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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 셔터에서 SD카드까지의 여정한 폭의 풍경이 디지털 파일로
정환용 기자 | 승인 2017.08.14 14:33

[EPNC=정환용 기자] 좋은 것을 나누려 하는 것은 인간의 좋은 본성 중 하나다. 그 욕구를 가장 보편적으로 충족시켜 주는 것은, 아름다운 순간을 이미지로 저장할 수 있는 카메라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고가품이었지만, 지금은 고가의 촬영 장비가 없어도 작고 가벼운 스마트폰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세상이다.

중학교 시절 놀이동산으로 소풍을 갈 때 가지고 갔던 카메라로 친구들과 사진을 찍은 것이 기자의 첫 출사였다. 당시의 카메라는 롤필름을 장착하고 셔터를 누르면 촬영과 동시에 필름이 자동으로 감기는 최첨단 자동카메라였는데, 초점이 엉망진창이어서 정작 건질 만한 사진은 거의 없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니콘 FM 카메라를 사용하며 필름 카메라에 익숙해졌고, 삼성 케녹스 V4를 선물 받으며 디지털 카메라에 눈을 떴다. 당시 400만 화소의 화질로 SD카드에 저장되는 사진을 컴퓨터로 보는 것은 신세계였다.

처음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할 때 가장 놀랐던 점은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초점을 자동으로 맞춰준다는 점이었다. 필름 카메라는 셔터를 누른 순간의 화상을 필름에 입히는 방식인데, 이것을 어떻게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는지 궁금했다. 당시엔 그저 신기했을 뿐이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은 좀 더 깊이 생각해 볼만한 문제였다. 최근 출시된 고성능 미러리스 카메라를 통해 눈앞의 광경이 어떻게 jpg 파일로 저장되는지 알아보자.

 

미러리스 카메라와 DSLR의 차이
셔터를 눌러 렌즈에 들어오는 빛을 순간적으로 차단하며 발생한 정지 화상을 담는 것이 카메라의 기본 작동 원리다.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구분하는 건 쉽다. 단어 그대로 촬영과 저장 방식에 따라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로 확연하게 구분된다. 최근에는 전문가용 카메라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의 특징인 본체 내부의 펜타프리즘과 거울이 없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성능이 DSLR 수준으로 높아지며 카메라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펜탁스 K3 II 카메라의 펜타프리즘. DSLR 카메라에는 모두 이와 비슷한 형태의 펜타프리즘을 사용한다. 거울을 통해 반사된 이미지가 상단-전면-후면 방향으로 튕기듯 진행돼 촬영자의 눈에 비춰진다. 최근에는 DSLR 카메라도 뷰파인더가 아니라 후면 액정화면을 보며 촬영하는 기능을 많이 지원한다. 그러나 뷰파인더를 사용하는 것보다 제약이 많고, 사진보다는 동영상 촬영에 많이 사용한다.
DSLR 카메라의 촬영 원리.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이미지는 숫자 순서대로의 과정을 거쳐 사람의 눈에 다다른다. 처음 들어온 이미지는 거울을 바라보는 것처럼 상하좌우가 반전돼 있다. 이를 뷰파인더를 통해 원래의 방향으로 보기 위해 카메라 내부의 거울이 이미지를 위쪽으로 올려보내고, 펜타프리즘을 통해 2번 반사된 이미지는 제 방향을 찾아 뷰파인더를 통해 촬영자의 눈에 인식된다. 이름 그대로 ‘거울이 없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우, 거울과 펜타프리즘이 없어 본체를 훨씬 가볍고 작게 만들 수 있고, 사진의 3번 과정에서 곧장 후면 액정화면이나 전자 뷰파인더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플래그십 미러리스, 소니 α9

소니의 고성능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α9’(이하 a9)은, 지난 5월 해외에서 먼저 공개되며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최초로 CMOS 센서에 메모리를 내장했다는 소식은 미러리스 카메라가 완전하게 전자식 카메라로 이전의 제품들과 경계선을 긋는 일이었다. 더불어 고성능 풀프레임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도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6월 국내에 출시된 a9은, 그 성능과 함께 가격도 놀라웠다.

