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모르디엑(Christian Mohrdieck) 다임러 연료전지 부문 이사(교수)

현재 독일에서 수소연료전지차량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다임러로 1994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현재 약 250대의 수소전지차량이 보급됐다.

다임러는 버스, A·B 클래스 수소연료전지차량 개발·보급에 이어 SUV 차량에 차세대 수소연료 전지시스템을 적용, 올해 선보였다. 이 시스템 적용 모델의 2017년 상용화 및 친환경 차량 개발에 향후 2년간 약 145억유로를 투자할 것이라 전격 발표했다.

크리스티안 모르디엑(Christian Mohrdieck) 다임러 연료전지 부문 이사(교수)는 수소연료전지차량 사업 성과와 향후 계획, 국제 협업과제에 대해 무역관과 인터뷰를 진행, 한국 납품업체와의 제휴에 대해 적극 검토할 가능성을 밝혔다.

크리스티안 모르디엑(Christian Mohrdieck) 다임러 연료전지 부문 이사(교수), 자료: 다임러

Q. 현재로서는 다임러가 독일에서 H2모빌리티 보급에서 가장 적극적인 완성차 업체로 보인다. 현재까지의 성과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A. 다임러는 수소연료전지차량과 관련해 글로벌 선도기업이라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1994년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첫 상용화용 차량은 소형차량으로 A-클래스 F-셀이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소량이기는 하나 2009년 벤츠의 대량 생산라인 공장에서 B-클래스 F-셀이 생산규격을 충족, 생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바로 몇 주 전 차세대 F-셀 모델인 SUV 타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LC F-셀이 공개됐다.

수소연료 충전과 리튬이온 2차 전지 충전이 모두 가능한 새로운 모델로 완전 충전시 약 500㎞ 주행이 가능하다. 수소연료 4㎏을 실을 수 있는 700바 규격의 탄소복합재수소탱크 2개가 탑재돼 있으며 3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2차 전지 완충시 50㎞ 주행이 가능하며 가정용 콘센트, 일반 공공 전기충전소에서 편하게 충전이 가능하다.  

GLC F-셀 모델은 이전 모델에 비해 30% 이상 콤팩트해졌으며 스택 파트의 플래티넘 비중을 혁신기술을 통해 90% 가까이 감축해 가격 면에서도 큰 개선을 이뤘다.
 
다임러는 독일에서 가장 많은 F-셀 모델을 보급했다. 보급 차량 수는 현재까지 B-클래스 연료전지(Fuel-Cell), 치타로 연료전지 하이브리드(Citaro FuelCell-Hybrid) 버스 등을 포함해 약 230대로 많지 않지만 정부,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구매자에 이르기까지 고객이 있다.

차세대 F-셀 모델이 발표됐고 새로운 수소연료전지기술로 전환하기로 한 현재, 앞으로 B-클래스 수소연료전지차량의 증가는 없을 것 같다. 2017년부터는 GLC F-셀에 적용된 새로운 시스템에 집중할 예정이다.

독일 내 수소충전 인프라 보급에도 적극적인 참여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지난해 H2모빌리티라는 합작 투자사를 유럽 내 에너지기업  쉘(Shell), 에어 리퀴드(Air Liquide), 린드(Linde) 그룹, OMV, 토털 5개 기업과 함께 설립했다. 완성차 업체로는 유일한 지분참여기업이다.

혼다, 도요타, BMW 등 다른 자동차 기업도 협력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는 협력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으나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했다.

다임러에서 올해 신규 발표한 GLC F-셀 하이브리드 시스템

Q. 수소연료전지차량 개발에서 특별한 어려움이 있는지?

A. 기능적인 면에서 수소연료전지차량은 시장보급에 최적화돼 있다. 생산적인 측면의 어려움을 우리는 이미 다수의 모델을 선보임으로써 해결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수소연료전지차량 상용화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바로 가격과 충전 인프라 보급이다.

다임러는 다양한 접근방법을 통해 생산가를 낮추려고 노력 중인데 그 첫 번째가 모듈화다.
모듈시스템은 공통된 규격을 통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확장성을 기업에 부여할 수 있다. 모듈화를 위해 다른 부품생산 OEM 기업과 함께 하위 부품 규격화 노력 또한 경주하고 있다.

