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첫 번째 대국 앞둔 간담회에 내외신 기자 300명 몰려.. ‘관심’ 집중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만든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와 지난 10년간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로 인정받아 온 이세돌 9단이 겨루는 ‘구글 딥마인드 첼린지 매치(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에 온국민의 관심이 뜨겁다.

첫 번째 대국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는 국내는 물론 일본과 미국, 중국과 영국 등지에서 몰린 300여명의 취재진들이 참석해 이번 대결을 바라보는 세계인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는 내외신 기자 300여명이 몰렸다.

최고의 복잡성을 자랑하는 게임인 바둑으로 컴퓨터와 인간이 겨룬다는 대결구도도 재밌다. 허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의 핵심인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의 현주소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어느 때보다 관심이 모아진다.

20년 전 IBM의 컴퓨터인 딥블루(Deep Blue)가 러시아의 체스 세계챔피언 갈리 카스펠로프를 상대로 체스 경기에서 승리한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컴퓨터가 경우의 수가 무제한에 가까운 바둑으로 인간과 대결한다는 것은 그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실제로 바둑의 경우의 수는 무려 10의 170승이나 된다. 규칙은 매우 간단하지만 최고의 복잡성을 자랑한다.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게임 중 하나인 바둑의 경우 계산능력과 직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패턴인식능력과 계획수립 능력이 필요하다. 알파고는 사람의 신경구조를 모방한 인공신경망에 기초해 스스로 학습·판단하는 딥러닝 알고리즘 기반으로 작동한다. 일정량의 예상되는 지식을 짜맞춰 프로그램화된 방식이 아닌 반복학습(경험)을 통해 데이터에 내재된 다양한 특징이나 행동의 확률적 빈도를 분석·학습한다.

알파고의 알고리즘은 정책망-가치망이라는 신경망이 산출해낸 값을 통해 바둑돌을 놓을 위치를 결정한다. 회사 측은 알파고는 총 3천만건에 달하는 프로기사들의 대국 정보를 스스로 학습하며 최고의 수를 학습해 왔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첫 번째 대국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데니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IBM이 개발한 딥블루의 경우 이미 프로그래밍된, 사전 입력된 지식을 통해 게임을 진행하는 작은 규모의 AI”라며 스스로 자가 경험을 통한 지식습득이 가능한 알파고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최초의 AI’라는 점을 강조한 부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승자 없는 게임.. 웃는 자는 있다(?)

알파고가 진정한 의미에서 지능적인 툴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사비스 CEO는 “지능적이긴 하지만 인간처럼, 인간만큼은 아닌 효과적인 기계”라고 말했다. 아직은 바둑을 잘 하도록 설계된 단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게임을 하는 수준에 불과한 인공지능 기술은 더 많은 연구와 도전과제를 극복해야 인간 수준의 능력이 갖춰질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이번 대결 관전을 위해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대결의 승자는 결과와 상관없이 인류의 승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알고리즘, 컴퓨팅 기술이 발전됐고 많은 돈과 기회가 투자된 현재, 강화학습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그간 불가능하다고 인식됐던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라며 “이는 더 훌륭한 인간, 인류의 승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하사비스 CEO 또한 “강력한 인공지능을 보유한 알파고를 만든 것 또한 사람”이라며 “대결 결과와 상관없이 인간의 창의성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이번 대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구글 딥마인드 CEO인 데미스 하사비스 박사와 이세돌 9단,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그럼 이렇게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컴퓨터와 인간의 대결 중 가장 큰 혜택을 얻는 쪽은 어디일까? 100만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을 걸고 경기를 진행한 구글이 최고의 마케팅 효과를 얻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알파고 입장에서도 잃을 게 없다. 하사비스 CEO는 “알파고가 판 후이와의 대결 이후로도 지난 4개월간 기계학습을 통해 많은 성능개선을 이뤘다”며 “그간 이뤄온 학습 과정 중에서 병목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번 대결에서 학습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점, 한계점 등을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데이터 수집’에 대한 최고의 상대인 이세돌 9단과의 이번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세돌 9단은 이번 대결을 “바둑사에 있어 하나의 획을 긋는 사건”으로 정의하며 “인간과 컴퓨터가 대결하는 첫 번째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간의 언론보도에서 자신감을 표했던 이유에 대해서 그는 “아직은 인간의 직관을 컴퓨터인 인공지능이 따라오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허나 기계와 달리 인간은 실수할 수 있으며 그 실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며 “프로기사로서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해온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배울 점이 많을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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