처음에는 ‘본체 가격만 500만 원 이상’이란 얘기를 듣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성능이 뛰어날 것이란 예상은 들어맞았지만, ‘전자제품은 제 값 한다’는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봤을 때는 평범했기 때문이다. 어떤 전자제품이든 성능과 기능의 수준은 가격에 비례하는 것이 보통이고, 가격 대비 성능이 높다는 평을 받으면 ‘잘 나온 제품’ 소리를 듣고, 성능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평이 더 많으면 반대로 비난을 듣게 된다.

특히 카메라에 대해선 그 성능의 기준이 생각보다 주관적이다. 화소수, 연사속도, ISO, 배터리 지속시간, 촬영된 이미지의 크기와 화질, 전원을 켜고 촬영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등 숫자로 평할 수 있는 수많은 요소들이 있다. a9 같은 렌즈 교환식 카메라라면 얼마나 많은 선택의 폭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어떤 종류의 메모리카드를 어느 정도 용량까지 지원하는지도 봐야 한다. 게다가 제품의 성능과는 큰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카메라의 디자인도 선택사항 중 하나다. 결국 기업이 강조하고 싶은 제품의 기술적인 측면과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개선사항 등 ‘신제품’으로서의 소양은, 일부 소비자에게는 구매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소니 a9도 마찬가지다. 분명 새로운 이미징 프로세서를 비롯해 수많은 신기술이 집약되고 전작 대비 대부분의 기능과 성능이 개선된 것은 확실하다. 기자가 많은 카메라를 다뤄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현재 사용 중인 a6500과 비교했을 때 대번에 이보다 뛰어난 제품이란 점은 알 수 있었다. a6500도 저렴한 제품은 아니지만, 단순한 기준으로 ‘더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는’ 부분을 감안하면 아마추어 이상의 전문가들의 입장에서 탐나는 카메라인 것은 틀림없다.

a9에는 35㎜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 ‘Exmor RS’ CMOS 센서가 탑재됐다. 유효화소수 2420만, 최대 6000×4000 해상도와 무압축 RAW를 지원하고, 동영상 촬영 해상도는 4K UHD(30fps, NTSC 기준)까지 지원한다. 화면 영역의 93%까지 잡을 수 있는 693포인트의 초점 영역을 ISO 감도 최대 51200(기계식 셔터 설정 시)까지 설정할 수 있고, 자동/전자식 셔터를 사용할 때 초당 최대 20컷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거울이 없기 때문에 연속 촬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컷 사이의 블랙아웃 현상이 없고, 자동 초점은 초당 최대 60회 사용해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추적 촬영하는 것도 수월하다. 가장 높은 화질의 사진을 100여 장 촬영해도 배터리는 10% 정도 소모될 정도로 전력 소비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새로 나왔고 가격이 비싸다 해서 모든 부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 500만 원대라는 높은 가격의 벽은 둘째치더라도 본체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평소 사용하는 a6500에 24-70㎜ 표준줌렌즈를 장착하면 약 880g 정도인데, a9에 FE 55㎜ 단렌즈를 장착하니 970g이 넘는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에 장착할 만한 렌즈까지 조합하려면 적어도 6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요구된다. 사진 촬영이 취미인 사람들이나 카메라 마니아들도 중급 DSLR 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쉽게 선택하기는 어려운 가격대다. 이 정도 급의 카메라를 사진 촬영에 입문하는 사람이 선택하는 일은 별로 없겠지만, 본체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꽤나 많은 공부가 필요한 것도 감수해야 한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촬영 과정
기술은 점점 사람이 할 일을 줄여주고 사람은 점점 편해지지만, 그 기술을 연구하고 실제로 구현하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필름카메라 시절에는 촬영부터 사진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꽤나 복잡했지만, 지금은 메모리를 PC에 꽂고 마우스로 클릭하기만 하면 촬영한 사진을 볼 수 있다. 사용법을 조금만 익히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디지털 카메라를 다룰 수 있게 된 것 역시 편의를 위한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을 때부터 렌즈 앞의 풍경이 어떻게 0과 1이 전부인 디지털 파일로 저장되는지 알아보자.

소니 a9의 본체 내부 스케일. 본체 안의 거울이 물리적으로 움직여 화상을 저장하는 DSLR과 달리, 미러리스는 기기 내부에서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거의 없다(a9을 포함한 일부 고급형 제품에는 기계식 셔터를 지원하기도 한다). DSLR의 단점 중 하나가 거울의 움직임으로 인해 촬영 시 미세한 흔들림과 소음이 발생한다는 점인데, 미러리스 카메라로 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물론 몇몇 단점을 보완했다 해서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 카메라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아니다.

