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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향한 디지털 해바라기, 임베디드 운영체제 ①PART 1. 임베디드 시스템이란?
정환용 기자 | 승인 2017.06.13 15:16

[EPNC=정환용 기자] 주변 사람들에게 ‘운영체제’란 단어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뭔지 물어봤다. 20여 명의 지인들 중 맥OS라 답한 사람이 한 명, 리눅스라 답한 사람이 한 명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윈도우라고 대답했다. 사실 정답을 구하기 위한 질문이 아니어서 답의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모두 정답이었다. 세상 모든 컴퓨터 이용자의 90% 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오히려 맥OS와 리눅스란 답을 들은 것이 반갑기도 했다.

 

<사진제공=사이프레스 세미컨덕터>

운영체제는 하드웨어를 관리하고 응용 소프트웨어를 실행하기 위한 공통 시스템 서비스 소프트웨어다. 어디까지가 운영체제이고 어디까지가 응용 소프트웨어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어쨌든 하드웨어를 운영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설치해야 하는 것이 운영체제란 것은 확실하다. 윈도우를 설치해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즐길 수 있고 걸그룹 동영상도 감상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운영체제 자체를 구분하는 것은 플랫폼에 따라가는 것보다 그 목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편하다.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등의 개인용, 기업용 PC에 탑재되는 것은 일반 운영체제이고, 대표적으로 PC용 윈도우와 맥 시스템용 맥OS가 있다. 

그리고 기기에 탑재돼 해당 기기의 실행과 관리를 위해 운영되는 것이 서비스 실행용 임베디드 운영체제에 속한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있고, 전자책, 스마트워치를 비롯해 자동차, 냉장고 등에 탑재된 운영체제 역시 여기에 속한다. 해바라기처럼 하나의 기기만을 위해 태어나 살아가는 임베디드 운영체제에 대해 알아보자.

 

Part 1   임베디드 시스템이란?
Part 2   다양한 분야의 임베디드 운영체제
Part 3   대표적인 임베디드 운영체제와 시장 현황

 

임베디드 시스템이란?
개인용 컴퓨터와 냉장고의 차이

기자는 취미로 몇 년간 전자기타를 연주하면서 다양한 장비를 접해 봤다. 전자기타 연주에 필요한 여러 장비들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전자기타 특유의 음향효과를 만들어 주는 ‘이펙터’, 그 중에서도 수백 가지의 음향효과가 기기 하나에 내장돼 간편하게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멀티 이펙터였다. 싱글 이펙터보다 소리의 품질은 떨어질지언정, 따로 장만하려면 수백만 원이 들 수도 있는 장비 구입비용을 아낄 수 있는 고마운 장비다.

별안간 악기 얘기를 왜 했냐면, 여기 소개한 멀티 이펙터의 컨트롤을 해주는 소프트웨어도 임베디드 운영체제이고, 이 제품으로 임베디드 운영체제를 간단하게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른 기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GT-100이란 기기를 조작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작동하는 기기를 임베디드 시스템이라고 정의하면 가장 간단한 소개일 것 같다.

임베디드 시스템은 어떤 형태로든 제어가 필요한 하드웨어에 대해, 제어를 위한 기능을 수행해 주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것을 뜻한다. 멀티 이펙터에 저장된 음향 소스를 실행시키기 위해 1번 버튼을 누르면, 저장된 소스를 즉시 실행시켜 아웃풋에 적용시켜 주는 프로그램과 그 작업을 위한 컨트롤러를 모두 임베디드 시스템이라 부른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인 ‘내장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는 해당 기기의 제어 이외의 다른 작업은 불가능하다.

 

임베디드 시스템의 경계

개인이 집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PC와 임베디드 시스템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몇 가지 있다. 시스템에 설치된 운영체제나 프로그램 내부에 사용자가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지, 해당 프로그램을 여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등으로 간편하게 구분할 수 있다. PC용 윈도우처럼 운영체제 내에 게임, 동영상, 편집, 제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것은 범용 운영체제이고, PMP나 내비게이션, 모바일 기기처럼 해당 기기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설치된 것은 전용 운영체제다.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의 모바일 운영체제는 얼핏 보면 범용 운영체제처럼 보이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작동하도록 만들어진 것이기에 범용보다는 전용 프로그램에 더 가깝다.

 

▲영국의 라즈베리 파이 재단에서 만든 개발 보드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 모델 B. 라즈베리 파이는 상황에 따라 PC로 사용할 수도 있고 임베디드 시스템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초소형 컴퓨터다. 모델에 따라 다양한 성능의 SoC가 탑재돼 있고 GPU, RAM, 각종 네트워크와 입출력 인터페이스, 저장장치 슬롯들이 신용카드 크기의 기판에 빼곡히 모여 있다. 보통은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 운영체제를 설치해 사용하지만, IoT용 윈도우10을 설치해 사용할 수도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나 사물인터넷처럼 단일 목적을 위해 사용하기 좋은 기기다.
▲라즈베리 파이 모델 B의 도면. 가로 85mm, 세로 56mm 정도 크기에 SoC부터 전원 어댑터 포트까지 모든 인터페이스가 모여 있다. 버전에 따라 크기가 더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는데, 전용 소프트웨어 구동을 위한 시스템으로는 이만한 가격대의 하드웨어를 찾기 어렵다. 최근 길거리의 수많은 디지털 사이니지 시스템에는 대부분 미니 PC를 연결해 사용하는데, 제작·유지비가 미니 PC보다 적게 드는 라즈베리 파이와 같은 초소형 보드 기반의 PC를 사용하는 경우도 조금씩 늘고 있다.

