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자세로 자동운전기술 개발 집중 ‘토요타·혼다’

2020년대 이후 폭발적 수요 증가 예상‘ 자동운전자동차 시장’ 대비 필요

자동운전이 가진 ‘실패 리스크’에 소심하게 대처해온 일본 기업들이 변화하고 있다. 세계 완성차 시장에서 이미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일본 완성차 메이커들은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손해를 볼 수 있는 리스크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닛산은 다른 기업과 달리 공격적인 전략을 취면서 약진을 노리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자동운전 미니밴 ‘세레나’로 보여준 자동운전 기능의 강점을 활용해 2018년에는 고속도로에서 차선 변경을, 2020년까지는 시내에서의 완전 자동운전을 목표로 한다고 선언했다.

한편 토요타는 2020년경에 고속도로에서 자동운전 실용화를 목표로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아직 그 이상의 추가발언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토요타 그룹 내에서의 자동운전기술의 지위는 아직 애매한 상황으로 2013년까지 CEO인 토요다 아키오 사장이 관련 기술 개발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운전기술은 이미 1990년부터 개발을 시작했지만 그룹 내에서는 ‘자동운전’이 아니라 ADAS(선진운전지원시스템)라고 부르고 있을 정도로 토요다 사장의 우려가 반영돼 있다.

도요다 사장은 일본 패럴림픽 대표선수들과 교류하는 중에 자동운전의 의의를 재확인했다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그 이상의 영향을 미친 것은 미국 구글과 독일 기업이 자동운전기술 개발로 방향 바꾸는 등 세계 트랜드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완성차 메이커의 자동운전기능 비교
※ 주1: 일본 계 3사가 양산차에 탑재한 기능은 비슷해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는 우위를 점하고 있음
.※ 주2: SAI는 토요타가 발매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모델명

토요타는 자동운전기술 개발 효율성을 위해 그룹 내 3개 회사로 분리했다. 지난 2014년 토요타는 자동운전기술과 관련된 몇 개의 부서를 만들었으며 사내 연관부문으로부터 엔지니어를 차출해 기술 집중력 높이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동운전의 기술영역을 ‘인지’, ’판단’, ’제어’의 3개의 영역으로 정리해 각 부분에 강점이 있는 그룹 내 자회사에 개발을 맡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인지 분야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으며 카메라와 밀리리터파 레이더와 같은 주요 센서류를 담당하는 곳은 대형 자동차 부품메이커인 덴소다.

덴소 담당부장은 “보쉬, 콘티넨탈 등 해외 메이커와 비교해도 성능이 비슷한 것은 물론 모빌아이와 같은 단품 제조업체가 할 수 없는 것도 덴소는 제작 가능하다”며 자신감 있게 의견을 밝혔다.

자동차에 탑재하는 센서의 구성은 아직 어느 메이커도 완벽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단계다. 덴소는 메이커로서 실현시키고자 하는 기능과 가격을 함께 구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 기능인 판단의 핵심은 ‘AI(인공지능)’이지만 기존 자동차에서 AI의 중요성은 낮게 평가받았다. 이에 토요타는 자신의 약점이 AI에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16년 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토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 사를(TRI)를 직접 설립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세 번째로 제어 부분에서는 토요타 본사가 중심이 돼 협력관계에 있는 아이신 그룹과 제휴를 하는 등 연계를 강화하고 있디.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자동운전기술 개발에 매진 중인 토요타는 센서류와 AI 외에도 자동운전시대에 필요한 정보의 수집, 해석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 일례로 자회사인 토요타 IT개발센터가 오사카시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실증실험을 들 수 있다.

실증실험은 오사카시 중앙구 다마쓰쿠리 교차점에서 실시됐다. 이 교차점은 남쪽에서 진입하면 우회전 차선에 정체로 연결되기 쉬운 장소이며 운행중인 차가 우회전을 기다리고 있는 차열의 황색선을 통과해 교차점에 들어서면 갑자기 사각지대로부터 우회전하려고 하는 차량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는 위험한 장소다.

이러한 위험한 장소의 유무는 평상시에 다녀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이곳을 통과하는 차가 어느 정도의 비율로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속도를 줄이는 등 기타 차량으로부터 센서, 무선으로 얻는 데이터을 바탕으로 위험성이 잠재돼 있는 장소를 적발해낼 수 있다.

