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

올 초까지 오실로스코프 전 라인업 갖춰하이엔드 시장에서 경쟁 우위 확보최준호(Jun Chie) 이사 /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 오실로스코프 사업부세계적 전자계측기기 업체인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에 지난 2월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 달이었다. 바로 하이엔드급 오실로스코프인 인피니엄 90000시리즈와 인피니비전 7000시리즈 등을 출시함으로써 오실로스코프 전 라인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애질런트는 최근 3~4년에 걸친 집중적인 투자에 힘입어 오실로스코프 업계에서도 강자로 떠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오실로스코프 업계에서 애질런트의 다음 행보에 큰 궁금증을 가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지난달 열린 애질런트의 대표적 연례행사의 하나인 디지털 측정 포럼(ADMF) 행사장에서 만난 최준호 이사(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 오실로스코프 사업부)가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최준호(영어이름 Jun Chi촦) 이사는 애질런트 오실로스코프 전략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최 이사는 올초 하이엔드급 제품 소개를 위해 한국에 왔다가 4개월여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최근 애질런트 오실로스코프 제품군의 확대를 어제 오늘만의 결과가 아니라 근 10여년 동안의 전략 과정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일본 시장의 상황을 전해주었다. 애질런트가 일본 시장에서 하이엔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경쟁사를 제치고 1위(시장점유율)로 올라섰다는 얘기다.전체 오실로스코프 시장에서는 아직도 경쟁사의 시장 지배력이 크지만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애질런트가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후발주자격인 애질런트가 하이엔드 시장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하이엔드 시장이 전체 오실로스코프 시장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익률은 매우 높고, 중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다른 제품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최 이사는 하이엔드 시장을 ‘잘 다져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마진도 크고 기술 지배력도 있는 시장이 하이엔드급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애질런트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우리는 USB 2.0, PCI 익스프레스 등의 차세대 기술과 관련된 기관이나 단체의 이사진에 적극 참여하면서 표준이나 스펙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사실 이 같은 투자는 당장의 수익은 없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득이 크다. 예를 들어, 각 기술의 계측 사양에 맞는 테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고객이 받아들이는 기술의 변화를 재빨리 감지한다.”차세대 기술 표준에 적극적 투자그렇다고 애질런트가 남들 다하는 기술 스펙만 따라가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경쟁사와는 달리, 측정의 신뢰도 정확도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 다시 말해 최근 업체들이 중점을 두고 있는 오실로스코프의 고대역폭이 아니라 정확도에 더 무게를 둔다는 설명이다. USB 2.0이나 SATA 기술 등에 적용되는 측정의 기준이 고대역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더 신뢰성 있는 계측을 하느냐하는 문제이다. 그는 이에 “오실로스코프는 노이즈에 취약하기 때문에 고대역폭보다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해당 기술에 맞는 대역폭이 중요하다”며, “고속의 대역폭에는 보드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고대역은 필요없다”고 말한다. 정확도 측면에서 10GHz 대역 이상은 디지털 측정의 개념에서 벗어나 RF 신호 문제로 넘어간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가 이러한 점을 강조한 이유는 애질런트의 우수한 RF 기술을 전제로 한 것이다. 경쟁사들은 RF 기술이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에 고대역폭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을 경쟁사와 가장 큰 차별성으로 들었다. 여기에서 애질런트의 50년 무선 기술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현재 시장 지배력이 잘 말해준다.그는 오실로스코프에서의 RF 기술을 자동차 경주에 비유했다. 같은 엔진을 단 자동차라도 서스펜션 등의 부속 기술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올초 발표한 애질런트의 90000시리즈가 이러한 기술적 배경을 두고 개발됐다는 설명에는 자신감이 잔뜩 배어 있었다.이쯤에서 하이엔드 시장을 강조하는 그에게 최근 시장의 트렌드로 부상한 중저가 시장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하이엔드 제품에 비해 중저가 시장이 약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본사에서도 지속적인 신경을 쓰고 있다고 대답했다. “애질런트는 중저가 시장을 위해 인력을 강화하고 대리점도 늘리고 있다. 