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 ‘미래차량’ 시동, 국내 커넥티드카 초점

2015년 IT 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 중 하나는 단연 ‘스마트카’이다. 사람이 아닌 기계가 스스로를 관리하고 움직이는 차량. 졸음, 음주, 범죄 활용 등 사람이 직접 운전할 경우 생겨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카. 2015년은 이런 스마트카로 우리가 한발 다가선 시점이었다. 

최근 스마트카가 이슈로 떠오르며 이와 관련된 용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스마트카를 비롯해 ‘자율주행차량’, ‘무인자동차’, ‘커넥티드카’, ‘인포테이먼트카’ 등 많은 용어들이 존재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서로 비슷한 단어 혹은 인공지능 차량 전 단계의 차량 등을 말한다. 

스마트카는 인공지능 차량을 말한다. 말 그대로 차량 스스로 생각하고 알아서 움직이는 차량. 현재 업계는 그 목표점을 향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자율주행차량·무인자동차(이하 자율주행차량)와 ▲커넥티드카·인포테이먼트카(이하 커넥티드카)라는 두 부류다. 두 카테고리 모두 인공지능 차량 즉 스마트카라는 목표의 각자의 길인 것이다. 

현재 자율주행차량은 IT 공룡기업이라고 불리는 구글이 대표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분야이며 커넥티드카는 플랫폼 강자 애플이 선도하고 있는 분야다. 물론 그렇다고 서로 한 분야 만들 고집하지는 않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스마트카를 최종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곽수진 자동차부품연구원 차량통신기술연구팀 팀장은 “현재 스마트카의 단계는 통신기술을 접목한 ‘서비스’에 주력하는 단계”이며 “2015년에는 커넥티드카나 인포테이먼트 등 운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에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자동차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며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똑똑한 차량’ 그 최종 목표로 다가기 위해 2015년 세계는 어떤 방향으로 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렸는지 한번 알아보자.

 

2015년의 ‘화두’ … 커넥티드카
커넥티드카는 ‘연결하다(Connect)’와 ‘자동차(Car)’ 합성어다. 말 그대로 정보통신기술과 자동차가 결합돼 양방향간 인터넷이 가능한 차량을 뜻한다. 

일반 차량은 독립된 기계로서 사람이 조정하는 방향으로 혹은 속도 등으로 움직이면 됐다. 그러나 인공지능 차량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야하기 때문에 외부와의 정보 연결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정보통신과 자동차의 연결 즉 커넥티드카이다. 

▲ 커넥티드카는 ‘연결하다(Connect)’와 ‘자동차(Car)’ 합성어다.

또 현재 자율주행차량의 눈이 돼 주는 레이더·라이다(LiDAR) 기술을 대신해 통신 기술로 자동차가 움직일 수 있다면 레이더와 라이다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최소화시켜 대량 양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한 기술로 꼽히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지난 1월 2020년에 도달하면 커넥티드카는 2억50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으며 제임스 하인즈(James F. Hines) 가트너 리서치 이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면서 인포테이먼트 시스템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  

또 시장조사기관는 2020년까지 약 4000만대의 자동차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가 적용될 것이며 약 3710만대의 자동차들이 애플의 카플레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BII 역시 커넥티드카 시장은 애플과 구글의 중요한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자동차 굴지 기업들 ‘미래차량’ 향해 시동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Las Vegas)에서 열린 ‘2015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는 전통 자동차 업체들이 공개한 각종 커넥티드카 및 자율주행차량으로 스마트카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독일 자동차업체 BMW는 전기차와 자율주행기술을 접목한 ‘i3’를 공개했다. i3는 4개의 레이저 스캐너를 통해 주변 장애물을 피하며 자동으로 운행된다. 이날 스마트워치를 통해 i3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시연했다.

▲ 벤츠는 ‘편히 쉴 수 있는 자동차’라는 철학에 맞춘 자율주행차량을 공개했다.(사진은 ‘F015 럭셔리 인모션’모델과 상관없음)

벤츠 역시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한 ‘F015 럭셔리 인모션(Luxury in Motion)’을 공개했으며 이 차량은 자사 철학인 ‘편히 쉴 수 있는 자동차’라는 철학에 맞춘 내부 디자인을 적용한 차량이었다. 

이어 벤츠는 빅데이터·클라우드 플랫폼(PaaS) 전문 기업인 피보탈과 함께 커넥티드카 앱 개발을 통해 개발한 ‘메르세데스 미(Mercedes me)’도 언급했다. 이 앱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차량의 난방, 차량 문, 내비게이션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 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량에 관한 자사의 포부를 밝혔다. 마틴 빈터콕 폭스바겐 그룹 회장은 모터쇼 전날에 열린 ‘폭스바겐 그룹 나이트’ 행사에서 202년까지 약 20종 이상의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전했으며 이와 함께 모든 모델에 스마트폰이 연동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미국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중국 메신저 앱 ‘위챗’의 텐세트와 손을 잡고 중국용 커넥티드카를 개발한다고 밝혔으며 스웨덴 업체 볼보는 자석을 활용한 자율주행차량을 개발 중에 있다. 

