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와 경로 저장했다 후진 시 ‘역제어’하는 방식

[테크월드=양대규 기자] 현대모비스가 ‘후진 운전 시’ 운전자의 핸들 조작 없이 자동으로 방향을 틀어주는 후방 주행 지원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은 비싼 값의 자율주행기술용 부품을 따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차량에 장착된 센서들로 구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후진 주차할 때, 자동으로 조향해 주는 기능(PA, Parking Assist)은 이미 상용 중이다. 하지만 후방 주행 자체를 지원하는 기술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기술을 시작으로 후방 자율 주행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가 이번에 개발한 후방 주행 지원 기술은 ‘오던 길을 후진으로 되돌아가야 할 때, 자동으로 조향을 지원해주는 기술’이다. 차가 전진할 때의 속도와 주행 경로를 컴퓨터에 저장해 두었다가 뒤로 후진할 때 이를 역으로 계산해 자동으로 방향을 틀어준다. 현대모비스는 기술 개발로 초보 운전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후진 주행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기술 개발을 주도한 현대모비스 김정구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왕복 2차로 도로가 전국 도로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좁은 길이 많고, 주차공간이 협소해 후진으로 차를 일정 거리 이상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후방주행지원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은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을 통해 외부환경을 직접 인식하는 일반적인 운전자 지원기술(DAS, Driving Assistance System)과는 달리, 실시간 주행 정보로 환경을 파악한다. 차량 내부에 장착된 조향각 센서, 휠 센서, YAW(휨) 센서 등을 활용해 차의 이동 속도와 거리, 회전한 정도 등을 측정한다.

대부분 업체는 전방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며, 외부환경을 직접 인식할 수 있는 고가의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센서들은 차량 전방에 몰려있다. 이 때문에 후방에는 후방 카메라 한 대와 단거리를 측정하는 초음파 센서만 있어 적극적인 외부환경 인식이 힘든 상황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상황에서 고가의 센서를 추가하지 않고도, 대부분 차량에 장착된 센서들을 활용해 범용성과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기술과 관련해 현대모비스는 국내 특허 2건과 해외 특허 1건을 출원했다. 업체는 조만간 카메라, 레이더 센서 등을 추가해 출발과 제동까지도 지원해주는 완전한 후방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후방 주행 지원 기술은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현대모비스 기술공모전’의 수상작이었다. 회사는 당시 아이디어 차원이었던 기술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연구원은 끝까지 이를 연구해 기술 확보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매년 기술공모전이 열리고 좋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창의적인 독자 기술들이 계속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대모비스 DAS부품개발센터장 조서구 이사는 “자율주행기술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운전자지원기술의 편리함을 제대로 활용하는 운전자들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후방 주행 지원 기술처럼 당장 운전자들이 까다로워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들을 확대 개발해 실생활에서 더 많은 편의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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