 

① 촬영 대상을 선정해 초점과 구도를 맞춘다.

a9은 촬영 영역의 93%에 해당하는 범위에 33x21, 총 693개의 AF 포인트를 지원해 사진 어느 위치라도 초점을 맞춰 촬영할 수 있다. 피사체를 추적하는 AF-C 모드에선 초점의 전환이 무척 빠른데, 초점의 속도와 적용에 대한 능력은 엑스모어 RS(Exmor RS) CMOS 센서에서 비롯된다. 메모리를 센서 뒤에 쌓아 이미지 처리 속도를 끌어올렸고, 여기에 비온즈 X(BIONZ X) 프론트엔드 LSI를 결합시켜 성능을 전작 a7M2 대비 20배 끌어올렸다는 것이 소니의 자랑이다.

② 셔터를 누르면 정해진 시간만큼의 빛을 받아들인다.

a9의 셔터스피드는 전자식 셔터 최대 3만 2000분의 1, 기계식 최대 8000분의 1 속도다. 이는 렌즈가 받아들이는 빛을 픽셀 영역에 인식시키는 시간이다. 빛의 양이 충분하면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해도 충분한 밝기의 사진이 나오고, 야경을 촬영할 때는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고 빛을 많이 받아들여 자동차의 후미등이 늘어지는 듯한 효과를 얻기도 한다.

③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이미지 센서에 비춰진다.

a9의 이미지 센서. 픽셀 영역에서 감지된 빛은 이 센서를 통해 화상의 정보가 디지털 정보로 바뀌어 처리 엔진으로 넘어간다. 사진 촬영에 필요한 초점과 노출 등의 정보 처리도 Exmor RS CMOS 센서 담당이다.

④ 이미지 센서에 들어온 빛은 신호 처리 서킷을 통해 이미지 프로세서 비온즈 X로 간다.

기존의 이미지 처리 과정은 신호 처리 엔진에서 이미지 처리 엔진까지 가는 속도가 촬영 사진을 저장하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관건이었다. a9의 경우 메모리를 신호 처리 엔진에 결합시켜 처리 속도를 향상시켰고, 결과적으로 초당 20컷의 연사를 촬영해도 사진 저장 속도가 전작보다 향상됐다.

⑤ 정해진 크기와 해상도에 맞춰 이미지 파일을 생성한다.

⑥ 만들어진 이미지 파일이 지정된 저장매체(SD카드)로 복사된다.

이렇게 생성된 jpg 포맷의 이미지 파일은 지정된 저장매체(a9의 경우 SD카드)로 복사, 저장된다. 본체 왼쪽의 마이크로5핀 포트로 PC와 연결하면 저장된 사진을 복사할 수 있고, Wi-Fi로 연결해 모바일 기기에서 사진을 감상할 수도 있다. 사진에 따라 용량이 조금씩 다른데, JPEG fine 품질의 사진 파일은 약 8~9MB 정도다. 가장 높은 JPEG Extre Fine 품질은 파일 당 약 20MB 정도로 저장된다.

FE 55㎜ f1.8 렌즈로 볼펜의 끝에 초점을 맞춰 촬영해봤다. 움직이지 않는 피사체여서 AF-S로 설정했고, 촬영 정보는 ISO800, 1/200s, f1.8이다. 1컷 촬영의 경우 이미지 저장에 걸리는 시간은 측정할 의미가 없을 만큼 빨랐고, 고속 연사의 경우 20컷 저장에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터치 LCD로 초점을 잡는 것은 AF보다는 느렸지만, 원하는 초점을 정확히 잡아주는 능력도 상당했다. 역시, 더 값비싼 장비로 더한 재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이미 2013년경 앞지른 DSLR 카메라의 점유율을 더 많이 빼앗고 있는 것은, 아마추어가 좀 더 쉽고 빠르게 준전문가의 영역에 발을 들일 수 있다는 기술적인 지원 덕분이 아닐까 싶다.

#미러리스#카메라#디지털#렌즈

정환용 기자  hyjeong@epn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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