동등한 제품을 놓고 비교한다면, 경쟁사와 비슷한 라인업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경쟁 우위에 있는 하이엔드급의 기술을 중저가 제품에 반영하고 제조단가를 낮추는데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최 이사는 중저가 제품은 경쟁사와 비교해 가격은 비슷하지만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저가 시장의 특성상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한 고가 시장이든 저가시장이든 애질런트는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기초 기술 뛰어넘는 다음 단계의 진보 일어날 것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오실로스코프의 미래는 어떨까. “PCI 익스프레스, USB, SATA 등 차세대 기술은 데이터 스피드가 고속이다. 넓은 대역폭의 고속 신호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계측기는 신뢰도가 높아야 한다”고 말하며, “이제는 RF 기술이나 프로브 방식 등 기본적인 기초기술을 뛰어넘는 단계의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판매나 컨설팅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머지않아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일본을 포함해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에게 일본과 중국시장 얘기도 물었다. “일본은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다. 컴퓨터, 무선, 컨수머 등 하이엔드 시장은 가격보다는 기술을 우선시 하는 특징이 있고 중국시장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대가 큰 시장이다. 시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인력 충원이나 관리 등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그는 애질런트가 중국에서 가장 큰 ‘로컬’ 밴더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개발 센터도 문을 열어 운영 중인 만큼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비해 메모리와 디스플레이가 강한 한국 시장은 이들 업체들의 주도로 오실로스코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자랑스러워 한다. 한국은 일본 시장과 마찬가지로 피드백도 좋고 일하기 편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들었다.올해에는 주요 제품을 시장에 확대하는 데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힌 그는 내년에도 하이엔드, 중저가 시장에 맞는 획기적 제품이 나올 예정이라고 귀뜸했다.애질런트가 오실로스코프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투의 질문을 던지니, 불쑥 ‘2등이 재밌다’라는 그의 대답이 돌아왔다. “이노베이터 딜레마(현재의 기업이 현재의 관점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의사결정을 했으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시장의 부상으로 시장 주도적 위치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라는 용어가 있다. 1등 기업은 성장률이 떨어지게 돼 있고, 개발비 투자를 줄이고 이에 따라 신제품 출시도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시장 1, 2위 기업의 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본다.” 그의 말에서 맨 앞에 달리는 마라톤 선수보다는 그의 바짝 뒤에 뛰면서 힘을 비축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1등으로 치고 나가는 마라톤 경주가 떠올랐다. 다만 그 2등의 모습이 자신만만하게 비친 까닭은 2등이면서 1등이라고 생각하는 자의 여유로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신윤오 기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애질런트 오실로스코프 주요 제품정확성이 가장 높은 프로빙 능력애질런트가 올 초에 발표한 인피니엄 DSO/DSA 90000A 시리즈를 두고 최준호 이사는 ‘현존하는 오실로스코프 중에서 가장 정확성이 높은 프로빙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DSO/DSA 90000 시리즈는 RF기술에 의한 정밀도와 애플리케이션을 기본으로 한 디버깅과 데이터 분석에 차별을 둔 제품이다.90000 시리즈에서 내세우는 차별성은 기존 80000 시리즈와 같은 아키텍처를 공유하고 있어 정밀도가 높다는 점과 함께 메모리의 깊이를 들 수 있다. 90000 시리즈는 경쟁사 제품이 비해 5배나 높은 1G의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기가헤르츠 대역을 다채널에 지원하게끔 4개 채널에서 각각 13GHz 대역폭을 사용하게끔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이 외에도 기존의 하드웨어 트리거 시스템을 보완한, 유일한 3레벨 트리거 시스템 개발과 일부 고객들의 사용에 의해 ADC용으로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트랜스퍼 스피드도 향상시켰다.애질런트 90000 시리즈보다 낮은 급의 오실로스코프인 7000 시리즈는 기존 애질런트의 스코프에 비해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두께가 얇아진 것이 특징이다. 인피니비전 시리즈는 큰 화면과 좁은 두께를 갖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초당 10만 번의 업데이트 속도를 갖고 있어 보드 상에 문제가 있는 신호들을 최대한 많이 찾을 수 있는 확률을 제공한다. 인피니비전 시리즈가 지원하는 11개의 애플리케이션 중 이번에 새로 출시된 애플리케이션은 RS232/UART와 세그먼티드 및 오프라인 애널리시스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또한 인피니비전 시리즈는 윈도우 베이스에 익숙한 엔지니어들을 위해 스코프에서 받은 데이터를 윈도우 컴퓨터 상에서 분석할 수 있는 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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