 절약, 관리 효율 향상

산업에 IoT를 적용하는 것은 각종 센서에서 생성·전송되는 데이터를 엣지 컴퓨터로 수집하는 단계에서 시작된다. 수집된 데이터는 클라우드를 통해 분석 단계를 거치고, 가치 있는 데이터로 가공된 뒤 IIoT 솔루션의 향상을 위한 정보로 활용된다. 성공적인 IIoT 솔루션의 적용을 위해 필요한 것은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에 있는데, 이는 IoT가 적용되는 분야에 따라 그 성향이 조금씩 다르다. 또한, IIoT 솔루션에 활용되는 센서와 별개로 대부분의 기능적 요소에 자동화가 필요하다. 화장실의 수도가 새고 있는 것은 누출 센서로 알 수 있지만, 보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수도를 잠그거나 상수를 차단할 수 있는 능동적 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하다.

건물의 첨단 관리 솔루션인 IBS(Intelligent Building System)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지어지는 대부분의 건물은 중앙통제실에서 일괄 관리할 수 있다. 크게 빌딩 자동화(Building Automation), 사무 자동화(Office Automation), 정보통신(Tele-communication)으로 나뉘고, 이것이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으로 이어지는 것이 IBS의 주된 목적이다. 여기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출입, 조명, 공조, 배선, 상하수도, 안내, 보안 등 건물의 관리 영역에 포함되는 거의 모든 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효율을 목적으로 IIoT 솔루션을 건물 전체에 적용한다면, 지금의 통제실보다 더 많은 것을 더 적은 인력과 자원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

상주직원의 출입에 대해 날짜-요일-시간 별로 출입하는 인원을 파악해, 로비의 온도와 조도를 가장 쾌적한 수준으로 자동 조절할 수 있다. 빛이 많은 주간에는 복도의 조명을 낮추고, 야간에는 사람이 지나가는 지역의 조명 조도를 약간 올리는 것으로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사람이 없는데 불이 켜져 있는 사무실의 조명을 중앙통제실에서 조종하는 것은, CCTV가 아니라 추적 센서로 그 여부를 판단해 감시가 아닌 관리를 할 수 있다. 추후 이런 솔루션이 좀 더 진화하면, 조명을 켜고 끄는 동작까지 사람이 아니라 통제 시스템이 관장할 수 있게 된다.

이미 1990년대부터 IBS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도 폭넓게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역시 비용 문제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기준으로 국내 모 고층빌딩에 적용된 IBS 옵션 비용은 전체 건축비용의 15%에 달했다. 기존의 일반적인 통제 시스템에서 IIoT를 적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소요되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아직은 사람들의 인식에서 모든 시스템의 최종 통제권한은 사람에게 있는데, 이는 ‘사람이 할 일을 기계가 한다’는 IIoT의 대전제와 어긋나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스마트 공장
운영 효율 향상, 효과적 품질 관리

가정에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도입될 줄 알았던 IoT는 현재 각종 공장에 더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아무래도 생산과 소비 중에선 생산 쪽이 IoT가 적용됐을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한 업체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IIoT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조, 포장, 물류 등의 분야에서 오는 요청사항을 들어보면, IIoT 도입 이유의 대부분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함이었다.

화장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예로 들어, 일반 생산 공정과 IIoT가 적용된 생산 공정의 차이를 알아보자. 원재료가 공급되는 첫 라인부터 IIoT 센서가 수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전체 공정의 속도에 맞춰 원료가 최대한 효율적인 양으로 공급되도록 만들고, 생산 라인은 같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제품을 완성할 수 있는 속도를 계산한다. 제품의 종류에 따라 원료의 형태와 특성, 포장 방식이 제각각인데, 통합 IIoT 솔루션의 도입으로 생산 라인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적용되는 관리 소프트웨어는 보통 운영체제 단보다 아래인 프로그램 단에서 만들어진 전용 소프트웨어로, IIoT 솔루션 공급업체가 만드는 경우도 있고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업에 의뢰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런 관리 프로그램은 대체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추적은 물론 생산 라인에 배치된 기계도 함께 연결할 수 있어, 말 그대로 공장 전체를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개발 단계부터 업체마다 개별적으로 만들어지는 소프트웨어도, 안드로이드나 리눅스처럼 오픈소스를 적용한 범용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아직은 IoT나 IIoT에서 이 분야에 특별히 높은 점유율을 가진 기업이 없어, 어떤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같은 공룡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모든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디지털화해 데이터로 생성, 저장하는 통합 생산관리 시스템(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이하 MES)을 알아보자. MES는 생산 과정에 대한 결과값만을 수집하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와 달리, 생산 공정에 스캐너, 센서, ID 등을 배치해 모든 생산 과정을 수치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제품에 불량이 발견됐을 때 기존에는 찾을 수 없었던 근본적인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손실을 줄이는 것이 곧 이익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을 높이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스마트 물류
유효 데이터 축적, 정밀한 제품 추적·관리

