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흥미 위주 콘텐츠서 탈피, 산업 융합 가능성 큰 AR은 B2B 공략해야..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신기술이 ICT 산업을 넘어 실생활에 빠르게 자리한 가운데 증강·가상현실(AR·VR) 기술이 새로운 비즈니스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도 오큘러스와 삼성전자 HTC와 소니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등 다양한 VR 기기들이 공개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물론 증강·가상현실 기술은 수십 년 전부터 SF영화에서 자주 등장했듯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상현실 기술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로 ICT 기술과 인프라가 구축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자와 통신업계,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등 레거시 산업계에서도 관련 기술 도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가상현실(VR)기술이 단순 재미를 넘어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하면서 관련 산업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스마트폰 탈부착형 VR 디바이스인 ‘삼성 기어 VR’)

가상현실(VR) 기술이 적용된 데모를 선보이며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제품 디자인 후 제조에 앞서 3D모델링을 통한 검증에 나서는 등 마케팅과 리테일, 제조 등 다양한 산업계에서 관련 기술을 이용한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게임과 영화 등 단순 흥미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넘어 교육과 e-커머스, 헬스케어, 제조업과 마케팅, 리테일 등 다양한 산업계로의 도입이 가능해 업계에 큰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관련 디바이스 대비 규모가 작은 소프트웨어·콘텐츠 시장 활성화와 관련 기술을 다양한 산업에 융합시켜 적극적인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공룡기업 관련 시장 적극 투자.. 관련 시장 열렸다?
가상현실(VR)은 IT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실제로 얻기 힘든 경험이나 환경을 기술적인 요인을 통해 인체 오감을 자극, 실제와 같이 체험하게 만드는 기술로 감각적인 몰입도가 높고 외부 디바이스를 활용해 가상 체험이 가능한 환경 내에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조금 다른 증강현실(AR)의 경우 현실에 가상사물을 합성해 원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증강현실의 경우에도 가상현실과 마찬가지로 현실과 가상현실과의 연동, 실시간 상호작용을 중요시 하고 있다. 특히 현실과 같은 3차원 좌표 공간에 ‘가상의 것’을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3차원 결합’이 주요 특징이다.

구글과 삼성, 애플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 성장성에 주목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현재, 관련 시장 규모는 2012년 1380억달러에서 2020년 3910억달러에 이르고 2030년에는 약 1조436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구글의 경우에는 차기 안드로이드 버전인 ‘안드로이드 N’에 고성능 VR 플랫폼인 ‘데이드림’을 공개하고 스마트폰과 VR기기, 앱 마켓을 묶은 VR생태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크버그는 가상현실은 차세대 소셜 플랫폼으로 자리할 것으로 내다보며 관련 기술·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자체적인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내 관련 업계의 기대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돼 다양한 디바이스와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전시회를 통해 소개되거나 데모를 통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서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 또한 작년 4월 컴퓨터그래픽(CG)와 증강·가상현실, 홀로그램 등 실감콘텐츠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인력양성과 R&D, 제작 지원 사업 등 관련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술·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6월22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VR 서밋 현장. 게임엔진 기업 유니티(Unity)는 HTC의 VR 헤드셋 바이브(VIVE)를 활용한 부스를 마련해 엔진을 포함한 다양한 개발 관련 서비스를 공개했다.

지난 6월22일 일산 킨텍스에서 ‘2016 로보유니버스’와 동시 개최된 VR서밋(VR Summit)에서도 AR·VR 콘텐츠를 제작·디자인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대거 참가해 관련 기술과 디바이스, 콘텐츠와 솔루션 등이 대거 공개됐다. 

같은 날(22일) 일본 도쿄국제전시장(BIG SIGHT, 빅사이트)에서도 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디바이스와 산업 간 융합도를 가늠할 수 있는 전시회가 개최됐다. 

‘매뉴팩처링월드 2016’의 부대 전시로 동시 개최된 ‘3D & VR엑스포(IVR)’에는 HMD와 스마트폰 전용 VR제품을 비롯한 VR 디바이스와 관련 애플리케이션, 3D모델링 기반 가상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디자인 존과 다양한 레거시 산업에 바로 적용 가능한 증강현실 솔루션이 출품됐다.