Q. 일반 전기차량과 같이 경량화도 중요한지?
A. 수소전지차량에서 경량화는 크게 중요한 이슈는 아니다.  이미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등 구동장치 및 수소저장시스템은 기존 드라이브 트레인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수소저장시스템의 무게가 아직 목표한 것보다 더 나가긴 하나 경량화 자체가 최우선 해결과제는 아니다.

Q.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첫 번째 강점은 짧은 충전시간과 함께 1회 충전으로 인한 이동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강점은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대형차량, 특히 트럭이나 버스와 같은 상용차에도 매우 적합하다는 것이다.
연료전지 기술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가정용 에너지 시스템, 예비전력용 시스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Q. 수소차량에 대한 인식 제고 등 프로모션에도 힘쓰는 것 같다. 2011년에는 F-셀 차량으로 월드 드라이브 투어도 진행했는데 수소차량 보급을 위해 어떤 프로모션을 또 진행하는지?  

A. 2011년은 칼 벤츠가 처음 자동차를 선보인 1886년을 기념하는 125주년으로 F-셀 차량을 비롯해 회사 전반으로 큰 의미가 있었고 월드 드라이브 투어는 그 중 하이라이트였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우리는 F-CELL 기술에 대한 프로모션을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해왔는데 가장 최근의 행사 중 하나로는 F-셀 기술을 비롯한 대체 드라이브 트레인(Drive Train) 기술을 한 주간 선보인 ‘테크데이 로드 투 더 퓨처(TecDay Road to the Future)’가 있었다.

매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참석자들이 대체 구동기술, GLC F-셀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소재충전 시스템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수소 재충전을 어려워하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수소연료 충전이 휘발유나 디젤유 주유처럼 얼마나 쉬운지 그리고 빨리 될 수 있는지 경험했다.

다임러의 F-셀 차량 모델(B-Class F-Cell, GLC F-Cell, Citaro F-Cell Hybrid)

Q. 다임러의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라는 목표에 있어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A.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차세대 드라이브 트레인 기술 중 하나다. 사실 어떤 구동기술을 선택·적용하느냐는 여러 가지 현실적, 혹은 환경적인 규제와 소비자 수요에 달려있는데 한 가지 예로 우리는 소형차량인 SMART 모델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하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생각해 절대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나 반대로 대형, 이번의 GLC 모델과 같은 SUV 차량에는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적용이 많은 장점을 더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디젤차량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디젤 및 가솔린 차량은 여전히 주류 기술이며 기업의 운영에도 매우 중요하다. 가장 최신의 디젤 및 가솔린 차량 기술은 차세대 차량 시장을 위한 경쟁의 결과이기도 하나 내연기관 등 괄목할 만한 개선을 이루어 매우 깨끗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Q. F-셀 차량의 시장성에 대해서는 판매나 지역적 측면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우선 언급했듯이 시장성을 위해 연료전지 시스템 적용에 적합한 차량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차세대 연료전지 차량으로서 GLC 모델의 선택은 내부적으로 매우 신중하고 심도 있는 논의 후 결정됐다. 세일즈, R&D, 전략, 커뮤니케이션 파트 등 거의 모든 파트에서 참여해 어떤 차량 모델이 해당 기술에 가장 적합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지역과 관련해서는 당연히 수소충전 인프라의 유무가 중요하다. 유럽, 캘리포니아, 일본 등 아시아 등지에서 수소충전 인프라가 집중적으로 보급되고 있는데 이 지역들이 앞으로 수소연료전지차량 판매에 주요한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독일 내 운영 및 설치 중인 수소충전소  <자료: H2stations.org>

Q. 납품구조는 어떠한가? 외부 협력사에 대한 의견은?

A. 인 하우스(In house) 생산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기술인 스택(Stack)과 수소탱크시스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외 부품은 자회사, 외부 협력사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하위 부품은 외부조달 없이는 어려운데 브랜드를 막론하고 F-셀 차량에 모두 적용, 납품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있으면 가격경쟁력 면에서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납품 제안은 언제든지 환영하며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격과 성능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복합재 부품 업체를 만난 적이 있는데 가격 면에서 좌절한 경험이 있다. 한국 기업 중에 뛰어난 제안이 있으면 만날 의향이 충분히 있다.

