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 영상, 멀티코어 프로세서로 정복하다

[테크월드=정환용 기자] 지난 2월 25일,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17일간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역대 가장 많은 국가와 선수들이 참가해 성공적으로 치러진 행사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평창 IOC와 손잡은 인텔이 대회 기간 동안 선보인 드론 라이트쇼가 주목을 받았다. 사전 촬영된 개막식 영상에선 1218대의 슈팅스타(Shooting Star) 드론이 스노우보더와 오륜기 등의 형상을 만들어냈고, 시상식과 폐막식 등에선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을 하늘에 띄우기도 했다. 놀라운 점은 이 쇼를 위해 동원된 1200여 대의 슈팅스타 드론을 조종한 것은 한 대의 워크스테이션과 한 대의 조종사였다.

인텔의 팩트시트에 따르면, 슈팅스타 드론의 라이트쇼를 조종하는 소프트웨어는 애니메이션 구성에 며칠에서 몇 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워크스테이션은 드론의 애니메이션에 따라 필요한 드론의 숫자,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애니메이션을 구성하는 드론의 비행경로와 체공 시간, 드론 간의 간섭이 없도록 위치를 유지하는 GPS 등 여러 요소들을 연산한다. 이는 동시에 연산해야 하는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고성능의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최대한 활용해 연산 시간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사용된 1218대의 슈팅스타 드론은 내장된 LED로 40억 이상의 색을 구성할 수 있는데, 공중 애니메이션 운동과 더불어 색 조합까지 끌어내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이 쇼를 구현하는 데 사용된 것은 단 한 대의 워크스테이션으로, 각 드론의 위치와 체공 정보, 애니메이션 구현 등의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선 코어 숫자가 많은 전문가용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인텔의 고성능 라인업 코어X 시리즈의 최상위 제품인 i9-7980XE 스카이레이크 익스트림 프로세서(이하 i9-7980XE)는 이런 요구에 적합한 18코어 36스레드 구성의 CPU다. 

 

36스레드, 최강의 컨슈머 프로세서
i9-7980XE 프로세서

현재 일반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는 프로세서 중 코어 숫자가 가장 많은 것은 3647 소켓의 서버용 제온 스케일러블 골드 6152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개인이 이 제품을 사용할 일이 없으니, 소비자용 제품 중 i9-7980XE가 18코어로 가장 많은 코어를 가진 제품으로 볼 수 있다. i9-7980XE는 출시 직후 전문가 뿐 아니라 HEDT PC를 구성하는 헤비 유저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았는데, 사용자 평가와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위 사진은 i9-7980XE를 장착한 PC의 작업관리자 화면이다. 기자도 논리 코어 숫자 36개는 처음 본다. 코어 하나의 동작 속도는 2.6~4.2GHz로, 단일 코어로 보면 최근 출시된 8세대 커피레이크 제품군과 비슷하거나 조금 느리다. 본 기사에서는 오버클럭을 시도하지 않았지만, 국내외 여러 벤치마킹 사이트를 보면 적어도 기본 4.0GHz까지는 공랭식 쿨러만으로도 끌어올릴 수 있어 보인다. 4.2GHz나 4.5GHz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성능 좋은 수랭식 쿨러를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테스트 PC
M/B: 에이수스 TUF X299 MARK 2
RAM: 삼성 PC4-19200 8GB x4
VGA: 지포스 GTX970
SSD: 샌디스크 S120
PSU: 커세어 RM750 750W

 

CPU-Z 상태 정보. 기본 2.6GHz 속도의 i9-7980XE의 동작 상태를 볼 수 있다. 별다른 동작 설정을 하지 않았다면 버스 스피드 100MHz에 배수가 적용돼 동작 속도가 결정된다. 프로그램에 포함된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는 싱글스레드 477.6점, 멀티스레드 6998.4점으로 측정됐다. 레퍼런스인 i7-7900X와 비교했을 때 싱글스레드 점수는 거의 비슷하지만, 멀티스레드 점수는 20스레드 구성의 7900X보다 30% 가량 더 빠르다. 같은 제품을 4.5GHz까지 오버클럭한 해외 매체에서는 같은 테스트 결과가 1만 2000점을 상회하기도 했다. 성능 좋은 수랭식 쿨러로 발열을 잡고, 적어도 기본 4.2GHz까지 끌어올려야 제 성능을 발휘할 것 같다.

