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자본 투자… 기술력↑위해 기업간 협업 추진, 비공개 원칙 고수하기도

끝없는 시범 운행으로 안전사고 위험성 줄이는 것이 과제

기술력뿐만 아니라 정책, 윤리 등 종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자율주행차 시장이 뜨겁다. 국내·외 자동차 기업과 IoT 개발 기업들은 막대한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촉망 받는 자율주행차 산업을 장악하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각국의 기업들이 제각기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어 어느 기업이 먼저 자율주행 상용화의 선두주자로 떠오를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의 시기를 2025년 이후로 관망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내에 시장 장악을 꿈꾸는 그들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자율주행차 시장은 왜 뜨고 있을까?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은 애플카에 투자하기 위해 전체 연구개발비를 100억 달러로 늘렸다고 지난 5월 밝혔다. 더불어 미국은 아예 국가가 직접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는 2017년 연방정부 예산안에 자율주행차 개발 예산을 40억 달러(4조8000억 원)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도요타도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 설립한 도요타 연구소에 향후 5년간 1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자율주행차 시장이 큰 규모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자율주행차가 확실한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는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양산형 자동차는 2020년경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에서 2035년까지 북미, 서유럽, 아시아태평양 3개 지역의 자율주행차 시장 연평균성장률은 8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해당 연도에 새로 출시되는 자동차 중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의 비중은 4.4%(2025년)→40.5%(2030년)→75.1%(2035년)로 고속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10만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2011년) / 출처 : 도로교통공단, 2013

이처럼 산업의 전망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으니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 자동차 기업이 아닌 인터넷 기업 구글(google)도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한 자율주행차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어 시장 열기는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자율주행차가 기업들에게 ‘핫플레이스’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인 운전자를 위한 안전대책이 요구되는 사회적 이슈가 대두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자동차와 정보통신, 첨단교통, 서비스 회사 등 이종 업종간의 연계로 인해 단순히 자동차시장의 발전뿐만 아니라 新사업모델 출현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또 이미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을 육성 중인 해외 선진업체에 뒤처지지 않는 국내 기업들의 기술 확보전략이 시급해진 것 또한 시장 활성화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재관 자동차부품연구원 본부장은 국내 자율주행 산업에 대해 “자율주행차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자동차기 때문에 우리가 관련 특허와 표준, 원천기술 등을 선점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못하면 부품 산업이 종속되는 것을 넘어 국내 자동차 산업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 시장의 중요성이 국내·외 경계 없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시장 장악을 위해 기업들은 각자 차별화된 전략으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구글

자율주행차 산업의 선두주자인 구글은 2014년부터 응용센서 및 센서로부터 얻어진 데이터를 처리하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적용,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발을 통해 핸들과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차를 현재 미국 4개 도시의 도로에서 시범 운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말까지 누적 278만km를 자율 주행모드로 주행했다. 또 언제, 어떤 상황에, 어떤 방식으로 경적을 울려야 하는지에 따른 경적 알고리즘을 개발해 자율주행차 내 인공지능에 훈련, 시험 중이다. 경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을 주기보다 모든 이의 안전을 위해 이용될 것이라고 구글은 설명했다.

SW 중심 개발의 구글 / 출처 : google

하지만 이렇게 수많은 실험과 시험 운행을 하고 있는 구글은 완전 자율주행기술이 완벽해질 때까지 단기간 안에 자동주행차량을 출시할 계획도 없을뿐더러 차량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마이클 맥도널드 모닝인베트스먼트 연구원은 “구글이 추진하고 있는 자동주행 기술은 운전자가 목적지의 주소를 입력하고 경로를 선택하면 나머지는 자동차가 전부 알아서 하는 레벨(level)3등급이나 4등급”이라고 추정했다.

이들은 2017년까지 구글 맵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능한 구간 내에서 근거리 자율주행차의 실용화를 추진 중이며 3년 후인 2020년에는 미국 내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 실패를 딛고 일어나라

구글이 철저한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면 테슬라는 최대한 제한적인 분야에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적용하고 베타테스트를 통해 진행 과정을 시중에 공개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테슬라 모델S와 X를 개발해 자율주행 하드웨어를 두고 이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확대해나가는 방식을 선택해 구글과는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테슬라는 베타테스트를 통해 진행 과정을 시중에 공개하고 있다 / 출처 : 위키피디아

