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국내 기업, 기술력, 서비스, 가격 경쟁력 앞세워 협동로봇 시장 공략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최첨단 자동화 기술과 스마트 공장 전시회 ‘오토메이션월드 2017’의 국제공장자동화전(AIMEX)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협동로봇이었다. 공장 자동화 시스템과 로봇은 사용법이 쉽고,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오토메이션월드 2017은 사상 최대 규모로 국내외 자동화 기술 기업 400여 업체가 1200부스 규모로 참가했으며, 세부적으로 공장자동화 전시회인 ‘AIMEX’와 스마트공장 전문전시회인 ‘스마트 팩토리 엑스포’로 나뉘어 전시됐다.

올해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전시품은 일반 산업용 로봇보다 작은 체격에 섬세한 움직임을 자랑하는 협동로봇이었다. 기존에 제조업에서 많이 사용됐던 로봇은 대당 1억 원대를 넘는 고가이면서 작업자와 분리된 넓은 공간과 숙련된 전문가가 필요해 중소기업은 사용하기 어려웠다.

반면 협동로봇은 작은 사이즈의 바디를 가지고 있어 넓은 공간이 필요치 않으며, 향후 기계설비 위치를 바꿀 때 용이하다. 또 사용법이 쉽고 안전하며 섬세한 작업이 가능한 유연성이 특징이다. 더불어 협동로봇은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프로그래밍이 간편하고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유지,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중소기업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유니버설로봇의 협동로봇

지금까지 협동로봇 시장에서는 유니버설로봇(UR), 리싱크로보틱스(Rethink Robotics), ABB 등 해외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해 왔다.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덴마크 기업 유니버설로봇은 협동로봇 ‘UR3, UR5, UR10’으로 일치감치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펼쳐오고 있다.

UR5은 6축 다관절 로봇암으로 18kg무게에 최대 5kg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으며 작업 반경은 85cm이다. UR3은 11kg의 초경량 산업로봇으로 3kg 하중을 지지할 수 있고 작업 반경은 50cm이다. 유니버설로봇은 이번 전시회에서 협동로봇 UR 시리즈뿐 아니라 로봇 본체에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무료 개발 툴 프로그램 ‘유니버설로봇 플러스’을 선보였다.

일본 기업 엡손은 협동로봇 ‘N2’를 비롯해 정밀제어 디스펜싱을 구현하는 소형 수직 다관절 로봇 ‘C4’, 로봇 컨트롤러 1대로 장치 전체를 제어하는 ‘C8XL•포스센서•비전시스템’ 등 다양한 산업용 6축 로봇 제품군을 전시했다. 더불어 엡손은 사람의 팔 구조를 본 떠 만든 다관절 로봇인 스카라 로봇 ‘G6’도 함께 공개했다. 스카라 로봇은 수직과 수평 운동을 통해 정밀한 부품을 조립하거나 검수하는 데 쓰이는 로봇이다.

해외에 비해 비교적 후발주자에 속하는 국내 기업들도 기술력, 서비스, 가격 경쟁력 앞세워 협동로봇 제품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다. 한화테크윈은 올해 AIMEX을 통해 처음으로 협동로봇을 출시했다. 한화테크윈은 그동안 항공기 엔진, 에너지장비, 산업장비, CCTV 사업을 통해 쌓아온 정밀기계 가공기술, 제어기술, 영상분석, 반도체 정밀 사업 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협동로봇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화테크윈 협동로봇 ‘HCR-5’

한화테크윈이 선보인 협동로봇 ‘HCR-5’은 하나의 작업지시화면 제어기로 2대의 6축 로봇을 함께 운용할 수 있어 총 12축까지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다. 6축은 사람의 팔과 동일하게 움직이는 구조이며, 로봇 팔의 작업 반경이 91.5㎝나 돼 동급제품 중 가장 넓고 반복 정밀도 0.1㎜를 실현해 정밀작업을 할 수 있다. 로봇 무게는 20㎏로 지게차 등 특별한 운반장비 없이도 사람이 옮길 수 있다.

송유진 한화테크윈 로봇사업팀 대리는 “한화테크윈의 협동로봇은 제품력 뿐 아니라 해외 기업에 비해 국내 시장에서 실시간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있어 장점이다”며 “이번 전시 론칭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인정받은 후 향후 해외에서도 론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협동로봇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필요한 기능만 축소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협동로봇 제품도 주목 받고 있다. 국내기업 뉴로메카가 해외기업의 협동로봇 보다 저가의 가격대로 선보인 협동로봇 ‘인디(Indy)’는 임피던스 제어를 통해 사람이 의도해 주는 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따라서 의도하지 않은 충돌에 대해서는 센서없이 알고리즘 기술력만으로 충돌을 감지해 작업 중의 사고와 부상을 방지한다.

뉴로메카 협동로봇 '인디'
오토파워의 6축 협동로봇

국내 로봇 전문기업 오토파워도 가반하중(집어 올려서 이동할 수 있는 무게)에 따라 미니(3㎏), 프로(5㎏), 롱(10㎏)으로 구분한6축 협동로봇을 공개했다. 오토파워 협업로봇은 외산 제품과 동일한 성능과 품질을 갖추고서도 가격은 절반에 불과한 것이 특징이다.

손쉽게 프로그래밍을 조작하고 관리할 수 있는 협동로봇은 소프트웨어와 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따라 계측기, 엔지니어링 플랫폼 기업 내쇼날인스트루먼트(NI)는 비전(Vision)을 활용한 로봇 캘리브레이션(Robot Calibration)을 전시회에서 시연해 주목받았다.

김종우 한국NI 전략마케팅팀 과장은 “제조시설에서 정확한 위치를 찍는 트랙커는 가격이 약 2억원 정도에 달했기 때문에 비용 부담으로 로봇 변형이 쉽지 않아 수요가 많이 없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화되면서 손쉽게 변형이 가능한 협동로봇이 각광받는 이유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협동로봇을 지원하는 NI의 로봇 캘리브레이션은 랩뷰 로봇틱스 툴킷 이용해서 로봇에 통신을 넣는 기술이다”며 “로봇기업들이 작년부터 외부 언어 모니터링을 제어하기 위해 작년부터 오픈하기 시작하면서 NI는 유니버설로봇을 비롯해 덴소, 쿠카로미틱스, 야스카와, 미쯔비시 등에게 툴킷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쇼날인스트루먼트 '로봇 캘리브레이션'

업계에서는 협동로봇 시장이 2015년 1억 달러에서 2020년 31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러 기업들이 협동로봇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향후 국내 로봇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 한국, 대만은 다수의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동율과 출산율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이유로 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