이 결과를 활용해 위험한 장소를 미리 운전자에게 알리고 최적의 운전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내비게이션용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레벨4의 완전자동운전 자동차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3차원 지도에 위험 장소의 정보를 조합시켜놓으면 장소에 대응해 자동적으로 감속과 정차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혼다는 ASIMO(2족 보행로봇)의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혼다는 닛산과 토요타와 비교해 자동운전에 대처하는 움직임을 외부로 알리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혼다는 이륜차와 항공기, 로봇사업에서 축적한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하려 노력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AI를 활용한 ‘path planning(이동계획)’로 목적지까지의 최적의 경로를 안내하는 알고리즘을 의미한다.

AI의 개발을 촉진시키기 위해 혼다는 2016년 9월에 도쿄 미나토구에 새로운 연구소인 ‘혼다 이노베이션 연구실((Honda R&D Innovation Lab Tokyo)’을 개설했다.

path planning(이동계획)에 도움이 되는 기술로서 혼다에서 장기간 개발하고 있는 2족 보행로봇(ASIMO)을 활용했다. 주위의 환경을 인식해 장애물을 피하고 최적의 길로 가기 위한 기술을 자동차에도 적용할 의도이며 ASIMO의 개발 스텝들이 자동운전개발팀에 기술을 전수중이다.

혼다도 토요타와 같이 ‘자동운전’이란 단어를 사용하길 꺼리며 “자동운전은 어디까지나 안전을 위해서이며, 미숙한 상태로 발매해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철저하게 실증실험을 반복해 확신을 가진 시점에서 시장에 투입할 것이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실증실험에 더욱 힘을 싣고 있으며 4월에는 토치키현 사쿠라시에 있는 기존 실험 코스 근처에 시가지를 재현한 자동운전용 실험코스(크기는 도쿄돔의 4.5배)를 완성시켰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근처 콩고드 시의 폐허를 통째로 사용한 혼다의 실증실험은 미국 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혼다가 자랑하는 2족 보행로봇 아시모(ASIMO)

이러한 가운데 일본계 제조업체들은 주력차종인 ‘대중차’의 족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독일 완성차 메이커의 주종인 고급차에 고성능 센서를 복수 부착해도 해당 부분이 전체 자동차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기 때문에 충분히 타산에 맞지만 일본의 주종인 보급자동차, 이른바 대중차 모델의 경우에는 타산이 맞지 않아 그만큼 실용화가 지연되고 있다.

일본 메이커의 성능은 기존에 공개돼 있는 자동운전 시험차량을 비교해볼 때 독일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차량에서 독일계 메이커에 뒤처지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가 배경에 있다.

하지만 일본 메이커는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차세대 시장’에 대비해 순조롭게 준비 이다. 일본 정부가 국가 목표로 내걸은 로드맵을 보면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레벨3의 준 자동운전을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본 정부도 완성차 메이커와 주력부품 제조업체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전략적 혁신창조 프로그램(SIP)’과 ‘혁신적 연구개발추진 프로그램(ImPACT)’을 정책적으로 추진중이며 ‘협조 영역’과 ‘경쟁 영역’을 나누어 일본의 기술력을 향상시키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BCG(Boston Consulting Group)의 추정에 의하면 2025년까지 준 자동운전자동차가 세계의 신차 판매대수의 12.4%를, 완전 자동운전 자동차가 0.5%를 차지할 것이며 총 대수는 1450만 대를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판매가격을 조정하면서 실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일본계 메이커는 보급기간 중에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자신하며 승부는 2020년대의 보급시기에 달려있다.

신차 판매대수 중 준 자동운전 자동차와 자동운전 자동차의 비율

특히 2020년의 준 자동·완전 자동운전 자동차의 판매대수는 전체의 12.9%, 2035년이 되면 24.8%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준 자동운전 자동차는 2020년대에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최근 일본과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형 자동차 사고 중 상당수는 직접 운전을 하기에는 너무 고령인 노인의 연관된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등 운전 보조기술의 필요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자동운전은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판단력이 흐려지는 노인들에 의한 교통사고 증가 문제와 운전자 부주의에 의한 문제에 대책이 될 수 있다.

운전 보조기능이 보편화되면 사람이 감지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센서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불필요한 사고를 줄일 수 있다.

한편 자동차는 문제 발생시 다른 제품과 다르게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등 관계가 없는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결함 발생시 리콜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등 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가 불분명하기에 보편적인 도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자동차 업체들도 이런 문제에 대응하고 싶어하지만 제도적인 문제와 인프라 문제로 실현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전망이다.

아직 한국 기업은 자동운전차량 분야에서 세계 수준과 격차가 있는 상황으로 지금까지와 같은 태도를 지속적으로 취하며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지 않으면 자동운전차량 시장에서 도태되는 결과가 우려된다. 따라서 한국계 완성차 메이커와 정부의 적극적인 개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원: 닛케이비즈니스, 야후재팬 및 KOTRA 나고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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