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글로벌파운드리, U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파운드리 사업 전략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파운드리 시장은 미세공정을 위한 기술개발과 적극적인 시설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모바일 AP 고객사 확보와 더불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4차산업,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새로운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에 승부가 달렸다.

- TSMC 

TSMC는 시설투자에 그 어느 때 보다 적극적이다. TSMC는 중국 난징 푸커우(浦口)경제개발구에 30억 달러를 투자해 웨이퍼 공장과 반도체 설계센터를 지난 2분기에 착공해 짓고 있는 중이며, 이는 대만의 대중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그동안 대만 정부는 첨단기술의 중국 유출을 우려해 중국 내 기술제조 관련 투자 시, 반드시 현재 기술보다 1세대 이상 이전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규제했었고, 이런 이유로 8인치(200㎜) 웨이퍼만 상하이 공장에 설립을 허가한 상태였다. 그러나 2016년 말 대만 행정원(국회 상당)은 기존 중국 투자진출 법규를 수정해 대만 반도체업체의 중국 진출 규제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TSMC는 지난해 12월 12인치(300㎜) 웨이퍼공장 설립을 정식으로 신청했고, 지난 2월 대만 정부는 TSMC가 중국 자본과 합작이 아닌 독자 진출인 점 등을 감안해 결국 300㎜설립을 허가했다. TSMC 난징 공장은 2018년 하반기에 완공될 계획이며, 16나노 웨이퍼를 월 2만 장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TSMC의 총 생산량의 2.5%에 해당된다. 

TSMC 웨이퍼

TSMC는 나노 공정에 있어서 앞서 있다. TSMC는 미디어텍이 출시할 ‘헬리오 X30’에 10나노 공정을 처음 적용했으며 2017년 9월 출시한 아이폰8의 AP인 A11에도 10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TSMC는 2018년 아이폰의 AP인 A12에 7나노 공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9년 상반기에는 5나노 기술을 사용해 칩 생산을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TSMC는 3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웨이퍼 라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TSMC 측에 따르면 5나노 공정 기술에 약 6000명의 연구 개발 인력을 투입했으며, 약 157억 달러(약 18조 원)를 들여 차세대 5나노와 3나노 로직공정이 적용되는 신규 공장을 타이완 남부 카오슝 사이언스파크 내에 짓기로 했다고 지난 2월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TSMC는 2022년부터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TSMC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액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TSMC가 2022년 대량 생산을 목표로 타이난에 3나노 공정 팹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전하고 있다. 또 2017년 고정자본 투자도 전년 대비 25% 증가해 3분기 동안 89억 8750만 달러(9조6795억 원)를 기록했다.

TSMC는 그동안 로직을 주력으로 스마트폰용 제품 생산을 주로 했지만 2018년부터 7나노 제품을 본격화하면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의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된 성과로 브로드컴은 딥러닝과 고성능 컴퓨팅(HPC)을 위한 7나노 주문형반도체(ASIC) 생산을 TSMC에 맡기기로 했다고 지난 11월 밝혔다. 이 제품은 빠른 데이터 처리에 특화됐으며 SERDES(Serializer-Deserializer, 병렬-직렬 송신회로), 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HBM) 물리 계층(PHY), 혼합신호 설계자산(IP) 등을 지원한다. TSMC는 이번 브로드컴의 제품은 기존의 7나노 공정 제품과 마찬가지로 이머전, ArF 노광 기술을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한편, TSMC의 2017년의 매출은 전년 보다 8.8% 증가한 320억 4000만 달러(약 34조 7000억 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 글로벌파운드리 

글로벌파운드리는 2017년 2월 중국 청두시 정부와 합작으로 약 100억 달러(약 11조 3500억원)을 투자한 300mm 파운드리 공장 ‘팹11’을 건설 중이며, 2018년 초 건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팹11은 2기에 나눠 건설되며 1기는 주로 CMOS 공정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을 만들어 2018년 말 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2기는 글로벌파운드리의 최신 22 FDX, 22나노 완전 공핍형 실리콘 인슐레이터(FD-SOI, Fully Depleted Silicon On Insulator)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으로 2019년 4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10나노 공정을 건너 뛰고 7나노 공정으로 대량 양산 체제를 2019년부터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2018년 상반기부터 7나노 프로세스디자인키트(PDK)를 고객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2017년 9월 글로벌파운드리가 발표한 7나노 노드는 SAQP(Self-Aligned Quadruple-Patterning, 쿼드패터닝)를 사용해 금속화를 위한 핀과 이중 패터닝을 수행하고 라우팅된 로직 밀도가 2.8 배 향상됐다. 또 삼성으로부터 라이선스 받은 14나노 공정 제품 대비 최대 40% 향상된 성능과 55% 저전력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7년 6월 IBM은 글로벌파운드리와 삼성전자와 함께 5나노 제조가 가능한 실리콘 나노시트 트랜지스터 생산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하나의 칩에 30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는 기술이다. 5나노 공정 칩은 10나노 칩과 비교하면 동일한 전력 소모 시 성능은 40%, 동일한 성능에서는 전력 소모량이 75% 감소한다는 것이 IBM 측의 설명이다. 또 기존에 가장 많이 사용되던 스마트폰의 전력 효율 개선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포함한 인지 컴퓨팅, IoT, 기타 데이터 집약적 애플리케이션의 성능 향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파운드리 공장

