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역량 확보 위해 기업 간 협약 및 인수, 표준화 위한 파트너쉽 구축

IT 업계에서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인공지능(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무한 경쟁보다는 기술협업을 통해 함께 동반성장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인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삼성전자 등 ICT 선도 기업들은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협약과 인수합병이 활발히 추진됐다.

인텔은 지난 8월 기계학습 관련 반도체·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너바나(Nervana)’를 약 3억5000만달러(약4000억원)에 인수했고 11월8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된 인텔 인공지능 컨퍼런스에서 너바나의 기술이 반영된 인텔 제온 파이 프로세서(코드명 나이츠 밀)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인텔의 이전 세대 제품 대비 4 배 향상된 속도를 제공하고, 2017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 또 인텔은 너바나와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결합해 머신러닝과 딥러닝에 특화된 ‘나이츠 크레스트’도 로드맵에 추가했다. 인텔은 너바나 인수를 통해 딥러닝 트레이닝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계획이다.

자료: sociable

인수 외에도 인텔은 인공지능 기술 협력을 위해 구글과 손잡았다. 11월 이번 협력으로 인텔은 구글의 오픈소스 텐서플로(TensorFlow) 라이브러리 최적화 작업을 1분기까지 마무리할 계획이고,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기능을 인텔 IoT 에지 디바이스와 통합해 기업들에게 에지 투 클라우드(edge to cloud)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양사는 쿠버네티스((컨테이너), 머신러닝, 보안 등의 기술을 통합해 활용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GPU를 앞세우며 인공지능 기술 협력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엔터프라이즈 분야에 AI를 접목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과의 협력을 지난 11월 발표했다.

이번 협력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의 NV링크 상호연결 기술과 파스칼(Pascal) GPU를 탑재한 가속 시스템 파워 활용으로 코그니티브 툴킷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빠르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

IBM도 엔비디아의 NV링크 등의 기술과 GPU를 자사의 딥러닝 소프트웨어 툴킷인 IBM 파워AI(Power AI)와 AI용 IBM 서버에 접목시켰다. 이 새로운 솔루션은 IBM의 인지 솔루션 플랫폼인 왓슨을 훈련하는 여러 딥러닝 방식을 도입해 엔터프라이즈 부문에서 AI 전문성을 넓히기 위한 행보를 지속할 예정이다.

지난 11월 SC16에서 MS와의 협력에 대해 발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의 공동 설립자 겸 CEO.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전장부품 기업 ‘하만’,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기업 ‘비브랩스’, 차세대 문자메시지 RCS 기술 기업 ‘뉴넷 캐나다’ 등 총 3건의 인수를 확정지었다.

그 중에서 삼성은 비브랩스 인수를 통해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TV, 냉장고, 세탁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 향후 확산될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에도 대화면 음성인식 인터페이스를 적용시켜 하나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성한다는 복안이다.

또 삼성은 뉴넷 캐나다의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 기술을 활용해 단순 메시지(SMS) 전송을 비롯해 사진·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송과 그룹 채팅 기능 제공, 음성인식 솔루션 기반의 음성검색이나 지도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일종의 ‘챗봇’ 서비스 도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올해 하반기 주목할 만한 인공지능 협력 이슈는 지난 9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에 본사를 둔 5대 기업이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심층연구와 미래 기술표준 등을 마련하기 위한 파트너십(Partnership on AI)을 결성한 것이다.

동맹을 맺은 기업들은 파트너쉽을 통해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 정책 제언, 윤리·공정성·통합성·투명성·프라이버시 등에 대한 출판물 발간,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력 등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인공지능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산업을 혁신해 나가려는 주요 기업들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인공지능의 성능을 결정짓는 3대 핵심 기술 요소인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의 협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훈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 플랫폼은 방대한 데이터에 대한 학습을 통해 성능이 발전되고 정교화 되기 때문에 초기 인공지능 플랫폼과 후발 주자로 시장에 들어와 새롭게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기업 간의 성능의 차이는 크게 벌어 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주요 기업들은 인공지능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과 인수를 통한 노력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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