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R, 없어도 괜찮아

[테크월드=정환용 기자] 어느 때보다 보안이 중요한 시기다. 내 PC의 데이터를 지키는 것뿐 아니라 내 PC를 지키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규모가 큰 회사라면 보안 업체와 협약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겠지만, 개인이나 작은 사무실이라면 보통 보안 솔루션에서 비용을 절감하기 마련이다. 보험과 비슷한 개념으로 ‘당하지 않으면 된다’는 불안한 믿음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듯한 외양간으로 거듭나도 소를 잃었다면 별무소용, 예방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보안 카메라를 2~3대 정도 이용한다면 굳이 전용 DVR이나 NVR을 포함한 CCTV 세트를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된다. 최근 성능 좋고 가격도 적당한 IP카메라가 많이 출시돼 있고, 이들 제조사 중 자사 제품을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대부분의 IP카메라는 모바일 기기로 실시간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애완동물을 기르는 1인 가구에서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경우엔 카메라의 용도가 보안보다 감시에 좀 더 가깝지만, 애완동물이 쓰레기통을 뒤집어 헤치는 광경과 함께 누군가가 방에 침입하는 것도 감시할 수 있으니 원소스 멀티유즈라 해도 과하지 않다.

보안 카메라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하면 대부분 보안업체나 통신사의 IoT 서비스를 떠올린다. 그렇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존에 사용하던 PC에 IP카메라 두세 대를 연결하고 운영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면, 개인이나 소규모 사무실에서도 안전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소규모 보안, 어떻게 구성할까

개인이나 작은 사무실에서 비용을 최대한 적게 들이며 보안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법은, 시중에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는 IP카메라를 활용하는 것이다. 사용 중인 NAS가 있다면 금상첨화지만, 네트워크 스토리지가 없어도 괜찮다. 점점 간단해지는 IT 기기 덕에, 현재 사용 중인 데스크톱 PC로도 서베일런스 시스템을 꾸밀 수 있게 됐다. 

 

PC와 NVR의 조합
영상 보안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선 전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CCTV는 영상을 촬영하는 장치라서 해당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기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DVR(Digital Video Recorder, 녹화기)을 통해 CCTV의 영상을 녹화·저장한다. IP카메라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시절에는 DVR이 필수여서, 전용기기를 이용하거나 PCI 슬롯에 장착하는 PC용 DVR을 사용했다.

▲하이크비전 DS-7208HFHI-ST. 최대 8개의 CCTV를 연결할 수 있고 저장공간은 8TB까지 늘릴 수 있다. 녹화 영상은 H.264 코덱으로 최대 1920x1080 해상도로 인코딩해 보관한다.

하지만 Wi-Fi로 연결하는 IP카메라의 보급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보안 환경 구성도 훨씬 간편해졌다. 보통은 IP카메라를 설치하고 모바일 기기로 실시간 영상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용이고, 집이나 사무실 등 카메라가 설치된 곳에 사람이 없는 경우 녹화를 해두면 나중에 도둑님이 다녀가셨는지 확인할 수 있다.

▲초기의 IP카메라는 녹화보다는 실시간 감시가 기능의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microSD 슬롯을 지원해 최대 64GB 용량의 영상을 녹화·저장할 수 있다. 사람이 없는 밤중에도 적외선 촬영, 렌즈의 시야 내에 움직임을 포착할 때 녹화를 진행하는 모션 디텍션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도 많다.
▲최근 아이들이나 애완동물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IP카메라로 ‘앱봇 라일리’(Appbot Riley)가 인기다. 고정형이 아니라 이동형이 특징인 라일리는 로봇청소기처럼 자동 충전 기능을 탑재했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본체를 조종해 이동하거나 원하는 곳을 감시, 촬영할 수 있다. IR 나이트비전 기능으로 야간에도 밝은 영상을 녹화할 수 있고, 전면 촬영 화각은 120도로 넓은 편이다.