- 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17년 파운드리 사업 매출 예상치는 43억 9800만 달러(약 4조 8000억 원)로 작년과 비교해 2.7%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으로 2017년 5월 시스템 LSI 부문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분리했다. 이를 시작으로 삼성전자는 2017년 6월 미국 오스틴 공장에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집행을 끝냈으며, 2020년까지 15억 달러를 추가 지원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파운드리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2017년 12월 경기도 화성캠퍼스에 7나노급 생산설비에 6조 원을 투자해 건설을 착수했고,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화성 신규 공장에는 10나노 이하의 공정 미세화를 위해 필수적인 EUV(Extreme Ultraviolet) 장비 등이 대거 투입된다. 이로써 삼성은 첨단 기술력을 앞세워 파운드리 선두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삼성 전자 파운드리 사업 정태장 본부장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현재 10% 미만에서 25%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2016년 10월 10나노 로직 공정(10LPE)을 적용해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 모바일 AP를 양산한 데 이어, 2017년 4월 10나노 2세대 공정(10LPP) 개발을 완료했다. 또 2017년 11월 삼성전자는 10나노 공정으로 퀄컴의 서버용 프로세서 ‘센트릭 2400’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월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는 CES 전시회에서 2세대 10나노 핀펫 공정 기반의 ‘엑시노스 9810’ 모바일 AP를 공개할 계획이다. 삼성의 엑시노스 981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845은 2018년 출시되는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 S9’에 탑재가 확실시 된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네트워크 등 응용처 확대를 모색해 파운드리 고객 다변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상현 삼성전자 파운드리 마케팅팀 상무는 "10LPP 공정으로 고객에게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고 적기에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10나노 기반 공정을 8LPP 공정까지 확대하는 등 삼성전자의 10나노 장기 활용 전략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AP


- UMC 
파운드리 업계 3위인 대만의 UMC는 2017년 14나노 핀펫 공정을 도입했다. 삼성전자가 10나노 공정으로 퀄컴의 모마일 AP를 양산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시스템 반도체는 14나노가 주력이다. 인텔의 대다수 중앙처리장치(CPU)는 14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AMD도 글로벌파운드리를 통해 라이젠 CPU를 14나노로 양산하고 있다. 또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14나노와 16나노 기반으로 생산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UMC의 생산은 40나노 공정 비중이 28%, 28나노 공정의 비중은 17%, 14나노 비중은 아직 매출의 1% 수준이다. 따라서 UMC는 TSMC와 삼성전자의 10나노와 7나노 공정을 쫓아가기 보다는 당분간 14나노 공정 생산을 안정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결론적으로 7나노와 10나노 공정 개발 속도를 늦추고 기존 공정에서 구동 IC와 전원관리 IC 등 제품을 생산해 수익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017년 4월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를 결정했고, 2017년 7월 10일 SK하이닉스가 100% 출자한 파운드리 전문회사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를 출범키며 3412억 9500만 원을 투자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에 치중됐던 사업구조를 비메모리로 확대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새로운 수익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스템아이씨의 공장은 현재 13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200㎜ 웨이퍼 기준으로 10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매출액은 2016년 기준으로 1억 400만 달러(약 1168억원)이며, 이는 업계 1위인 TSMC 매출액의 0.3% 수준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 측은 당장 삼성전자와 같은 상위권 업체를 따라잡는 것은 무리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후발주자인 만큼 차별화 전략으로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장비 보완을 통해 200㎜ 파운드리 업계에서 제품 경쟁력을 높여 장기성장을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시장 본격 진출에 대한 계획에 대해 업계는 “메모리반도체는 가격 변동과 흐름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한 순간에 매출에 타격을 받아 무너질 가능성이 높은데, 다른 반도체 분야에 투자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를 위해선 시설투자도 중요하지만 1위 기업과 기술력 차이를 빠르게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 출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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