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용 ARM코리아 대표, “다양성 우선시되는 생태계가 ARM이 추구하는 에코시스템”

ARM이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ARM 엠베드(ARM mbed)‘ 기반의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선다. IoT 생태계를 구축·표준을 제공해 향후 웨어러블·오토모티브 산업 전반의 벨류 체인(Value Chain)에서 기업 간 협업을 이뤄간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설계기술제공사(IP)인 ARM은 CPU 코어인 ’코어텍스(Cortex)‘ 아키텍처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과 퀄컴은 ARM의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폰 만이 아니다. NXP반도체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ARM 코어를 기반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가전제품에서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제품에 탑재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을 생산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2015년 1월 ARM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임종용 ARM코리아 대표를 만나 지난 1년 간 대표 선임 후 한국 내 비즈니스 상황, ARM이 추구하는 IoT 로드맵과 이를 위해 강조한 엠베드 생태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봤다.

- 대표 선임 후 1년이 지났다. 지난해 실적은 어떤가?
ARM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 대표 선임 초기에는 국내 고객사와 미팅을 자주 가졌다. 요구사항과 가야할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ARM의 비즈니스 모델은 유연하다. 기업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무엇’을 우리가 공급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모바일과 디지털 컨수머 시장에서 요구하는 니즈를 삼성과 LG 등 국내 리딩 컴퍼니 기업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논의했다.

임종용 ARM코리아 대표이사.

올해 관심 분야로는 모바일 분야의 확장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부문과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집중하고자 한다. 또 산업계에서 큰 이슈인 전장시스템(오토모티브) 사업에서도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찾고자 한다.

- 모바일 시장이 예전과 같지 않다. ARM의 매출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전체적인 스마트폰 시장을 보자면 생산량이 줄진 않았다. 미드-로우티어 볼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프리미엄 마켓에서는 조금 떨어진 부분이 있다. 허나 프리미엄 마켓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기술적 가치가 새롭게 산업을 리드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ARM의 기술도 예전과는 달리 많이 탑재되고 있어 매출과 관련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 모바일 외에 집중하는 산업분야는 무엇인가?
물론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예전과 같지는 않다. 하지만 스마트폰 대중화를 바탕으로 IoT와 오토모티브 부문에서 큰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업해갈 수 있는 구체적인 분야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을 제공하는 ARM의 경우, 우리 생각만으로 기술설계를 하지 않는다. 관련 산업·파트너사가 요구하는 니즈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시장 트렌드는 스마트폰, 디지털 컨수머 제품에 있어서도 전과 대비해 시장을 넓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디바이스를 넘어 IoT에 맞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 ARM이 바라보는 IoT 개념이 무엇인가?
예전의 ‘사물통신(M2M)’ 개념에서의 확장이다. 인터넷 기술 발전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졌다. 기존 M2M의 경우 디바이스 간 통신만 지원됐다면 IoT는 엔드-디바이스(End-Device)에서 수집된 정보가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Cloud)에 올라간다.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로 제공되는 것. 정보의 수집에서부터 이동-분석-새로운 가치 창출-제공 등을 위한 하나의 시스템적 정의를 IoT라고 생각한다.

- ARM이 강조한 엠베드 기반 에코시스템은 무엇인가?
IoT가 산업 전반에 적용되면 다양한 디바이스, 솔루션 등이 혼재된 복합성이 강조될 것이다. 각기 다양한 기업 간 협업이 중요해진다. 하나의 로드맵을 두고 움직이는 기업 간 협업에 있어 표준화된 기술을 제공하는 것. 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oT) 세분화에 있어 표준화된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ARM 엠베드(mbed)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ARM은 블루투스 무선 통신 기업인 선라이즈마이크로디바이스와 와이센트릭, IoT 통신 보안 기업 오프스파크를 인수하는 등 최근 2년 간 IoT 보안 기술을 확보했다.

ARM의 역할은 IoT 로드맵의 벨류 체인에 있어 가치 창출을 지원하는 기업으로 볼 수 있다. 데이터가 저장·가공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기업 간 협업을 지원하는 것이 ARM이 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생태계 구성의 핵심은 다양성이다. 반도체, 서비스, 솔루션 등 많은 회사들이 각기 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 다양성이 존재해야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생태계를 기획하고 각자 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 간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생태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 ARM이 추구하는 에코시스템이다.

- ARM이 비싼 로얄티만 받아가는 거대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시장은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 누군가의 독보적인 기술보다 기술간 경쟁을 통해 산업은 발전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형코어 국산화 과제’ 등도 국내 기술력을 높일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지난해 기준 ARM의 전체 임직원은 4천명 수준이다. 보통의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자면 거대기업이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ARM은 CPU를 개발하는 아웃소싱 기업이다. 보통 기술 개발에서부터 제품에 탑재되기까지 3~4년 정도를 본다. 특정 회사에서 이 모든 걸 따로 추진하는데 있어서는 비용·시간 등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ARM은 ‘R&D 아웃소싱’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부터는 코어텍스-M0 라이센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스타트업)이 ARM의 라이센스 구입 시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충북테크노파크(충북TP)와 함께 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IoT 시장에서 솔루션의 다양성으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생태계도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사물인터넷 솔루션 시장에서 50% 정도가 설립 3년이 채 안된 스타트업에서 제공하고 있다는 가트너 조사 결과도 있다.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스타트업)이 ARM의 라이센스를 구입하고, 설계를 하고, 마지막 반도체 생산에 이르기까지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 ARM코리아가 충북TP에 라이센스를 제공하고 충북TP가 기업을 지원하는 방법이 국내 시장에서는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충북TP와 추진 중인 지원사업도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볼 수 있다.

ARM 오토모티브 사업 모델.

- IoT와 함께 오토모티브 시장에도 투자한다고 들었다.
시장에는 기존 오토모티브 산업 강자가 존재한다. 컨수머 마켓과 다른 오토모티브 시장에서는 로드맵이 중요하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생태계도 중요하다.

하나의 회사가 주도하는 것보다 많은 회사들이 같은 로드맵으로 다양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토모티브 산업에서 요구되는 신뢰성 부분 외에도 오랜 시간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기존 오토모티브 산업 파트너사와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올해 국내 시장에서의 목표는?
작년과 올해 사업 부문이 다르진 않다. 작년부터 추진했던 IoT와 오토모티브 산업 부문에 올해도 집중할 계획이다. IoT 시장이 커질수록 생태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반도체 파트너사와 OEM 기업과의 협업은 물론 SI기업들과도 협업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갈 계획이다.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로 옮겨진 데이터를 가치있는 데이터로 가공·제공하는 서비스(솔루션) 기업과의 협업도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Salesforce),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서비스 기업, 서버를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ARM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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