IP카메라를 가장 간단하게 활용하는 방법은 별도로 NAS나 PC에 연결하지 않고, microSD 카드에 저장된 영상을 나중에 PC나 모바일 기기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는 것은 카메라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PC 프로그램이 지원한다. 모바일 스트리밍의 경우 녹화를 지정하지 않고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는 기능이 기본이고, 필요에 따라 녹화 기능을 사용해 해당 시간대의 영상을 카메라의 메모리카드나 PC 저장장치에 녹화할 수 있어, DVR이나 NVR 등 전용 시스템이 필요치 않아 간결하다.

카메라의 녹화 영상을 메모리에 저장하면 화질에 따라 커지는 용량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카메라를 PC에 연결하고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해 녹화 영상을 PC의 HDD에 직접 저장하면 된다. IP카메라가 24시간 내내 녹화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어서, 사용자가 촬영 시간대를 설정하거나 동작 감지 기능을 켜 놓으면 필요할 때만 녹화를 진행할 수 있다.

▲IP카메라가 2대 이상이라면 모바일 기기보다는 PC 기반의 관리 시스템이 운영에 더 효율적이다. 점점 쌓이는 영상 자료를 정리하기도 좋고, 나중을 위해 저장용 데이터를 선별, 인코딩해 보관하기도 편리하다.

대부분의 IP카메라는 동작 감지 기능이 발동하면 곧장 영상을 녹화하는데, 여기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면 아주 저렴한 PC보다는 성능이 나쁘지 않은 수준의 데스크톱 PC가 필요하다. 실시간으로 영상을 저장하는 상시 작업과 더불어 분류와 인코딩 등의 추가 작업을 감안하면, 적어도 4개의 스레드를 100% 활용해 작업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두뇌가 필요하다. 또한, 8GB 이상의 RAM과 함께 운영체제를 SSD에 설치하는 것도 필수다.

1080P 30FPS 해상도의 영상은 시간당 약 2.4GB 정도가 저장되는데, SD카드를 사용하면 주기적으로 포맷해주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대용량 HDD에 저장하면 자주 관리해줄 필요 없이 원하는 시기와 시간대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가정집 뿐 아니라 음식점 등의 매장, 소규모 사무실에도 통용되는데, 일반 업소에는 통신사나 보안업체에서 제공하는 CCTV 솔루션이 있으니 선택은 사용자의 몫이다.

 

24시간 작동은 고성능-저전력 시스템으로
CPU - 인텔 코어 i7-7700 카비레이크

인텔의 7세대 i7-7700 카비레이크 프로세서는 쿼드코어 8스레드 구성으로 기본 3.6GHz, 터보부스트 4.2GHz 속도로 동작한다. 내장그래픽 HD 630은 고사양이 요구되는 게임을 즐기기는 쉽지 않지만, 영상 보안용 PC로 활용한다면 내장그래픽의 성능이 중요하진 않다. 열 설계전력은 65W 정도인데, CPU 쿨러를 잘 써주면 PC를 24시간 계속 가동해도 전력소비가 그리 크지 않다. 케이스와 더불어 CPU 쿨러는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와 추천글을 참고해 구입하도록 하자.

다른 하드웨어들은 CPU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해줄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했다. 9월 중순 현재 CPU를 비롯한 하드웨어의 구입 예산은 약 80만 원대로 잡으면 된다. RAM 가격이 하락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예산을 좀 더 들여 CPU를 오버클럭이 가능한 i7-7700K로 한 단계 올려도 되는데, 속도 차이는 기본 0.6GHz, 터보부스트 0.3GHz로 고속 동작 상태에선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서베일런스 시스템에서 중요한 것은 성능보다 안정성으로, 오버클럭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메인보드 – 애즈락 B250M PRO4
RAM – 삼성전자 DDR4 8G PC4-19200 x2
SSD – WD Green M.2 2280 120GB
HDD – 씨게이트 바라쿠다 2TB
P/S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500W +12V Single Rail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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