 

국내 시장 무인자동차 보다는 ‘아직’ 커넥티드카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 중 대표 기업들인 현대·기아·삼성 등은 아직 해외에서 활발히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량보다는 커넥티드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자동차는 2015 CES에서 지난해 선보인 블루링크2.0의 안드로이드 앱을 확장한 ‘블루링크’를 선보였다. 중국 검색 포털 업체와 함께 개발한 블루링크는 스마트폰 외에도 자체 스마트워치를 통해 ▲원격 엔진 시작 ▲원격 도어 잠금·해제 ▲원격 전조등·경적 ▲위성 기반 자동차 찾기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현대자동차의 블루링크는 원격 엔진시작, 도어 장금 등의 서비스가 가능하다.(출처: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기아자동차 역시 중국 두바이와 함께 개발한 ‘UVO’를 선보였다. UVO는 스마트폰으로 차량과 연결해 여러 정보를 교환하는 카라이프 시스템으로 ▲주차위치 확인 ▲원격 도어 잠금·해제 ▲ 원격 시동 및 온도 조절 기능 등을 내장했다. 

삼성은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인 BMW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개발한 자율주행 차량을 2015 CES에서 공개한 바 있다. 그 이후 커넥티드카의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신생 벤처 기업 ‘빈리’ 투자를 하는 등 커넥티드카 시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빈리는 일반 자동차를 커넥티드카로 바꿔주는 기계를 제조하는 회사로 자사의 기계를 차량에 꽂으면 자동차가 인터넷에 연결된다. 빈리는 현재 삼성, 콕스오토모티브, 콘티넨탈, 웨스틀리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다. 

현재 국내 대표 자동차 업체들은 세계 굴지 기업에 비해 스마트카 기술 수준이 더딘 편이다. 해외 기업들은 무인자동차와 커넥티드카 등 모든 면을 검토하고 함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국내 제조업체들은 인포테이먼트 즉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KDB산업은행은 ‘스마트카 시장확대와 국내 ICT 업계의 대응과제’ 보고서를 통해 “국내 시장은 스마트카 핵심 원천기술이 미흡하며 주요 전장품의 수입 의존이 지속되고 있다”라는 문제를 지적 했다.

또 “국내 스마트카 기술 수준은 선도국인 유럽의 85%로 약 1.4년 격차가 있다. 완성차 단위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 근접했으나 스마트카 관련 기술 열위에 있다”며 “특히 반도체·센서 등 핵심 전장품, 소프트웨어 설계 기술 수준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커넥티드카의 가장 큰 위협은 ‘해킹’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통신 기술이 융합된 커넥티드카는 아직까지도 보안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존 독립된 기계로서의 활용은 단순하면서도 간단했지만 여러 기능을 수행가능하게 만들면서 해킹에 취약하게 된 것이다.

지난 7월 유투브를 통해 크라이슬러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지프 ‘체로키’가 갓길로 곤두박질치는 영상이 공개 됐다. 이는 FCA(Fiat Chrysler Automobiles)가 자사의 보안 소프트웨어 패치를 공개한 지 5일 만에 올라온 동영상이었다. 

전문 해커인 크리스 밸러섹과 찰리 밀러과 촬영한 이 영상을 통해 FCA는 140만대의 차량을 리콜 했으며 대규모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 또 미국 정부를 비롯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이 사건을 통해 커넥티드가의 보안 결함에 대해 법안 도입 등을 제안했다. 

해커 새미 캄카는 자신의 해킹프로그램 ‘온스타(ownstar)’로 제너럴모터스(GM)의 텔레매틱스 시스템인 ‘온스타(onstar)’에 침입해 차량의 문을 열거나 잠그고 엔진 시동을 끄는 등 쉐보레 차량을 해킹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한편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전자기기 보안 행사인 ‘시스캔’에서는 주최 측이 테슬라 전기차 ‘모델S’를 해킹하는 팀에게 상금 1만달러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여기에 중국 보안 업체 ‘치후 360’이 참가해 경적, 전조등, 도어락 조작 등의 해킹을 선보여 상금을 받았다.

 

미래의 인공지능 차량과 연결된 2015년 커넥티드카
미래의 스마트카는 인공지능 차량으로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장애물을 피하는 등 여러 문제를 빠른 시간 내에 선택하고 움직여야한다. 하지만 도로 위에서는 아주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많기에 이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올해 논문 중 하나가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논문 내용은 ‘무인자동차가 과연 전방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해 운전자 혹은 회피 가능한 장소에 있는 한 명의 보행자를 무시할 수 있을까?’하는 내용이었다. 

대부분은 이 설문에서 다수의 인명을 위해 소수의 생명을 포기하는 선택을 한다. 이 논문에서는 과연 무인자동차는 이와 같은 판단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등을 지적하고 있다. 아직 진정한 완벽한 인공지능 차량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러나 구글이 개발한 레이더·라이다(LiDAR) 기술이 최선이라고 생각됐던 예전과 달리 최근 통신기술을 활용한 기술 등을 통해 새로운 스마트카의 방향성이 제시 되는 등 해외 스마트카에 대한 개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스마트카 기술 개발은 글로벌 업체에 비해 미흡한 모습이 역력하다. 현대와 기아는 중국 두바이와의 협력을 통해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선보였고 삼성은 빈리라는 업체 투자를 통해 커넥티드카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정도다. 무인자동차를 도로에서 직접 주행하고 법규 규제를 조정한다는 해외 사례에 비하면 국내 스마트카 개발이 적극적이 못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대한민국 자동차는 글로벌에서도 뛰어난 제조 기술 등을 통해 인정받고 있는 분야라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세계적인 트렌드 스마트카에 대해 잰걸음으로 따라가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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