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유통업체로 조달처 지정, 유통업체와 장기 제휴관계 구축 필요”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지난 몇 년간 반도체 웨이퍼의 수요는 생산량을 넘었고, 웨이퍼의 공급 과잉은 웨이퍼 평균판매단가(ASP)를 하락시켰다. 하락한 가격으로 인해 웨이퍼 제조사들은 투자를 줄이고 생산량 축소에 돌입했다. 또한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간의 인수합병으로 1990년대에는 20여 곳에 달했던 벤더 수가 2017년에 5개로 감소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인수합병이 끝나면 그 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이에 따라 가트너는 2019년까지 300mm 웨이퍼 공급이 13% 하락하고, 이로 인한 웨이퍼 비용이 5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자동차, 스마트폰, 소비자 기기와 사물인터넷(IoT) 엔드포인트 내 반도체 사용의 증가는 다양한 신규 반도체 기기의 수요를 견인했다. 전력반도체(PMIC), RF 소자, 아날로그와 전력 기기 등과 같은 기기의 대부분은 기존 200mm 팹(FAB)에서 구동되는 구세대 공정 노드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최신 대용량 반도체 공정 노드에 300mm 웨이퍼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몇 가지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또 중국에서는 새로운 반도체 기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새로운 반도체 생산 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새로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웨이퍼 생산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현지 웨이퍼 제조 시설이 들어서고 있으나, 복잡한 공정 과정 때문에 중국 내 모든 반도체 제조사의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제조 시설이 성장하기까지는 수 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전자기기 제조사들은 반도체 기기 제조에 사용되는 실리콘 웨이퍼의 부족으로 반도체 기기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용 가능한 실리콘 웨이퍼의 부족은 반도체 기기 생산량(Volume)과 가용성(Availability)은 물론, 제품 가격 책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반도체 기기를 사용하는 전자기기 제조사는 최종 제품이 부족하거나 혹은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그 여파를 떠안게 된다. [그림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전자기기 벤더들의 기술 제품 관리 책임자들은 사용하는 반도체 기기 유형과 이들 기기를 구매하는 채널에 따라 각각 다른 여파를 받을 수 있다.

[그림 1] 구매 채널과 반도체 기기 유형에 따른 전자기기 벤더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차이


기술 제품 관리 책임자들을 위한 제언 

새로운 반도체 기기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투자 부족과 웨이퍼 가격 하락으로 웨이퍼 조달이 충분치 않다. 웨이퍼 수요가 증가해 현재 생산 가능한 양을 넘어서자 제조사는 실리콘 웨이퍼의 부족으로 인한 반도체 기기 공급 부족과 제품 생산의 리드 타임이 길어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은 향후 생산 수요를 제대로 계획하지 않은 반도체 벤더들에겐 더욱 큰 시련을 안겨 줄 것이다. 자체 반도체 팹 시설 없이 파운드리 업체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벤더들도 웨이퍼 공급 변동으로 인한 여파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인 웨이퍼 공급 계약을 갖고 있지 않은 대다수의 소규모 팹리스(Fabless) 벤더들은 반도체 기기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며, 반도체 기기를 사용하는 전자기기 벤더들은 조달 문제와 리드 타임 연장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상황은 반도체 벤더 뿐만 아니라 주문형 반도체(ASIC)를 자체 개발하는 전자기기 벤더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자기기 제조사의 기술 제품 관리 책임자들은 가격 책정, 공급과 조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공급망, 반도체 벤더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가격, 가용성 여부와 리드 타임에 기반해 대체 소스, 공급업체 사용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전자기기 벤더의 기술 제품 관리 책임자는 유통업체를 통해 반도체 기기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공급 유연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업체가 제공하는 폭넓은 제품을 즉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되는 기기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반도체 업체와 장기 공급과 가격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 때문에 이 방식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반도체 벤더들에게 유통업체는 여러 소규모 고객들의 수요를 처리하도록 한다. 또한 가격 책정을 최종 소비자에게 넘기므로 가격 유연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유통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전자기기 벤더들의 경우, 반도체 기기 가격 책정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거의 없다. 유통업체를 통해 적은 양을 구매하는 벤더는 직접 공급업체와 장기 계약을 통해 구매를 하는 벤더보다 리스크를 마주할 확률이 높다. 이는 공급 제약과 리드 타임 연장이라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표준 대용량 제품을 사용하는 전자기기 벤더들은 특정 용도 표준 제품(ASSP)을 사용하는 벤더에 비해 가격 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더 낮다. 또한 반도체 벤더와 대용량 공급 계약을 체결한 제품 책임자는 사전 협의된 가격과 공급 조건 덕분에 여파를 덜 받는다. 그러나 새로운 기기나 기존 제품에 대한 신규 계약 협상 시 가격 변동을 겪을 수 있다. 

