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한국의 임베디드 기업'

본지는 12월호를 기념해 뛰어난 기술력으로 한국 임베디드 산업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토종 한국기업들을 선정, 이들의 노하우를 국내외 임베디드 업계에 공유하고 나아가야할 길을 모색하는 ‘한국의 임베디드 기업’ 제하의 좌담회를 진행했다.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좌담에는 ▲에프에이리눅스에서 유영창 대표 ▲MDS테크놀로지의 유병석 상무 ▲리코시스 최인용 회장 ▲유비벨록스모바일 신임근 실장 등이 참여했다. 사회·정리 김양균 기자.

(시계방향으로) 유비벨록스모바일 신임근 실장, 리코시스 최인용 회장, MDS테크놀로지의 유병석 상무, 에프에이리눅스 유영창 대표

Q 내년은 어떻게 진행될까.

신임근 실장=임베디드 시장이 살아난다고 말해야겠지만 쉽지만은 않다. 당장 우리가 맡고 있는 분야를 포함해서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싶다.

유영창 대표=기존의 방식으로 이뤄지던 임베디드 시장은 약화될 것 같다. 최근 IoT는 트렌드이지 제품이 아니다. 이를 통한 ‘킬러 제품’이 나와야 한다. 이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만든다. 현재 외국 투자 자본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활발하게 일하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가능성이 보인다.

최인용 회장=임베디드 분야에 의지를 가진 젊은이들과 아이디어와 노하우가 충분한 시니어들이 스타트업을 세워 참신한 사고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 기존 업체들에게서 새 동력을 끌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을 잘 이끌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기존 방식대로 접근하다간 융합이 어려울 테니 말이다.

Q 정부도 임베디드 인력 양성 사업을 시작했다.

최인용 회장=굉장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들이 돈을 벌게 해줘야 한다. 어떻게 하면 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할까가 관건이다. 임베디드 분야의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이라면 당장 먹고 살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유영창 대표=지원과 관련해 국내 R&D 투자 중 스타트업에 할당되는 액수를 보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스타트업에 혜택을 주려다보니 금액이 적어진다. 이런 방식이 과연 옳은가.

최인용 회장=그래도 스타트업 지원은 이뤄져야한다. 대학 졸업자에게도 (취업 고용센터 등에서) 50만 원가량은 쥐어주질 않나. 하물며 전문 기술을 갖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펼치고 있다면 최소한의 생존 자금은 대 줘야하지 않을까.

유병석 상무=내년도 여건이 녹록치만은 않다. 중국이 바싹 추격한 한 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한국과 대등해졌다. 항공·우주·드론 등의 분야는 이미 한국보다 앞섰다. 아직 디스플레이는 한국만 못하다고 해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향후 중국이 더 앞서리라 예상되는 만큼 우리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특정 애플리케이션 부분은 한국이 앞서지 않을까.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Q MDS테크놀로지도 AI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가.

유병석 상무=회사가 직접 기술 개발을 하진 않지만, 기술 도입 및 응용, 접목을 계획하고 있다. 예컨대 생산 공정을 기존에는 사람이 판단했다면, 향후 머신이 판단케 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판단을 위해서는 AI을 도입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다양한 시도를 준비 중이다.

Q AI가 매출로 연결될 수 있을지 고민이 적지 않을 텐데.

유영창 대표=IoT와 AI 등의 트렌드가 ‘유행’인지 ‘방향’인지 판단해야 한다. 물론 이 둘은 ‘방향’이 맞다. 이미 미국에서는 실질적인 서비스 기술로 선보이고 있다. 아마존에서 IoT를 활용한 에코 등을 보라. 이미 상품화하지 않았나. 지금 당장 한국은 준비가 덜 되어 있어서 힘든 것일 뿐이다.

최인용 회장=내년 임베디드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임베디드를 하려면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투자를 늘리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자동차, 조선, 가전, 스마트폰까지 과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등은 투자가 활발하다. 시장 확대와 발전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임베디드 기업을 필두로 ICT 기업들이 이들 국가를 겨냥한다면 승산이 있다. 리코시스는 내년 중국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내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인도는 70년대 수준의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조만간 한국을 추격하리라 예상한다.

(왼쪽부터) 유비벨록스모바일 신임근 실장, 리코시스 최인용 회장

Q 결국 해외 진출이라는 화두로 귀결된다. 작금의 상황이 글로벌 진출 전략의 부재 내지는 실패 때문이란 얘기기도 하다.

최인용 회장=글로벌 진출이라는 게 중소기업 혼자만의 힘으로는 힘에 부치다. 부품 및 상품 제조·판매 업체와의 코웍이 필요하다.

Q 그렇다면 내년 각 기업별 로드맵은 무엇인가. 해외 진출 등을 포함해서 말이다.

