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6년 하반기 64단 양산 성공, SK하이닉스 72단 17년 하반기 양산 계획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3D 낸드플래시(NAND Flash)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지난 4월 10일 SK하이닉스는 낸드 업계 1위인 삼성전자를 앞질러 72단 3D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낸드 기술이 삼성전자를 뛰어넘었다고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분야 중에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히고 있다. 빅데이터로 인한 데이터센터 수 증가, 사물인터넷(IoT) 환경 고도화, 자율주행차와 스마트 공장 등이 개발됨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니즈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낸드 플래시는 전원이 꺼지면 정보가 사라지는 D램과는 달리 전원이 꺼져도 정보를 저장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라는 장점으로 각광 받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USB부터 SD카드와 마이크로SD 카드, HDD를 대체하고 있는 차세대 저장장치 SSD, 스마트 기기와 태블릿 기기의 저장 용량 확대를 위한 eMMC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낸드플래시 공정은 2013년에 10나노급 공정으로 들어서면서 좁은 면적 안에 집적도를 높이는 방법에 기술적인 한계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셀과 셀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간섭 현상이 일어나 데이터 손실이 발생하게 됐는데, 마치 좁은 면적 안에 많은 집들이 모여 있으면, 옆집에서 발생한 소음이 이웃집에 그대로 들리는 것과 같이 셀 사이에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2D와 3D 낸드 비교 (사진 자료: nvmdurance)

이런 낸드 플래시의 단점을 극복시키기 위해 반도체 업계는 기존 단층으로 배열된 셀을 3차원 수직으로 적층하는 혁신적인 기술인 ‘3D 낸드플래시’를 개발해냈다.

3D 낸드 기술의 장점은 셀 사이의 간섭 영향을 대폭 줄여 셀 특성을 향상시켰고, 지속적으로 적층 단수를 높임으로써 데이터 용량 확대와 원가절감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쉽게 말해서 기존 낸드플래시가 일층 구조의 단독주택이었다면, 3D 낸드는 1세대 24층, 2세대 32층 구조의 고층 빌딩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셀 당 담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더 작은 SSD에 더 높은 용량의 제품 구현이 가능해졌다. 즉, 더 높은 빌딩을 건설할 때마다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야하는 것처럼 3D 낸드플래시는 단을 높이는 것에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 3D 낸드플래시 기술에 가장 선도적인 업체는 삼성전자다. 2013년 8월 삼성전자는 1세대 24단 ‘3D 낸드 플래시’를 ‘3D V(Vertical)낸드’라는 명칭으로 세계 최초 양산하기 시작했다. 연이어 삼성전자는 2014년 5월 2세대 32단 3D V낸드 양산을 시작했고, 2015년 8월 256Gb 속도를 구현하는 3세대 48단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낸드 시장 점유율 2위인 도시바는 2016년 3월 샌디스크(2015년 웨스턴디지털에 인수 됨)와 함께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48단 3D 낸드 양산에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3D 낸드 기술 경쟁구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비교적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는 2015년 하반기에 처음으로 1세대 3D 낸드를 공개했고, 2016년 2분기 2세대 36단 3D 낸드를 모바일 시장 타겟으로 양산을 시작했다. 탄력 받은 SK하이닉스는 연이어 2016년 4분기에는 SSD 시장에 본격적으로 36단 3D 낸드 공급을 시작했다.

2016년은 삼성전자를 뒤이어 도시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등 다른 메모리 반도체들도 3D 낸드 플래시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알린 해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일치감치 2016년 8월 미국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16 (Flash Memory Summit)'에서 4세대 64단 V낸드를 공개했고 같은 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면서 선도를 달렸다.

삼성전자 4세대 64단 3D V낸드(위측), SK하이닉스 72단 3D 낸드(아래측)

그러나 4월 10일 낸드 시장 점유율 4위인 SK하이닉스가(2016년 4분기 기준) 삼성전자 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72단 256Gb 3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양산 제품인 48단에서 64단을 건너뛰고 72단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뛰어넘을 가능성 여부에 대해 말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3D 낸드 시장은 최초 경쟁보다는 어느 업체가 가장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세계 최초로 4세대 64단 3D낸드 양산을 시작했고, 현재 5세대를 준비하고 있으나 단층과 발표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며 “SK하이닉스가 72단 제품을 개발했지만 아직 양산을 시작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 흐름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SK하이닉스 측은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과 SSD 제품을 타겟으로 72단 3D낸드의 양산을 올해 하반기 중으로 본격화할 계획이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알릴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3D 낸드는 삼성, SK하이닉스, 도시바 뿐만 아니라 인텔, 마이크론, 중국 기업들도 3D 낸드 양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IHS에 따르면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6.1%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도시바는 17.4%, 웨스턴디지털은 15.7%, 마이크론은 12.3%, SK하이닉스는 10.3% 이다.(2016년 4분기 매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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