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말한다

오픈 스펙으로 시장 확대, 모바일 장치의 연결 중심축 역할CSR의 애플리케이션팀 정성규 부장은 업계에서 ‘블루투스의 대가’로 통한다. 그를 만나 블루투스에 관해 단 몇 분만 대화를 나눠보면 블루투스의 모든 것이 머릿속으로 확 들어오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그만큼 블루투스의 역사부터 현재에 이르는 최신 기술까지 그는 모든 것을 꿰차고 있다.그를 만나 블루투스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정성규 부장은 향후 블루투스의 전망을 UWB와 와이브로까지 통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블루투스의 역사블루투스는 1997년 노키아가 중심에 선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가 발족하면서 태동됐다. 그때는 근거리 무선 통신에 항상 앞장섰던 회사가 노키아였다. 휴대폰 주변에 있는 선들을 없애는데 초점을 맞춘 기술이 블루투스였고 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에도 소개되기 시작했다.- 초기 블루투스가 확장되기 위한 요소로 무엇이 필요했나.블루투스의 지향점은 개인 공간, 즉 휴대폰과 연결되는 선들을 없애는데 있었다. 즉 이동성이 가장 중시됐었는데 이를 수용하기 위해선 사이즈가 작고 저렴하며 전력소비도 적은 칩 제조가 필수였다. 이 조건들을 갖추기 위해 CMOS 공정으로 2.4GHz의 RF칩이 생산되기 시작했다.블루투스는 오픈 스펙이다. 블루투스 SIG가 정한 스펙에 기준해서 호환성있게 만들면 별도의 IP없이 너도나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블루투스였고 이점이 현재 블루투스의 확장에도 기여했다. 초기 CSR, 에릭슨,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TI 등이 칩 개발에 달려들었다. 그중 CSR이 CMOS RF와 베이스밴드를 원칩화하면서 시장에 첫 선을 보였고 이후 다른 업체들도 원칩화하면서 블루투스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블루투스가 확장된 과정은.블루투스가 본격화된 것은 2004년도부터 블루투스 스펙에 AV헤드셋을 지원하는 프로토콜이 추가되면서 부터다. 당시 삼성은 KT와 함께 휴대폰에 블루투스를 통해서 유선전화를 쓸 수 있게끔 ‘원폰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 제품을 KTF 모델로 시장에 선보이게 됐다. KT가 KTF의 대주주이며 KT는 유선망을 확산시켜야 할 필요성에서 원폰 사업을 강하게 드라이브 했고 삼성은 블루투스를 지원할 계기를 마련했다. 이것이 국내 블루투스 활성화의 촉매제가 됐다고 볼 수 있다.블루투스의 발전블루투스는 최소 2개에서 최대 8개까지 즉석에서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데, 이런 기본 네트워크를 피코넷(Piconet)이라 한다. 여러 피코넷은 함께 공존할 수 있으며, 같은 지역에 있는 여러 피코넷을 스캐터넷(Scatternet) 이라고 한다.블루투스가 표준화된 것은 1997년이고, 첫 번째 나온 버전이 1.0b였다. 당시 기능은 주소록을 싱크할 수 있는 데이터 케이블을 없앤 시리얼 기능과 명함을 주고받고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헤드셋 기능 정도가 주요 프로파일이었다. 초기 버전에는 불안한 점이 있었다. 피코넷과 스캐터넷을 구현하는데 기술적 결함이 있어서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2000년 초 발표된 버전 1.1이다.- 블루투스는 음성통신이 위주인데 음성품질을 위한 발전은 어떤 단계를 밟았는가.블루투스가 활성화되면서 여러 곳에서 사용되다보니 기존에 사용하던 무선 랜과 가장 많이 간섭을 받는 장애가 생겼다. 그래서 무선 랜이 하나라도 살아있으면 음질저하가 심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2002년도 무렵 2.4GHz에서 사용하는 동일 기기와의 간섭을 줄이고 음성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1.2 스펙이 발표됐다. 이 버전의 주요 기술로 AFH(Adaptive Frequency Hopping)라는 방식이 도입됐다. 이 기술로 무선 랜과의 간섭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그 뒤 블루투스는 2004년, 코어와 구조라는 두 개의 버전으로 나눠 블루투스 버전 2.0+EDR을 발표했다. 현재의 블루투스는 2.1 스펙을 유지하고 있으며 버전 업이 되면서 가장 개선된 부분은 단연 음성품질이었다. 또한 블루투스가 휴대폰에 접목된 이후 네트워크 성능이 향상되면서 데이터 서비스 자체만 보더라도 블루투스 전송속도를 올려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는 휴대폰이 멀티미디어 제품들로 변화되면서 휴대폰 간 주고받는 데이터양이 대용량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루투스의 전송거리에 대한 확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본래의 목적에 맞는 개인 공간에서의 전송거리는 충분히 달성했기 때문이다.블루투스의 이모저모블루투스는 2.4G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한다. 이 대역을 쓰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블루투스가 지향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쉽게 통용되고 공통된 통신방식을 이뤄내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기 때문에 국가별로 거의 동일한 주파수 영역대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대역이 필요했다. 이런 대역을 ISM(Industrial Scientific and Medical) 밴드라고 하는데 블루투스는 여기서 2.4GHz대역을 택한 것이다. 