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듣는 수준’이 높아졌다

기존에 고가의 오디오 장비에만 탑재됐던 음향 기술인 하이파이(Hi-Fi)가 대중화되고 있다.
장소와 관계 없이 언제 어디서든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듣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오디오 성능이 중요해 졌다.

스마트폰은 제품 차별화를 위해 고사양 음향를 구현하려 하고, 더 나아가 보다 좋은 음질을 제공하는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가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무선 오디오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했다.
더불어 휴대용 오디오 디바이스와 함께 지속적인 성장을 해온 헤드셋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저가 헤드셋에도 적용시키기 위한 시도가 일고 있다.

 

◇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블루투스 스피커·자동차 오디오 시스템 시장 ‘급성장’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무선 스마트 오디오 시장은 연평균 88%의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2010년 150만대 규모에서 2018년 66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GFK 재팬이 발표한 일본 고음질 오디오 판매 시장 분석자료에 따르면 포터블 플레이어는 2013년 전체 오디오 시장에서 3%에 불과했지만 2015년 상반기엔 4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15년 상반기 일본 고음질 오디오 판매금액에서도 포터블 플레이어는 2013년 상반기 대비 290% 증가했다.

소니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시장 규모는 2014년 782억원에서 2015년 1157억원으로 확대됐고 올해 1461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며 그 중 무선 헤드폰과 이어폰이 약 833억원, 스피커가 62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5일 소니코리아의 블루투스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모리모토 오사무 소니코리아 대표는 “국내 블루투스 음향기기 시장이 확대되면서 휴대성을 넘어 고음질,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 (자료: 르노삼성)

자동차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존에는 매니아층 중심으로 자동차의 고음질 스피커 시스템을 중요시 했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엔터테인먼트와 인포메이션 기능이 합쳐진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확대되면서 차량에 탑재된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의 브랜드는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에 영향을 주게 됐다.

똑똑해진 소비자는 기본적인 음향 기술에 대한 지식을 갖추게 됐으며 독자 오디오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네임 벨류가 상승해 브랜드화 됐다. IT 및 오디오 브랜드들은 무선 스피커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자동차 브랜드도 음향 기술을 강조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더불어 오디오 솔루션 및 반도체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전보다 더 활발해 졌다.

IHS에 따르면 새로운 자동차에 탑재된 전세계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매출은 2014년 860만대에서 2021년 116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95%가 고사양 음향 시스템을 선호한다고 답했고 그 중에서 70%가 오디오 시스템 브랜드 이름이 자동차를 구매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또 44%가 다음 차량 구입 시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구축된 차량을 지불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IHS가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소비자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보스는 가장 영향력 있는 오디오 브랜드로 선정됐다. 중국에서는 소니가 가장 인기가 높았다.

셀리나(Celina) IHS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수석 연구원은 “보스는 독자적인 하이파이 기술 보유하고 있고 고급 오디오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 선호도와 신뢰가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 트렌드에 따라 자동차 브랜드들은 오디오 시스템 브랜드를 앞세워 마케팅하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는 부메스터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했고 아우디의 최상급 모델 A8에는 뱅앤울룹슨의 3D 사운드 시스템을 사용했다. BMW, 재규어, 마세라티는 기함급 모델에 16개의 스피커로 이뤄진 다이아몬드 시스템으로 유명한 바워스앤윌킨스의 스피커를 장착했다. 

벨로스터에 닥터드레 에디션을 탑재했다.

국내 자동차도 해외 유명 오디오 브랜드 시스템을 장착해 출시하고 있다. 현대는 벨로스터에 닥터드레 에디션을 탑재해 사운드에 민감한 젊은층을 겨냥해 특별판 모델을 출시했고, 제네시스와 같은 프리미엄 라인에는 렉시콘 오디오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외에도 현대와 기아차는 하만의 JBL과 렉시콘을, 르노삼성은 보스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해 제공한다.

이처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이 주목 받으면서 관련 기술을 강화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2015년 4월 오디오기업 하만인터내셔널은 뱅앤올룹슨의 자동차 오디오 부문을 총 1억4500만유로(약 1억57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하만은 뱅앤올룹슨과 ‘B&O 플레이’ 브랜드 라이센스를 갖게 됐고 뱅인올룹슨의 자동차 고객사와 개발 및 생산도 하만에 이관된다. 뱅앤올룹슨의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은 아우디, 애스톤마틴,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완성차에 주로 채택됐다.