Q. 수소충전 인프라 확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2014년 5개 기업과 함께 H2모빌리티라는 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소충전인프라 보급 목표가 2018년까지 100개, 2023년까지 400개인데, 현실적인 목표인지?

A. 이 목표는 충분한 수소연료전지차량이 보급되기만 한다면 매우 현실적인 목표다. 현재까지 이 목표는 모든 참여자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보급 진행상황과 계획을 보았을 때 충분히 달성될 수 있는 수치라고 본다.

Q. 정부 지원은 어떤가?

A. H2모빌리티 프로젝트는 기업영역에서 시작됐지만 정부의 독려가 매우 강했다. 실제로 정부는 우리측에 민관협업체를 만들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독일 연방교통부에서 지원 중인 수소충전소 50개소 구축 프로그램도 H2모빌리티의 관리 하에 들어오게 된다.

정부는 올해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을 발표했으며 2016년 종료되는 NIP 프로그램 또한 2차 시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정부가 재정적인 측면에서 적극 지원하는 부분은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독일 정부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또한 인프라 지원에 적극적으로 국경지역 충전소 설치를 지원하는 텐(Ten(-T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고 있다.

다임러는 수소연료전지 핵심 부품인 스택(Stack)의 기술 개발을 위해 미국 포드와 합작해 오토모티브 연료전지 쿠퍼레이션(AFCC, Automotive Fuel Cell Cooperation)를 밴쿠버에 설립, 제조는 메르데스-벤츠 전지(Mercedes-Benz Fuel Cell, MBFC)를 통해 하고 있다.

연료전지 시스템 및 수소충전 시스템은 자회사인 누셀시스(NuCellSys)를 통해 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볼라드 파워 시스템(Ballard Power System)의 연료전지 사업부를 2005년 다임러와 포드가 인수한 후 합작사로 이름을 변경한 것으로 현재는 다임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탄소섬유 강화 고압 수소탱크를 탑재한 수소탱크시스템은 다임러 독일 만하임 공장에서 제조되고 있다.

독일 에보닉(EVONIK)과 리튬이온전지 개발 및 생산을 위해 2009년 합작투자해 설립한 도이치 아큐모티브(Deutsche ACCUMOTIVE) 또한 지난 2014년 리텍(Li-Tec)과 함께 다임러로 100% 지분 인수됐으며 이번 신규 F-셀l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의하면 수소연료전지차량은 2027년 약 7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독일은 해당 분야에서 정부와 기업 차원의 투자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게이트 이후 수소연료전지차량은 충전 및 주행거리에 대한 이점으로 인해 시장성이 부각, 순수 전기차량과 함께 탄소배출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보급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자료:  IHS

독일 정부는 NIP 지원사업이 끝나는 2016년 이후에도 꾸준한 추가예산 확보를 통해 연료전지 기술개발 및 보급 사업을 지원할 것으로 보이며 그 규모는 연방 경제에너지부 발표에 의하면 향후 3년간 약 2억유로 정도로 예상된다.

독일 기업 차원에서는 2025년까지 약 20억유로 규모의 투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 선도를 위한 적극적인 제휴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독일의 경우 다수의 기업이 컨소시엄 및 합작사 설립을 통해 연구개발 및 시범사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현대·도요타·닛산 등 해외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국제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관련 기업의 적극적인 물량 확보 노력 및 정부 지원을 통한 수소충전 인프라 확충 등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부품 국산화를 대부분 달성한 수소연료전지차량 기술에 비해 수소충전인프라 기술 및 부품은 외부조달이 대다수이므로 기업과 정부의 전략적이고 현실적인 보급 계획 및 투자가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화학 및 철강산업을 통한 부생수소 확보 가능성이 높고 연료전지 기술력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친환경 내연기관으로의 전환을 위한 선택지는 수소연료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국내외 기업의 발 빠른 제휴를 통한 H2 모빌리티 기술 및 시장 선도를 기대해볼 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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