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저에너지, 소수의 반도체 업체 시장 차지 '진입장벽 높다'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블루투스 저에너지(Low Energy)시장은 여러 경쟁사 구도로 이뤄진 다른 분야와 달리 소수의 반도체 업체들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블루투스 LE 시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1위와 2위 업체의 점유율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임을 뜻한다.

시장조사기관 DNB마켓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기준으로 블루투스 LE 시장에서 노르딕 세미컨덕터(Nordic Semiconductor)가 약 58% 시장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이어 2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s)가 약 17%, 3위는 다이아로그 세미컨덕터(Dialog Semiconductor)가 약 6%, 4위는 실리콘랩스(Silicon Labs), 5위 마이크로칩(Microchip) 순으로 블루투스 LE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싸이프레스(Cypress),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 Microelectronics) 등도 블루투스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블루투스 저에너지 시장 업체별 매출 (자료: DNB마켓)


이들 업체들은 이전의 블루투스 버전보다 기술면에서 큰 도약을 한 블루투스 5의 공식 발표에 발맞춰 관련 IC와 개발키트, 소프트웨어 등을 활발히 선보이고 있다.  

2016년 12월 블루투스 5가 발표되자마자 노르딕 세미컨덕터는 블루투스 5-레디 nRF52840 SoC(System-on-Chip)를 출시하며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했다. nRF52840은 노르딕의 블루투스 5 SoC 제품군 중에서 최상위 제품이다. 2017년 1월 노르딕은 자사의 블루투스 5-레디 nRF52832 SoC를 기반으로 고속(2Mbps) 처리량을 지원하는 블루투스 5 소프트웨어 스택과 블루투스 5 SDK를 연이어 출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개발자가 nRF52840 SoC 상에서 즉시 블루투스 5의 장거리와 높은 처리량 모드를 구현할 수 있도록 여러 역할을 별도로 또는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S140 v5.0-alpha 프로토콜 스택을 지원한다. 

또 노르딕은 2017년 6월 블루투스 5의 대중화를 위해 가격을 낮추고 입출력 포트와 메모리를 최적화한 nRF52810 SoC을 공개했다. 이 nRF52810은 노르딕의 블루투스 5 SoC 중 가장 저사양의 제품이지만, 상위 버전과 동일한 100dBm 링크 버짓의 2.4GHz 멀티프로토콜 무선 기능을 사용한다. 또 64MHz, 32비트 ARM 코어텍스(Cortex) M4 MCU를 갖추고 있어 비슷한 수준의 RF 성능과 연산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전력소모는 1Mbps Rx와 0dBm Tx에서 각각 4.6mA에 불과하다.

주요 타깃 애플리케이션으로는 IoT(Internet of Things)용 네트워크-연결 센서, 비콘 빌딩 블록과 저가형 웨어러블 기기, 컴퓨터, 태블릿용 무선 마우스와 키보드, 장난감, 일회용 의료용 모니터링 장치, 기본 RF 리모콘 등이 해당된다.

nRF52810과 관련해 기에르 랑엘란드(Geir Langeland) 노르딕 세미컨덕터 마케팅 디렉터는 “초기 블루투스 5 SoC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하위 레벨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노르딕은 nRF52810 SoC를 출시함으로써 간단하면서도 비용 제약이 큰 블루투스 저에너지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노르딕은 블루투스 메시 기술에서도 가장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대처했다. 블루투스SIG로부터 2017년 7월 블루투스 메시 기술이 발표되자 마자 노르딕은 블루투스 메쉬용 nRF5 SDK(nRF5 SDK for Mesh)를 출시했다. nRF5 SDK는 노르딕의 첫 번째 블루투스 메시 소프트웨어 프로토콜(스택)을 포함하고 있다. 이 SDK는 nRF51, nRF52 시리즈 SoC를 비롯해 S110, S130, S132, 블루투스 4.0-호환 소프트디바이스(노르딕의 블루투스 저에너지 스택)와 호환된다. 