 

아무 동작도 하지 않았을 때의 온도는 전 코어 평균 28~29도 정도, CPU-Z를 비롯해 몇 번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평균 온도는 30대 초반으로 올라갔다. 멀티스레딩 작업으로 CPU에 지속적으로 부하를 주지 않는 평소의 사용 환경이라면 온도에 대한 걱정은 일단 접어도 될 듯하다.

 

 

 

CPU-Z의 CPU 스트레스 테스트로 36개 스레드 모두를 100%로 30분간 구동했다. HWmonitor 온도 측정 프로그램으로 체크한 CPU의 온도는 평균 63도로, 생각보다는 낮은 편이었다. 다만 몇몇 외신은 i9-7980XE를 4.0GHz 이상 오버클럭을 하려면 일반적인 수준보다 높은 성능의 쿨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텔이 i9급의 상위 제품군에도 코어와 히트 스프레더 사이를 솔더링 처리하지 않고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을 사용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픽 벤치마크 프로그램 3DMark의 Fire Strike 항목 테스트에서 피직스 스코어 2만 4419점을 기록했다. 테스트 상의 프레임 수치는 77.52FPS를 기록했다. i7-7900X의 같은 테스트 결과는 2만 2976점이었다. 기자는 아직도 GTX970을 사용하고 있지만, i9-7980XE를 게임이나 3D CAD 등 고성능 그래픽 작업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적어도 VRAM 4GB 이상의 고성능 VGA도 함께 조합해야 한다.

 

압축 프로그램 7ZIP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압축 점수 6만 7896MIPS, 압축 해제 점수 8만 331MIPS를 기록했다. 전체 평가로는 CPU 사용량 3380%, 총 평가점수는 7만 4113MIPS를 기록했다. 이 점수는 i7-7900X가 기록한 5만 점대 후반의 점수보다 20% 더 높은 수치다.

 

dbPoweramp 프로그램으로 음악 인코딩 속도를 측정했다. FLAC 음원 50개를 320kbps mp3 파일로 인코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의외로 i7-7900X(33초)보다 좀 더 긴 35초가 소요됐다. 이는 이 프로그램이 활용할 수 있는 스레드 숫자가 최대 16개라서 i9-7980XE의 모든 코어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어서 진행한 4K mkv 영상 파일의 720p 인코딩 테스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는데, 이 역시 인코딩 프로그램이 돌아갈 때 최대 8개의 코어만 활용한 결과다.

하지만 프로세서의 스레드를 사용하는 다른 작업과 병행할 때는 달랐다. 음악과 영상 인코딩 프로그램을 같은 조건으로 동시에 돌렸을 때, i9-7980XE는 프로그램을 개별 구동했을 때와 거의 비슷한 속도로 작업을 마쳤다. 벤치마크 유틸리티가 아니면 하나의 프로그램이 사용할 수 있는 코어 숫자는 대개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스레드 숫자가 30개를 넘어가니, 멀티스레딩 작업을 여럿 구동해도 속도 저하가 별로 없었다. 지난 번 영상 인코딩과 스트리밍 방송을 동시에 진행하는 테스트를 수행했을 때, 1080P 해상도에서 보틀넥 현상이 발생했었다.

i9-7980XE 프로세서는 HEDT PC를 구성했을 때 어떤 작업을 동시에 수행해도 성능의 95% 이상을 내줄 만큼 여유가 있어 보였다. 기자의 모니터가 4K여서 UHD 영상까지 테스트할 수 있었지만, 디스플레이의 화질이 지원된다면 8K 영상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한 성능이다. 우려와 달리 코어의 온도도 그리 높지 않아 제대로 된 냉각 시스템을 갖춘다면 100% 가동률에서도 충분히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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