하만은 이번에 추가된 뱅앤올룹슨을 포함해 B&W(Bowers & Wilkins), 하만 카돈(Harman Kardon), 인피니티(Infinity), JBL, 렉시콘(Lexicon),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레벨(Revel) 등의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 고급 음향 기술 대중화 위한 개발 ‘활발’ 

스마트폰, 블루투스 오디오, 자동차에서도 수준 높은 음질을 지향하는 소비자의 변화에 따라 IT 컨슈머 제품 기업들은 오디오 시스템 구축을 위해 자체 기술 개발과 인수 및 제휴를 통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반도체 기업들은 다양한 솔루션들을 제시하며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이파이(HiFi)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인 16헤르츠(㎐)~20킬로헤르츠(㎑) 범위의 저음부에서 고음부까지 균일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음역을 넓이고 왜곡을 보상하는 장치를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24비트(bit, 저음부터 고음까지 고르게 표현할 수 있는 단계의 개수) 192㎐(초당 재생할 수 있는 소리단위의 개수)를 재생할 수 있는 수준을 하이파이로 부른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디지털 음원을 사용하는 만큼 아날로그 데이터를 분석하고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반도체 칩 ‘디지털아날로그컨버터(Digital to Analog Converter, DAC)’를 탑재한다.

디지털 음원은 DAC와 소리를 증폭하는 앰프를 거쳐 귀에 전해지는데 DAC 성능에 따라 음질에 차이가 생긴다. 과거 스마트폰에는 16비트 DAC가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24비트/192㎑ 이상의 고음질 음악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DAC 성능도 발전, 현재는 32비트 칩이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하이파이 기능을 채택한 LG전자 V10

스마트폰에 하이파이 기능을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LG전자로, 지난해 10월 V10을 출시하면서 32비트 DAC를 넣었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오디오 기업 뱅앤올룹슨(B&O)의 ‘B&O 플레이’ 부문과 기술 협업해 왔으며 공동 개발한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 기술을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 G5에 탑재했다. 또 G5는 미국 오디오 반도체 전문 업체인 ESS의 DAC(ES9028)을 장착, 32비트/192㎑를 지원한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뱅앤올룹슨과 협업은 스마트폰 오디오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며 “다양한 분야와 폭 넓게 협업해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성연국 ESS테크놀로지코리아 사장은 “차별화를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와 오디오 전문회사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디오칩 성능도 64비트까지 발전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ESS테크놀로지 DAC칩

스마트폰 고음질 구현을 위한 신기술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오디오 증폭기 TAS2555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최대 음량의 오디오 품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스피커 보호 기능을 갖췄으며 역기전력과 5.7W의 저전력을 이용해 소형 기기에서도 풍부한 음량의 사운드 생성이 가능하다. DTS의 입체 사운드 기술인 헤드폰:X(DTS Headphone:X)는 스마트폰칩에 탑재해 헤드폰과 이어폰으로 몰입형 3D 사운드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사운드 품질은 110 데시벨의 신호 대 잡음 비(signal-to-noise ratio, SNR)를 제공하는 새로운 프로세서의 고성능 코덱을 제공해 모바일 엔터테인먼트를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다.

TI 오디오 증폭기 TAS2555

최적화된 사운드 구현을 위해서는 고사양 음향 기술 뿐 아니라 주변 소음을 차단하고 청력을 보호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 또한 중요하다. 노이즈 캔슬링을 위한 ANC 기술은 디스크리트, 아날로그, DSP 등 다양하게 기반하고 있으며 2015년 기준으로 전세계 헤드셋·헤드폰의 애프터마켓 액세서리 시장에서 약 10%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아날로그 ANC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업체 ams는 헤드셋 사용하기 적합한 지난 3월 초소형의 스피커 드라이버 AS3412를 출시하면서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의 대중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AS3412는 뛰어난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제공해 일반적으로 20㎐~2㎑의 가청 주파수 범위에서 최대 30dB까지 외부 소음을 감쇄시키는 기능을 제공한다.