하지만 이런 테슬라의 개발 방식은 최근 발생한 자율주행 중 사망사고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밝은 태양 속에서 길을 가로질러 가는 하얀색 대형 트레일러를 감지하지 못한 것이 사망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테슬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의 자율주행 모드 시스템은 누적 주행거리가 2억900km나 되며 미국의 일반차량 교통사고 통계수치에 비교하면 더 안전한 수치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고속도로에서 차량의 속도를 통제하거나 차선을 바꾸는 것 등을 포함하고 있는 레벨2의 기술에 해당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애플, 막대한 자본력을 투자하다

자동차 기업이 아니지만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구글뿐만이 아니다.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 비밀 프로젝트 ‘프로젝트 타이탄(Project Titan)’을 진행한다는 이야기는 실리콘밸리 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작년 연구개발비는 8조2000억 원인데 비해 올해 투자금액은 30% 증가한 11조7000억 원이라고 밝혀 자동차 산업에 대한 애플의 야망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애플은 2019년부터 본격 애플카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출처 : google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이야기에 따르면 애플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애플카’를 생산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자율주행차가 아닌 전기차 생산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테슬라 CEO인 엘론 머스크와 여러 차례 전기차에 대해 논의해왔으며 테슬라 이외에도 포드, BMW의 유능한 자동차 엔지니어를 섭외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자동차 위탁 생산업체인 마그나 스타이어와 협력해 그동안 취약점으로 꼽혔던 자동차 생산 공장 부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처럼 막대한 자본과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지닌 애플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손을 잡아 시너지를 내게 된다면 전기차 시장은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존의 자동차 업계를 능가하는 자율주행차 시장의 장악력을 가지게 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내 자율주행 시장의 맹추격

해외의 기업들이 매일 크고 작은 이슈를 만들어내고 서로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는 사이, 국내 기업들의 행보 역시 분주했다. 국내 스마트자동차 기술력은 세계 4위 수준으로 완성차업체의 신기술 적용능력은 선진국과 유사하지만 핵심부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차량의 속도를 통제하거나 차선을 변경하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레벨2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선진국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국토부의 발표 아래, 행정적 지원을 받은 현대·기아차의 제네시스는 지난 3월 실도로에서 시범 운행을 마친 국내 제1호차가 됐다. 운전자가 자율주행 중 핸들이나 브레이크 등을 조작할 경우 자동으로 자율주행 기능이 해제되는 ‘운전자우선모드 자동전환기능’, 주요 장치의 고장을 자동으로 감지해 경고하는 ‘기능고장 자동감지기능’, 충돌위험 시 자동으로 제동하는 ‘전방충돌방지기능’ 등을 탑재했으며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사고분석이 가능하도록 운행기록장치, 영상기록장치 등을 장착해 실도로 시범 운행을 마쳤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 기술의 국산화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 출처 : www.motorgraph.com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차 대규모 양산화를 염두에 두고 전자 및 제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부품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해 자율주행 기술의 국산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으며 2020년부터는 통합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이재관 자동차부품연구원 본부장은 “자동차산업 역량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실현을 위한 ICT·SW 융합, 도로 인프라 지능화 등 자동차-ICT-도로가 연계된 기술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며 “공용플랫폼, 글로벌품질 기반 SW, 인공지능, 통신, 센서 등을 융합해 현재 완성차 생산대수 기준 세계 5대 강국인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관련 기술의 내재화가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여 국내 시장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하기도 했다.

인간의 생명 걸린 산업…신중해야

이제 자율주행차 시장은 2020년에서 2035년까지 북미, 서유럽, 아시아태평양 3개 지역 연평균성장률 85%에 도달할 것을 전망할 정도로 21세기 미래 산업의 주요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자율주행차 시장의 경쟁과 협력은 아직 진행형이며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자율주행차 산업에 투자하며 앞다투어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높은 기술력만을 좇아 앞만 보고 달리기엔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다. 국가적 차원에서 전자 지도 구축, 도로 교통 체계 정립, 법적 개편 등 정책적 변화를 통해 자율주행 시장의 초석을 다져야 할 것이며, 기업은 기술력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생명이 걸린 산업인 만큼 사회적, 윤리적 요소도 고려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부분과 관련해 이재관 자동차부품연구원 본부장은 “완전 자율주행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위해서는 교통사고의 책임 소재 및 윤리 문제 등의 사회적 합의와 함께 민법·상법 등 대대적인 법체계 개편이 필요하며 기술적·산업적·정책적·사회적으로 아직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많이 있다”고 덧붙여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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