일본 도쿄국제전시장(BIG SIGHT,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3D & VR엑스포(IVR)’ 현장 모습. 전시회에는 HMD와 스마트폰 전용 VR제품을 비롯한 VR 디바이스와 관련 애플리케이션, 3D모델링 기반 가상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디자인 존과 다양한 레거시 산업에 바로 적용 가능한 증강현실 솔루션이 출품됐다.

삼성 기어 VR과 같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휴대용 디바이스는 물론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솔루션의 점검·유지보수를 지원하는 AR 작업 지원 솔루션 등은 참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흥미 위주 VR 콘텐츠 ‘한계’ 지적
국내에서도 가상현실(VR)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VR산업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VR 시장 규모는 2016년 1조3735억원, 2020년에는 5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 상황으로는 모바일 중심의 하드웨어(스마트폰을 이용한 VR기기, HMD 등)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련 소프트웨어·콘텐츠 시장은 극히 미비한 상태다. 흥미 위주의 가상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엔터테인먼트 시장에만 집중된 점도 산업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되는 점이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결코 작은 시장은 아니지만 비슷비슷한 디바이스와 콘텐츠의 평준화는 솔루션·서비스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될 수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VR 시장규모를 전년 대비 65.2% 성장한 3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초기 시장은 HDM 디바이스와 게임 소프트웨어가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2017년 이후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확대되면서 소프트웨어·콘텐츠 시장이 전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ICT와 융합된 스마트공장 등 제조업에서 관련 기술을 활용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자면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증강·가상(AR·VR)현실 기술을 이용, 자동차 기획과 디자인, 생산에서 판매·마케팅까지 전과정을 디지털화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부품과 센서를 장착해 자동차를 제작하기 전 가상환경에서 완성차를 경험할 수 있는 가상조립(Virtual Assembly)이 핵심 기술로 사용된다. 

6월 도쿄에서 열린 IVR에서는 VR 디바이스를 착용한채 몰입형 가상체험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일본 시장의 경우 플레이스테이션(PS)과 같은 가정용 콘솔 게임 산업이 이미 자리 잡은 현재 시장 특성 상 다양한 게임 콘텐츠가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기존의 제조 산업계에 적용 가능한 VR솔루션도 다수 출시되고 있다.

6월 IVR에 참가한 옵티스재팬(OPTIS JAPAN)의 경우 작업 검증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HIM“과 관련 디바이스를 공개했다. HMD 디바이스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자동차 시트 조립과정의 검증이나 비행기 엔진 장착 등 제조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한 VR솔루션은 참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얻었다. 

HMD 디바이스와 모션인식 센서를 통해 가상 경험을 제공하고 움직임과 활동량 등을 측정하는 솔루션도 공개됐다. 단순한 흥미 위주의 경험을 넘어 제조업과 스마트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기술 융합이 눈길을 끌었다.

 

◇VR 보다 규모 큰 AR 시장, B2B 시장 공략해야
증강현실(AR) 시장의 경우 현재는 VR 시장보다 규모가 작지만 향후 더 급격히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계 투자은행인 디지-캐피탈(Digi-Capital)은 보고서를 통해 현재는 VR 부문이 관련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2020년경에는 VR 대비 AR 시장이 4배가량 높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주로 고정된 자리에서 가상 경험만을 제공하는 VR 시장과 달리 AR의 경우 글래스 타입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스마트폰·태블릿과 같은 디바이스를 통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술 도입 시장도 게임과 하드웨어, 군사와 의류·교육 등의 니치마켓이 주를 이루는 VR 시장과 달리 AR 시장의 경우 게임과 하드웨어는 물론 전자상거래, 음성통화와 광고시장 등 다방면에 걸쳐 비즈니스가 전개될 확률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디바이스와 콘텐츠 등 AR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국내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 또한 활발하다. 특히 일본 시장으로 문을 두드리는 AR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많은데 산업 전반에 바로 적용 가능한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 도입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점이 이유로 보인다. 