블루투스 메시는 컨수머, 스마트 홈,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에서 블루투스 저에너지 연결 기능을 다중 노드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기술은 엔터프라이즈 조명 설비와 같이 넓은 영역을 커버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이상적인 솔루션이다. 이런 애플리케이션에 블루투스 메쉬를 이용하면, 블루투스 4.0 이상의 단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수백 개에 이르는 블루투스 저에너지-지원 조명을 동시에 즉각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노르딕 세미컨덕터 ‘nRF52810’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이하 TI) 또한 블루투스 5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TI는 2017년 1월, 블루투스 5와 호환되는 심플링크(SimpleLink) 블루투스 저에너지 무선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제품인 CC2640R2F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더 많은 메모리, 블루투스 5 지원 하드웨어, 오토모티브 인증, 초소형 WCSP(Wafer-chip-scale package) 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ARM 코어텍스-M3 기반 MCU, 자동 전력 관리, 매우 유연하고 완전한 기능을 갖춘 블루투스 호환 라디오와 저전력 센서 컨트롤러 등 단일 칩 하드웨어와 통합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포함해 높은 통합성을 갖추고 있다. CC2640R2F는 TI에서 가장 작은 4x4mm QFN 패키지 크기보다도 작은 2.7x2.7mm의 WCSP 옵션으로 제공된다. 

TI의 블루투스 5 솔루션의 장점으로는 모든 비콘 플랫폼에 최적화돼 있어, TI의 BLE-Stack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나만의 비콘 디자인 설계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TI의 CC2640R2F 무선 MCU 기반의 CC2640R2F-Q1 무선 MCU는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자동차 액세스, 주차 지원, 카 셰어링, 차량 내부 케이블 교체와 같은 최신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하며, 2017년 하반기부터 블루투스 5를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TI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블루투스 5 소프트웨어를 출시함으로써, TI의 심플링크 무선 마이크로컨트롤러 기술과 블루투스 5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기업들이 제품을 빠르게 내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TI 측에 따르면 “블루투스는 블루투스 5를 통해 지금껏 이용되던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변화에 맞춰 시장은 준비돼 있으며 소비자들 또한 큰 기대감에 차있다. 앞으로 블루투스 기술은 오디오 플레이어, 스포츠 시계와 같은 개인용 전자 기기에서 산업용 모터, 가정용 네트워크와 같이 까다로운 용도에 적용되는 기술로 확장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맞춰 TI도 애플리케이션에 제한 없이 고객들의 니즈를 이해하고 시장과 기술의 변화와 트렌드를 발 빠르게 읽어,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CC2640R2F’

실리콘랩스도 블루투스 5 솔루션을 2017년 6월 공개했다. 블루투스 5 커넥티비티를 지원하는 실리콘랩스의 EFR32xG13 SoC는 단일 무선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멀티프로토콜 솔루션이나 대용량 애플리케이션, 또는 OTA(Over-The-Air) 이미지 저장용으로 더 큰 메모리 용량을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타겟으로 한다.

또한 BOM(Bill Of Materials)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첨단 온칩 오실레이터와 보안 가속기, 정전용량 센싱, 저전력 센싱, 그리고 강화된 RF 성능도 제공한다. EFR32xG13 SoC는 2Mbps 성능의 PHY를 장착하고 있는데, 더 짧은 송신(Tx)과 수신(Rx) 시간으로 쓰루풋을 향상시키거나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또 이 SoC는 더 긴 통신을 구현할 수 있는 125kbps, 500kbps PHY를 탑재해 블루투스 4를 구동하는 기존 디바이스들보다 블루투스 연결 범위를 4배 더 확장할 수 있다. 

더불어 EFR32BG13 제품군은 블루투스 메시 애플리케이션에 이상적이다. 블루투스 메시와 블루투스 5 스택을 모두 구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 블루투스 메시 커넥티비티를 모두 지원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연이어 실리콘랩스는 블루투스 메시 솔루션을 2017년 7월 출시했다. 새로운 블루투스 메시 솔루션은 실리콘랩스의 무선 SoC 디바이스와 인증된 모듈을 지원하는 개발 툴, 소프트웨어 스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다. 실리콘랩스의 특허 받은 네트워크 분석 툴과 스마트폰용 블루투스 메시 스택의 조합을 통해 IoT 개발자들은 기존 무선 개발 툴을 이용할 때보다 최대 6개월까지 제품 출시 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 실리콘랩스 측의 설명이다. 