[그림 2] 기술 제품 관리 책임자들을 위한 영향 평가

“소수 유통업체로 조달처 지정, 유통업체와 장기 제휴관계 구축 필요”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전자기기 벤더의 기술 제품 관리 책임자는 사용하는 반도체 기기 유형과 반도체 기기를 구매하는 채널에 따라 각기 다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기술 제품 관리 책임자는 반도체 업체들과 함께 반도체 기기 리드 타임과 조달 차질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여파를 생산 계획에 반영해 제조상 어려움을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장기 구매 계약 협상을 위해 공급업체와 채널 파트너와 협력해 안정적 가격, 공급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공급원을 재평가해 가장 리스크가 큰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가능한 경우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공급원을 택해야 한다. 표준형 대용량 기기와 반주문형(Semicustom) 기기 사용을 재비교 평가하고, 재설계로 발생하는 비용과 기기 공급 제한, ASP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를 평가해야 한다. 또한 칩 소량 구매를 위해 하나 혹은 소수의 유통업체로 조달처를 지정하고, 유통업체과 장기 제휴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세컨드 소싱(Second Sourcing) ASSP의 조달 부족으로 역동적 시장에는 대용량 반도체 기기가 더욱 적합할 수 있다.

급속하게 확장되고 있는 IoT와 소비자 시장에서 많은 전자기기 벤더들의 제품 관리 책임자는 반주문형 ASSP 기기의 사용을 검토해 왔다. 이들 기기는 최신 대용량 전자기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여러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ASSP 대다수는 팹리스 반도체 벤더들이 설계한 단일 소스 기기다. ASSP를 사용하는 전자기기의 수는 많을 수 있지만, 표준형 대용량 반도체 기기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즉, 여러 전자기기 벤더들이 생산 수요를 맞추기 위해 소량의 웨이퍼를 사용하게 되므로 ASSP 공급은 웨이퍼 조달 문제의 여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해당 반도체 벤더가 파운드리와 생산 용량을 사전 합의하지 않은 경우에는 ASSP 기기 가격 책정은 웨이퍼 가격 인상으로 인한 여파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가격 변동과 공급 차질 가능성을 고려해 ASSP와 표준형 대용량 기기를 비교해야 한다.

많은 전자기기 제조사들이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쟁사 대비 가격과 폼 팩터(Form factor) 부분에서 이점을 얻기 위해 자체 ASIC를 설계해 왔다. 그러나 ASIC를 사용하는 전자기기의 수는 많을 수 있어도 표준형 대용량 반도체 기기에 비하면 적은 편이고, ASIC는 웨이퍼 조달 상황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술 제품 관리 책임자들은 ASSP와 대용량 기기와 비교해 비용 변동과 공급 제한에 대해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ASIC 비용과 가용성과 관련해 이변이 없도록 반도체 파운드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공급 비용과 리드 타임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ASIC 개발을 위한 초기 비용 조정이 유효한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글: 앨런 프리슬리(Alan Priestley) 가트너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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