국내 VDI 솔루션 기업인 틸론의 경우 최근 반투명 사이니지/AR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일본계 기업 ‘PRP’를 인수, AR 기반 O2O 솔루션인 ‘판타스테이션’을 필두로 일본 시장에 나서고 있다. 판타스테이션은 투명 디스플레이에 AR 기술이 융합된 솔루션으로 인터넷 환경에서 미리 주문한 제품을 오프라인 환경에서 원하는 시간에 찾아갈 수 있는 O2O 솔루션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도시바의 스마트 글래스 ‘웨어뷰(Wearvue)’ TG-1을 도시바 부스 모델이 착용하고 있는 모습. 일본의 경우 글래스 타입의 웨어러블 제품과 AR 애플리케이션이 접목된 솔루션이 제조 산업 현장에 보급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웨어러블엑스포에 참가한 일본 기업인 웨스트유티니스(WESTUNITIS)의 산업용 글래스인 ‘인포링커(InfoLinker)’의 경우 고글 및 일반 안경에 편리하게 탈부착이 가능한 디바이스를 선보여 해외 참관객의 관심을 끈 바 있다.

브라더(Brother)의 경우에도 스마트 HMD 제품인 ‘에어 스카우터(Air Scouter)’를 같은 자리에서 선보였는데 AR 기반의 다양한 정보를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어 현재 파나소닉 생산 공장과 같은 현지 생산 공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국내 광학기업인 그린옵틱스의 경우 글래스 타입 HMD 제품인 ‘뷰티(VU:t)’를 같은 자리에서 선보였는데, 안드로이드 킷캣 OS가 탑재된 제품으로 2미터 거리에서 50인치 크기의 화면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번역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자동 통번역 서비스를 받아볼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점이 특징”이라며 “게임 산업이 발달한 일본 시장의 경우 디바이스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개발 관련 상담도 다수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IVR에 참가한 증강현실 플랫폼 기업 ‘어그먼트(Augment)’의 경우에도 제조·의료·리테일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한 AR 플랫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6월 한 달간 홍콩과 한국, 일본에서 관련된 전시회에 참가한 어그먼트는 재미·흥미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계보다 시장 규모가 큰 B2B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어그먼트의 증강현실(AR) 플랫폼은 3D 모델이나 모델 갤러리에 연결된 2D 이미지인 트래커를 앱으로 스캔하면 곧바로 3D 모델링이 가능하고 트래커 미사용 모드를 통해 카메라를 통한 화면 이미지에 곧바로 3D 모델링을 불러와 시각화할 수 있어 제조와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난 루도빅 다니오(Ludovic Dagneau) 어그먼트 아시아 지역 사업 개발 부문 총괄은 현재 이슈로 자리한 AR 기술을 바라보는 각 국가 간 시각차가 존재해 로컬 간 차별화된 시장 공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국적기업이 대거 포진된 홍콩의 경우 리테일 시장을, 한국의 경우 스마트가전과 코스메틱 산업계를, 일본의 경우 디자인 설계·검증에 있어 3D 모델링이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자동차 기업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만큼 로컬 시장 이슈를 반영한 다각적인 시장 공략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B2C가 아닌 B2B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로는 “서비스 제공 위주의 시장보다 산업 규모가 훨씬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막 열린 가상현실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기술·서비스 개발 노력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으로 선별된 시장 공략이 중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VR 시장의 경우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기술 선진국에서는 가상현실 콘텐츠에 대한 기술 개발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시장이 열리기 직전인 상태로 그간 축적된 기술과 빠른 콘텐츠 개발로 발빠르게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가상 해외여행 체험과 같은 모션 인식 기반 몰입형 가상 체험 콘텐츠 등 ‘몰입감’이라는 주요 전제를 가장 크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 산업을 넘어 타 산업과의 융합에 중점을 둔 콘텐츠 확보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제조산업과 리테일, 마케팅 등 타 산업 간 융합 가능성이 큰 AR 시장에서도 목표로 하는 시장에 대한 포지셔닝 전략,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로컬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 바탕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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