택배로 대표되는 물류 산업에서는 생각보다 IoT 도입이 빨랐다. 쉽게 말해 제품의 출고부터 소비자의 손에 제품이 들어오기까지, 우리는 이미 모든 과정을 택배업체나 구매처의 홈페이지 배송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배송 알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모든 택배회사의 정보를 볼 수 있다. 충북의 한 물류창고가 전국 택배업체의 블랙홀과 같은 곳이란 정보 역시 기존에는 소비자가 알 수 없었지만 이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 수 있게 된 정보 중 하나다.

물류 시스템에 IIoT가 도입되는 것은 소비자를 위한 부분도 있지만, 크게는 생산자와 판매자를 위한 목적이 좀 더 크다. 익명의 제보에 따르면, 국가 근간산업의 1단계에 해당하는 제품인 분유의 경우 IIoT의 도입으로 업체 입장에서의 관리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한다. 또한, 기존의 시스템에서는 제품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총판부터 1도매, 2도매, 소매 등으로 거쳐야 하는 단계가 많았고, 이에 따른 마진율의 상승으로 부침을 겪는 일이 많았다. IIoT가 도입되면 정확한 수량 체크와 효율적 재고 관리로 창고에서 대량 배송이 아니라 소량으로도 배송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중간 도매가 줄어 소비자에 좀 더 이익을 가져오기도 한다.

분유의 경우 지역 별로 매장에서 분유를 판매하지 않으면 정부기관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식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별로 유통되는 제품의 할인율 또한 조금씩 다르다. 1만 원짜리 분유 한 통의 가격이 A 지역에선 15% 할인된 8500원이라면, B 지역에선 할인율 3%로 9700원이 되는 식이다. 그래서 제조사는 제품에 부여하는 도매가격을 납품 지역에 따라 달리 책정한다.

유통 과정에서 A 지역으로 가야 할 제품이 B 지역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할인율이 다르다는 점을 악용해 마진율 차익을 보려는 것. 한 통의 가격 차이는 1200원 정도로 크지 않지만, 보통 트럭 단위로 거래되기 때문에 그 차익은 억 단위가 훌쩍 넘는다. IoT 솔루션의 도입으로 제품을 생산 단계부터 경로의 끝까지 추적할 수 있다면, 이런 행위를 사전에 차단해 기업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소비자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제품에 마킹을 해놓으면, 위와 같은 손실을 제품의 출발 단계부터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실수로 인한 손실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스마트 농장
생산성 향상, 컨디션 관리로 품질 향상

농산물과 축산물, 수산물로 나눌 수 있는 지금의 농장 운영 시스템은 말 그대로 운영자의 경험에 거의 대부분의 정보를 의존하는 ‘아날로그’(Analogue) 방식이었다. 소의 귀에 기본적인 정보를 적은 태그를 달아두기는 하지만, 그밖에 소가 생활하면서 만들어내는 정보는 대부분 기록되지 않는다. 컨디션은 어떤지, 저녁에 먹이를 얼마나 먹었는지, 하루 운동량이 너무 많지는 않은지 등 좋은 육우 사육을 위해 필요한 정보들이, 정보화 시대에 어울리지 못하고 소멸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고등급 육우는 30개월 이내에 도축을 하니, 적어도 2년 반 동안 꾸준한 추적 관리로 높은 품질의 고기를 얻는 것이 운영자의 목표다. 육우를 방목 사육하는 축사에서 태어난 송아지 A를 예로 들면, 월령 파악을 위해 A가 태어난 날을 기록하는 일부터 사육의 시작이다. 매일 먹는 먹이, 분뇨의 양, 하루의 운동량과 월별 운동량의 통계, 신체 내외적인 컨디션 등 A의 상태를 꾸준히 체크해, 그에 따른 결과물로 사육 형태와 방식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소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더 나은 품질의 소고기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가 된다. 여기에는 GPS보다 정확하게 소의 위치와 이동 거리, 패턴을 추적·수집할 수 있는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Real Time Location System, RTLS)을 비롯해 생체 컨디션 모니터링, 축사 내에서 배급되는 먹이의 질과 양 측정, 소의 운동량과 지방층 형성의 상관관계 등 수많은 IoT 센서가 필요하다. 이에 더해 축사 내에서 완성된 데이터를 도축장, 냉장물류시스템 등 다른 산업과 연계해 데이터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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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용 기자  hyjeong@epn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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