유영창 대표=제품과 다르게 기술 수출은 만만치 않다.

유병석 상무=맞다. 기술은 제품처럼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클라이언트에게 어필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유영창 대표=중국의 요구는 간단하다.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무조건 오케이’다. 별도로 사람이나 무엇인가가 ‘엮여야 한다면’ 딱 손을 젓는다. 기술은 역시 쉽지 않다.

최인용 회장=차라리 기술자를 파견해서 진행시키는 건 어떨까.

유영창 대표=현실적으로 인력 수급에 애로가 있다. 언어 장벽도 변수다. 무엇보다 중국의 임베디드 기술력이 꽤 높다. 미국에서 국가별 소프트웨어 순위를 조사했는데 중국이 현재 2위를 기록했다.

Q 시장 부피가 큰 탓도 있지 않나.

유영창 대표=품질도 2위다. 중국은 미국보다 클라우드 기술이 더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블랙 프라이데이 당시 미국은 고작 2억여 명의 유저를 감당하지만, 중국은 10억 명을 감당할 수 있다는 배짱이다.

최인용 회장=중국 정부는 첨단 기술에 관해 너그럽다. 기술자들에게 많은 지원과 투자를 한다.

유영창 대표=에프에이리눅스가 그동안 개발했던 경험이 매출의 한 축을 차지한다. 이 말은 중국 기업들이 기술을 응용할 경험이 부족하고 이 부분을 공략할 수 있단 얘기다. 중국은 사실상 첨단기술을 보유했다기보다 사오거나 인재를 수입해왔다. 응용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경험은 제조서비스를 의미한다. 서비스는 사람의 경험을 전산화해서 웹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은 경험이 매우 풍부하다.

최근 개발 환경이 온라인화 되고 있다. 과거 패키지로 팔던 개발풀이 이제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에프에이리눅스는 자체 기술 솔루션 등 모든 환경을 온라인으로 옮기고 있다. 온라인을 통하면 글로벌화가 쉽다. 글로벌 표준에 적합한 기술을 온라인으로 제공,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게 현실적일 수 있다.

신임근 실장=중국 기술력에 대해 다르게 본다. 상위 그룹의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대다수의 제조 및 생산업체들은 한국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있다. 중국 기업이 와이파이 모듈을 유비벨록스모바일에 의뢰하면서 제조는 해도 솔루션 개발은 못하겠다고 하더라. ‘유비벨록스모바일의 솔루션을 얹어주면 중국에 팔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국내 임베디드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은 남아있다. 물론 사업파트너를 찾는 것은 또 다른 얘기다. 알리바바 등 중국 대기업과는 삼성 등이 커버하면 된다. 그 밑에 있는 훨씬 더 많은 기업들과의 기술 경쟁력은 아직 한국이 더 우세하다.

유병석 상무=그동안 MDS테크놀로지는 주로 내수시장에서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14년 한글과컴퓨터에 인수된 이래 한컴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려고 시도했다. 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진출에 역점을 두고 있고 내년께 해외 시장에서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MDS테크놀로지의 유병석 상무, 에프에이리눅스 유영창 대표

Q 각사가 관심을 둔 영역을 포함해 내년 임베디드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꼽는다면.

유영창 대표=‘기존에 보유한 기술을 온라인 서비스화 하는 것’. 이것이 핵심이다. IoT는 결국 ‘클라우드에 붙이는 것’이다. 온라인 서비스화다. 이를 통한 이익 창출로 가는 게 중요하다.

신임근 실장=회사의 주력 분야는 IoT다. 올해 IoT시장이 안 열렸다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술적 가능성이 논의되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확실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핵심은 단순하다. 기업은 돈을 벌어야하고 소비자들은 기존과는 확연한 기술적 차이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유비벨록스모바일의 지향점도 이것이다. ‘확실한 차별점을 가진 IoT 적용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는 것’.

최인용 회장=자동차 분야에서 임베디드 기업들의 글로벌화와 협업이 필요하다. 이는 임베디드 기업들끼리의 코웍을 포함해 대기업-중견기업 간의 협업을 포함한다. 내년에는 협업을 통해 해외 시장을 노크해야 한다.

유병석 상무=IoT가 제대로 확산되는데 걸림돌은 다름 아닌 ‘보안’이다. 이 위협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데이터 노출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까지 IoT 보안과 관련해 언론보도가 있었을 뿐 대단위 보안 사고가 보고된 적은 없다. 향후 IoT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보안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해 과거 기능 구현 위주였다면, 기능의 안정성에 대한 요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개발 프로세스에서도 이 요구가 반영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품질 관리에 대한 요구는 증가될 것이다. 올해 초부터 이런 분위기 변화를 느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에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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