보다 낮은 대역 선택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는데 굳이 2.4GHz 대역을 사용한 이유는 블루투스 자체가 소형 모바일 기기에 사용될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주파수가 낮아질수록 안테나 크기가 커져, 비록 회절 특성이나 투과 특성이 좋지 않더라도 고대역의 주파수를 정할 수밖에 없었다. 즉 전파능력보다 소형화에 더 중점을 둔 것이다.- 블루투스 SIG의 역할은 무엇인가.초창기에는 두 가지 역할을 들 수 있었다. 먼저 스펙을 만들고 새로운 기술을 채택해서 그 다음 스펙으로 진화하게 만드는 스펙 매니지먼트 역할을 했었고, 그 다음엔 그 스펙으로 제품이 만들어지면 제품 간에 호환성이 되도록 인증을 담당해 주는 역할을 했었다. 인증을 자체적으로 한다기 보다 SIG가 인정하는 기관을 통해서 인증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사후 역할로 이미 시장에 출시된 제품들에 한해 인증을 받았는지, 인증을 받았더라도 차후 호환성이 계속 유지되는지, 인증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라이선스를 사용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역할까지 확대되었다.- 블루투스 SIG가 라이선스 프리를 선언한 까닭은 무엇인가.블루투스의 첫 목표는 ‘블루투스의 확대’였다. 만약 각 회원사가 저만의 기술을 갖고 있으면 다른 회사에 비해 당장 이득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길게 봤을 때 블루투스의 시장형성에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걸 공감하는 것이다. 라이선스 프리는 일단 파이를 키워놓고 보자는 정책위에 서 있다. 그렇다고 블루투스 SIG가 표준화된 기술만 강제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표준화 기술을 지원하되 자기 회사제품들끼리 좀 더 나은 옵션을 채택할 수 있는 지원도 하고 있다.블루투스는 여러모로 장점을 갖고 있는 무선통신기술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블루투스를 확대하고자 느슨하게 조여 왔던 스펙이 단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시대와 기술이 변화한 작금의 아이러니다. 엄격한 스펙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기기간의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게 된 것이다. 블루투스의 기본 전제 외에 그 안에서 변화해 나갈 수 있는 요소가 많아 호환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워낙 다양한 시나리오로 사용되다 보니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키는 것도 현재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 중의 하나일 수 있다.블루투스의 미래블루투스는 미래 성장성이 뛰어난 분야이다. 2009년도가 되면 전세계적으로 생산되는 휴대폰의 70%가 블루투스를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엄청난 시장규모인 것이다. 이는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인가 라는 대전제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블루투스만의 강점이다.- 블루투스의 애플리케이션 확장에 대해 말해 달라.광범위한 영향력을 줄 레퍼런스 플랫폼이 있느냐를 봤을 때 블루투스는 시장전망이 무척 밝다. 국내만 보더라도 삼성에서 나오는 폰은 100% 블루투스를 채택하고 있다. 휴대폰 분야의 막대한 시장성 외에도 메디컬 분야와 오토모티브 분야에도 적용할 여지가 많다. 다음으로 나라별로 사용에 대한 제한이 없다는 것도 애플리케이션 확장에 플러스 요인이다. 셀룰러 시장이 커지면서 점차 고급화되고 있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받아들이면서 모바일 컴퓨팅의 중심 장치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그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게 블루투스다.블루투스는 초기 개념에 충실한 이유로 전송거리에 대한 확장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늘어나는 전송대역폭의 확장 요구로 최근 UWB와의 통합을 이룬 3.0 버전이 거론되고 있다. 대신 UWB는 블루투스에 비해 굉장히 많은 전류를 소모하는데 좀 더 낮은 전력으로 오랫동안 링크를 유지할 수 있는 ULP 와이브리와 UWB가 블루투스에 통합되면서 고용량 전송, 저전력 소모를 이룰 것이다. 이러한 통합으로 블루투스의 영역이 확대된다고 볼 수 있다.또한 블루투스는 다른 무선통신 방식에 비해 무선에 대한 이슈가 강하기 때문에 모바일 장치의 커넥티비티에 중심축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풍부하다. 블루투스 SIG가 열린 조직이고 새로운 스펙에 대해 폐쇄적이지 않다는 것도 미래의 전망을 밝게 한다.마지막으로 CSR은 모바일과 일반 가전시장, 그리고 오토모티브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주목할 것은 삼성전자에서 DTV에도 블루투스를 내장하여 시장에 선보였다. 이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는 것이 정성규 부장의 말이다. 제조사가 그 기능을 넣었다는 것은 그럴만한 시장의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컨수머 분야의 홈씨어터에도 블루투스 기술을 적용하려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스테레오만 가능한 현재의 블루투스 기술이 고급화의 방향으로 5.1채널 오디오 전송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은 여기저기 구석구석 뻗어나갈 블루투스의 미래모습을 상상케 한다.<김의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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