ams 스피커 드라이버 AS3412

최근 보급형 블루투스 스피커도 기존에 고가의 제품에만 탑재했던 고기능 음향 기술을 탑재하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시작했다. 소니는 지난 4월 고해상도 오디오 음원인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와 세련된 컬러 디자인을 조합한 새로운 오디오 ‘히어(h.ear)’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향후 휴대용 블루투스 오디오 시장에서도 고음질 콘셉트로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소니 히어 시리즈에 탑재된 고음질 블루투스 코덱(LDAC)은 기존 SBC 코덱 대비 최대 3배의 전송폭을 지원해 CD음질 수준의 음악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고음질을 구현한다.

소니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고성능 스마트폰 보급으로 스마트폰 주변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선보다는 아웃도어 활동에 간편하게 들고 갈 수 있는 무선기기를 선호한다”며 “기존에는 고급형보다는 5만원대 미만의 제품 판매가 활발했지만 고음질 니즈가 점차 커지면서 고음질 제품들이 시장 확대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소니는 지난 4월 고해상도 오디오 음원인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탑재한 무선 오디오 ‘히어(h.ear)’ 시리즈를 출시했다.

실리콘랩스는 블루투스 3.0 무선 오디오 액세서리 시장을 겨냥해 6세대 버전인 iWRAP 블루투스 소프트웨어 스택을 지난해 5월 공개했다. iWRAP 6.1 소프트웨어는 실리콘랩스가 인수한 블루기가(Bluegiga)에서 제공하는 모든 기능이 탑재된 임베디드 블루투스 스택으로 스마트폰 액서세리, 스테레오 및 핸즈프리 오디오, 케이블 대체 제품 및 블루투스 HID 에서 사용할 수 있다.

실리콘랩스 무선모듈 제품 관계자는 “모바일 핸드셋에서의 무선 오디오 스트리밍 기능이 점점 보급됨에 따라 블루투스 클래식 오디오 솔루션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시장을 타겟으로 꾸준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리콘랩스 블루투스 소프트웨어 iWRAP 6.1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중요시 되면서 동시에 차량용 오디오 시스템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 개발도 활발하다.

소니가 지난 3월 출시한 하이 레졸루션 카오디오 시스템 리시버 ‘RSX-GS9’은  DSD(Direct Stream Digital) 데이터를 PCM 변환 과정 없이 출력하는 네이티브 DSD 기능을 탑재해 원음 파일을 왜곡 없이 재현한다. 특히 HRA 음원을 최상의 음질로 재현하기 위해 소니의 최신 기술이 대거 적용됐고 ESS테크놀로지사의 ES9018S DAC을 채택했다.

소니 하이 레졸루션 카오디오 시스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지난 1월 자동차 라디오 시스템 설계를 간소화하고 탁월한 음향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4채널 클래스D(Class-D) 전력 앰프 FDA801와 FDA801B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디지털 입력 방식으로 디지털 음원을 고음질의 공간감이 뛰어난 사운드로 직접 변환시켜 GSM 노이즈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음질을 향상시키며 부품 비용 절감은 물론 시스템 설계를 간소화 할 수 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4 채널 클래스D 전력 앰프

◇ 진화하는 음악 감상 디바이스

이 외에도 음원 솔루션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과 관련돼 가정에서 여러 개의 연결장치로 실내에서 멀티룸(multi-room) 오디오 시스템으로 새로운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무선 멀티룸 오디오는 듣고 싶은 음악을 집 안 어디서나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홈 오디오 시스템이다.

TI는 “멀티룸 오디오 시스템의 주요 과제는 메쉬 네트워크와 같은 고급 802.11 기능으로 홈 네트워크의 커버리지를 확장시켜 와이파이가 없는 장소에서도 사용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며 “이를 위해 TI는 멀티룸 오디오와 관련된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면서 발 빠르게 무선 오디오 솔루션 개발을 시작했다”고 이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전했다.

이처럼 고음질의 음악감상을 중요시 하는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따라 고급 음원 솔루션 및 반도체 기술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휴대용 블루투스 스마트폰,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 그리고 IoT와 연계해 멀티룸 오디오 등으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본다.

멀티룸 오디오 시스템 (자료: 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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