임베디드 시스템과 개인용 컴퓨터 시스템의 차이는 전용과 범용의 차이라고 봐도 좋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가 인기를 끌었는데, 대부분의 PMP에는 해당 기기 제조사에서 만든 전용 운영체제가 설치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여기에는 기본 설치·운영된 프로그램 외에 사용자가 추가로 다른 프로그램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없었고, 재생할 동영상도 범용 코덱이 아니라 기기에서 인식할 수 있는 포맷으로 인코딩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후 PMP는 3~4세대로 거듭나며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에서 윈도우 CE로 바뀌며 다른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게 됐고, 구글에서 리눅스 커널 기반으로 만든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제품이 많아졌다. 2010년 이후로는 태블릿PC와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PMP 시장은 사실상 문을 닫았다.

▲과거 붓과 물감으로 그렸던 길거리의 광고판은 대부분 시시각각 바뀌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바뀌었다. 이런 디지털 사이니지 시스템은 높은 성능도 필요 없고, 정해진 영상을 꾸준히 반복하기만 하면 된다. 당연히 스틱 PC처럼 성능은 낮지만 아주 작은 크기의 시스템이면 되는데, 좀 더 전문적인 관리를 위해선 미니 PC를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작은 개발 보드를 활용해 비용을 좀 더 절감하는 것이 현재 가능한 최적의 디지털 사이니지 운영이다.

 

두 시스템의 또다른 차이는 성능이다. 사무실에 설치된 세로 상자 모양의 데스크톱과 라면 봉지만 한 미니 PC의 크기 차이를 상상해 보자. 미니 PC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봤자 저가형 데스크톱 PC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PC를 작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운영체제를 설치·운영할 수 있는 정도의 성능만 있으면 되는 용도의 PC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디지털 사이니지가 대표적인 경우다. 지정된 광고 영상만 반복적으로 재생하면 되는 시스템에 고성능 VGA와 대용량 저장장치를 장착한 데스크톱은 과유불급이다.(요즘은 미니 PC보다 더 작은 크기의 스틱 PC를 사용하기도 한다)

모호한 경계, 모바일 운영체제
다른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지 없는지로 임베디드 시스템에 대한 구분이 가능한데, 이 경계가 모호한 분야가 모바일 기기다. 과거 스마트폰 이전에는 노키아의 ‘심비안’의 점유율이 가장 높았는데, 현재는 오픈소스 기반의 구글 안드로이드가 2016년 전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 점유율 85%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엔 90%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애플 iOS는 자사의 모바일 기기에만 적용되는 소프트웨어지만 전체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약 1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모바일 운영체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되는 프로그램이다. 참고로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에는 별도 적용되는 운영체제(애플 워치OS,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 등)가 따로 있는데, 기기의 종류가 약간 다를 뿐 전용 운영체제라는 점은 궤를 같이 하기에 여기서는 모바일 운영체제로 통칭한다.

모바일 운영체제를 임베디드 시스템으로 보기 애매하다는 입장도 있다. 큰 범위로 보면 운영체제 내부에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사용할 수 있으니 조건부 범용 운영체제로 봐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다. 일부 납득할 순 있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그 형태가 좀 다르다. 윈도우와 달리 모바일 운영체제 자체는 파일을 구할 수 없고 아무 기기에나 설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프로그램 내에서 설치할 수 있는 각종 앱들도 사용자가 설치한다기보다는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등의 앱 마켓에 등록된 것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당연해 보였던 인터넷 접속률 1위가 PC에서 모바일 기기로 바뀌기까지는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5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모바일 기기의 보급과 이용률은 아직도 빠르고, 인터넷 환경은 점점 PC보다 모바일 환 경에 더 적합하게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와 전용 운영체제가 결합해 만들어진, 스마트폰으로 통칭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는 그 목적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처음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는 전화기로서의 기능과 웹브라우저를 PC와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도였다. 모바일 기기 하드웨어는 그 정체성이 PC의 대체재인지 보조적인 수단인지 명확하지 않았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업무나 교육용으로만 본다면 PC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작업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도 가능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해도, 그에 대응하는 앱으로 비슷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운영체제 덕분에, 휴대폰으로 할 수 있 는 일이 10년 전에 비해 엄청나게 많아졌다. 물론 휴대폰 사용 자의 다수가 전화, 메시지, 인터넷 등의 아주 기본적인 기능만 사용한다는 점에 대해선 생각해 볼 여지가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도 태블릿PC를 노트북 대신 가지고 다니며 사용하기에는 환경의 제약이 상당히 따른다. 가깝게는 PC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가능한 은행 관련 업무가 태블릿PC의 웹브라우저로는 불가능하다. PC의 웹브라우저에서는 가능하지만 모바일 브라우저에선 불가능한 작업도 꽤 많다. 웹서핑 뿐 아니라 고사양을 요구하는 프로그램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선 아직 어렵고, 영상·음악 편집처럼 아예 대체가 불가능한 작업도 많다.

현재로선 개인용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의 역할이 그 경계는 모호하나 분명히 나뉘어 있다. 중요한 것은 모바일 기기의 임베디드 시스템은 그 목적을 컴퓨터의 대체가 아니라 모바일 기기만의 고유 영역으로 견고히 다져야 한다는 점이다. 전용 프로그램과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이 목적을 오히려 더욱 뚜렷이 해야 한다. 태블릿PC가 처음 나왔을 때 혹자는 “노트북의 시대가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노트북 시장은 이전보다 카테고리의 구분이 더 선명해지며 시장이 활발해졌다. 모바일 운영체제 자체는 기존의 시스템에 대한 진보보다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시장 논리의 반증이기도 하다. 

#임베디드#시스템

정환용 기자  hyjeong@epn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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