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분쟁으로 퀄컴 매출 하락, NXP 인수 재무거래 앞두고 차질 빚어지나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모바일 칩셋 업체 퀄컴과 지난해 퀄컴이 인수를 체결한 반도체 제조업체 NXP반도체(이하, NXP)의 2017년 2분기 매출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아직 퀄컴의 NXP의 인수 관련 국가별 정부 승인과 재무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양사의 실적 악화가 향후 최종 인수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주목된다. 

먼저, 퀄컴은 파트너사인 애플과 특허료 관련 소송전이 장기화되면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퀄컴의 2017년 2분기(3월~6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1% 감소한 54억 달러, 영업이익은 51% 감소한 8억 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2016년 2분기 14억 4000만 달러에서 올해 8억 6600만 달러로 40% 감소했다. 

퀄컴의 실적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퀄컴의 영업이익에서 막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통신특허료 부분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퀄컴은 스마트폰업체에 통신칩반도체를 공급하며 스마트폰 출고가의 일부를 별도 특허료로 받는 구조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퀄컴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은 퀄컴의 이런 사업구조가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특허료 지불을 거부하며 미국법원에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동안 애플이 퀄컴에 지불했던 라이선스 비용은 기기당 약 5%로 알려져 있다.  

이에 맞서 퀄컴도 지난 7월 6일 애플이 아이폰에 적용한 기술 일부가 퀄컴의 주요 특허기술이라며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 아이폰7에 장착된 인텔칩을 문제 삼으며 ITC에 아이폰 미국 내 반입금지를 요청했다.

지난 7월 18일에는 폭스콘 등 애플 제품을 조립, 생산하는 업체까지 가세해 퀄컴에 맞소송을 제기했고, 삼성전자와 인텔 등 관련 업체들도 미국법원에 애플의 입장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제출했다. 또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대만정부 등도 비슷한 이유로 퀄컴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퀄컴의 특허관련 소송이 길어진다면 퀄컴의 실적 하락은 올해 3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이번 소송건이 아니더라도 퀄컴의 영업이익은 지난 5년간 연간 약 5%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퀄컴이 2016년 10월 470억 달러(약 53조 8000만원)라는 거금을 들여 야심차게 인수한 NXP도 상황은 좋지 않다. NXP는 2017년 2분기 실적은 매출이 22억 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5000만 달러로 지난해 2분기 적자 8400만 달러에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는 회사 규모에 비해 낮은 실적이다. 반면, NXP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6억 79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이 액수는 스탠다드 프로덕트 사업을 철수 등으로 생긴 기타수익 15억 9800만 달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NXP의 2분기 실적이 감소한 이유는 스탠다드 프로덕트 사업이 2분기부터 포함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보안식별 솔루션(SIS) 부문 매출이 지난해 2분기 대비 무려 33%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NXP 측은 전세계 은행 카드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감소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퀄컴과 NXP의 2분기 실적 결과는 주가하락에도 영향을 줬다. 퀄컴은 특허 싸움이 본격화된 올해 초에 들어 18% 떨어졌고, 지난 7월 19일 2분기 실적발표 이후 다음날 20일 주가는 4.9% 하락해 53.97 달러를 기록했다. 또 NXP도 8월 2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 3일 주가가 12% 하락하면서 110.5달러로 장을 마쳤다.

한편, 퀄컴의 NXP 인수는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NXP의 주주 중 하나인 엘리엇은 NXP 이사회에 퀄컴이 제시한 인수금액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한다며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퀄컴의 실적 악화가 계속된다면 NXP 인수를 통한 퀄컴의 사업확대계획은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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