실리콘랩스 ‘EFR32BG13’

블루투스 LE 시장에서 후발주자에 속하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하 ST)는 블루투스 5관련 제품의 활발한 출시와 홍보를 전개하고 있다. ST는 MCU 시장에서 선두업체인 만큼 MCU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블루투스 LE 네트워크 프로세서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ST는 2017년 7월 블루투스 5 인증을 획득한 BlueNRG-2 SoC를 선보였다.

BlueNRG-2은 높은 RF 신호 강도로 안정적인 무선 통신을 확보해 시스템 전력소모를 절감하고, 블루투스 저에너지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코드를 위한 넉넉한 온칩 메모리로 외부 메모리 구성 부품을 줄여 시스템 설계를 간소화할 수 있다. 또 종합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SDK는 BlueNRG 내비게이터 GUI를 탑재하고 있어 BlueNRG-2 칩을 이용해 새로운 인터넷 연결 제품 개발을 손쉽게 하며 블루투스 메시 네트워킹을 지원한다. 

ST 관계자는 “블루투스 메시는 상업용 및 산업용 IoT에 적합한 네트워킹 솔루션으로, 알고리즘이 올해 중반에 발표됐기에, 컨수머용 IoT 의 요구 속도 보다는 보다 중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ST는 블루투스 5와 BlueNRG-Mesh를 기반으로 상업용과 산업용 IoT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블루투스와 시그폭스(Sigfox)를 지원하는 Sub-GHz 제품과의 원칩화를 통해 향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개발자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기술을 지원하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BlueNRG-2’

블루투스 5 탑재된 디바이스, 2018년 본격 양산 시동 

2017년 여러 반도체 업체들이 블루투스 5 SoC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면, 2018년은 블루투스 5 기능이 탑재된 디바이스가 본격적으로 양산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017년 삼성전자와 애플은 블루투스 5가 적용된 스마트폰을 선두로 선보이기도 했다. 블루투스5 적용 디바이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8, S8+, 갤럭시노트 8과 애플의 아이폰 8, 아이폰 8 플러스, 아이폰 X다. 

마크 파월(Mark Powell) 블루투스 SIG 전무이사는 “삼성은 2017년 3월 블루투스 5를 적용한 갤럭시S8을 출시했다. 이는 블루투스 규격 출시 이후 스마트폰에 적용되기까지의 기간 중 가장 짧다. 연이어 애플 또한 블루투스 5를 적용했는데, 이는 세계 2대 스마트폰 기업인 삼성과 애플의 개발자들이 대중시장에서의 매력, 개발 용이성과 같은 블루투스 기술의 장점과 친숙하고 인정받는 브랜드에 대한 사용자들의 요구를 이해하고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전 버전인 블루투스 4.2가 IoT에 대한 블루투스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면, 블루투스 5는 이제 본격적으로 그 영역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현재 스마트폰에 대부분 탑재돼 있는 블루투스 4.0이나 4.2 기술은 호환성과 제품의 개발에 장점이 많으나 통신 거리와 데이터 전송 속도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에는 제약이 있었다. 이런 점들이 블루투스 5에서 개선됐고, 이 기술을 활용해 좀 더 다양한 제품군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블루투스 4.2에서는 데이터 전송 속도의 한계 때문에 음성을 활용한 제품이 나오기 힘들었는데 블루트스 5에서는 개선된 속도로 인해 다양한 음성 전송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IPv6를 활용한 사물 인터넷 제품, 매쉬 통신 방식을 활용한 제품 등 다양한 제품들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통신 기술이 사물 인터넷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블루투스 5의 출현은 또 다른 중요한 기술의 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블루투스 5를 지원하는 애플 ‘아이폰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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