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공급량 증가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전체 그룹 해체 가능성 커

도시바가 미국 원자력사업에 최대 7조원의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반도체 부문 분사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분사가 현실화 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 낸드 공급량이 증가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전체 그룹의 위기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와 마이니치 등 일본 주요 언론은 도시바의 미국 원전사업 손실이 최대 7000억엔(약 7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투자 손실을 해소하기 위해 수익성 높은 반도체를 자회사로 쪼개고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도시바는 일본정책투자은행에 긴급 자본 지원을 요청하고 대형 은행과 공동 펀드를 조성해 자금력을 확보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도시바는 반도체 부문을 분사한다면 현재 낸드(NAND) 생산 협력사인 미국의 하드디스크 기업 웨스턴디지탈(WD) 등에서 출자를 받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도시바 낸드(NAND)

1월20일 미래에셋대우의 보고서에 따르면 만약 도시바의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의 낸드 시장에 여러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첫째로 낸드 공급량이 증가할 것이다. 몇 년 전까지 도시바는 삼성전자와 함께 낸드 공급을 주도하던 회사였다. 낸드를 첫 발명한 도시바는 2D 낸드에서는 최고의 공정 경쟁력을 가졌다. 3D 낸드는 회사 전체의 부실한 재무 상태 때문에 투자가 늦었으나 애초에 3D 낸드의 개념을 고안해낸 것도 도시바다. 현재 도시바는 전체 낸드 캐파에서 2위이고 협력사 웨스턴디지털과 합산할 경우 삼성전자보다 많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도시바가 지속적으로 재무 이슈가 불거지는 모기업에서 독립해 낸드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향후 경쟁력이 지금보다는 높아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둘째, 업체간 3D 낸드 기술 격차가 줄어들 것이다. 현재 3D 낸드는 삼성전자가 타 업체 대비 우월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 낸드 부문의 재무구조가 좋아질 경우 개발 여력이 올라가고 기술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바는 U자 구조와 폴리실리콘 게이트를 채용한 BiCS(Bit Cost Scalable)라는 기술로 48단 3D 낸드를 양산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로 64단 양산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출자 회사의 경쟁력이 강해질 것이다. 만약 웨스턴디지털이 아니라 타 업체에서도 출자가 가능하다면 SK하이닉스 등도 출자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과거 소송도 있었으나 전통적으로 도시바와 SK하이닉스는 제품 개발에 있어서 협력 관계였다. 현재도 양사는 MRAM, NIL(Nanoimprint Lithography) 등을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도원구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출자가 가능해진다면 시너지 효과로 SK하이닉스의 낸드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도시바가 WD를 비롯해 외부로부터 출자를 받게되면 중장기 적으로 반도체는 물론 도시바 전체 그룹의 수익 구조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해체 위기가 우려된다는 의견이다.

즉, 반도체 분사로 당장은 위기를 넘길 수 있어도 앞으로 도시바 측에 들어오는 이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 성장궤도의 재진입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 마이니치에 따르면 원전 사업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반도체사업마저 도약하지 못한다면 반도체 분사는 도시바 해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