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www.intel.com



TV와 PC, 휴대전화에 이은 제4의 스크린 미디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기만 하는 광고에서 벗어나 사용자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적절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가진 '미디어'가 바로 디지털 사이니지라는 평가다.

특히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콘텐츠, 네트워크 기술과 접목돼 앞으로 어떻게 진화·발전할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긍정적 전망도 상당한 상황이다. 이에 디지털 사이니지의 기술 동향과 시장 전망을 살펴보고, 기술 진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진단해 보고자 한다.

정현준 기자 june@techworld.co.kr

 




디지털 사이니지의 개요
 
 

 

디스트릭트사(www.dstrict.com)의 208인치 멀티터치스크린인 'MIX Wall'.
동작인식 센서가 내장된 마케팅 플랫폼이다.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란 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서 문자·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D)에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콘텐츠, 네트워크 등 다양한 IT 기술이 접목된 정보매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커뮤니케이션 기반 디지털 영상장치기 때문에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고화질로 정보와 광고콘텐츠, 메시지를 특정 위치, 특정 시간에 원하는 대상으로 전달하는 것이 첫 번째 장점이고, 종전 광고·홍보에 비해 투자 대비 최상의 이익을 내준다는 것이 두 번째 장점이다.

IT기술 발달에 따라 갈수록 지능화
 "2015년 시장규모 2800억원"


과거 디지털 사이니지 기반 콘텐츠의 대부분은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형태였다.
그러나 최근 IT 기술의 발달에 따라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정보나 3D 콘텐츠, 양방향 서비스가 지원되는 지능화된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스마트콘텐츠센터 채송화 과장(공학 박사)은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 기반 콘텐츠산업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다양한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콘텐츠와 메시지를 제공하는 옥·내외 디지털 미디어로서의 기능이 주가 되나 앞으로 시간과 장소, 목적에 맞는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며 "아파트 엘리베이터나 지하철 역사, 버스정류장, 공공장소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가 늘어날 것이고, 과거와 달리 단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형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지난해 발표한 '텔레스크린 기술동향 및 산업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해 TV, PC, 휴대전화에 이은 제4의 스크린 미디어'라고 표현하면서 산업의 급성장을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Daum의 '디지털 뷰'(서울지하철 1~4호선 각 역에 설치), CGV 영화관 입구에 설치된 'CGV 클라우드', 미디어폴(서울 강남역 일대에 설치된 키오스크) 등이 각광을 받고 있고, 상황인지를 위한 관련 기술인 개인식별 인지기술, 센싱기술, 바이오 인식 제품 등도 더불어 진화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울 강남 일대에 설치된 '미디어 폴'. 미디어 폴에는 대형 LCD와 LED 스크린이 보행자들에게 사진촬영·전송과 길 찾기 및 상점 찾기 등 생활정보, 문화작품 감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디어 폴 주변에서는 무료로 WiFi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KT와 SK텔링크, LG유플러스 등 국내 정보통신회사들이 앞다둬 플랫폼을 출시하고 있고, Wifi, WAN 등 무선 인프라까지 완벽하게 갖춰진다면 진화의 방향성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 정도다.

그렇다면 디지털 사이니지의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12년 기준 약 1천593억원 규모이고, 오는 2015년에는 약 2천782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금액은 제주지역 전체 감귤농사의 순이익과 맞먹는 수치다.

해외시장에 대한 전망도 매우 밝다. ABI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 전세계 시장규모는 광고시장을 제외하고도 13억 달러에 달했으며, 오는 2016년 4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을 훨씬 뛰어넘는 예측도 있다. 한국디지털사이니지협회는 오는 2015년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규모를 1조 1150억원 규모로 예측했으며,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규모를 111억 달러로 예상했다.




지하철역에서도 쉽게 디지털 사이니지를 만날 수 있다. 단순한 광고 기능을 넘어
쇼핑몰 쿠폰 발행이나 영화 예매도 가능하다.


 

콘텐츠산업 전망도 낙관적
양방향 보편화 등이 원동력


디지털 사이니지 기반의 콘텐츠산업 전망도 낙관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채송화 과장은 디지털 사이니지 기반 콘텐츠산업을 크게 6가지 측면에서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첫째, 사용자 상호작용의 증대를 꼽았다. 이는 블루투스나 NFC, 적외선 센서, 영상처리 기술의 발달에 따라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구현이 보편화되고, 사용자와 상호 증대를 증가시킨 콘텐츠가 증대된다는 것이다.

둘째,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의 증가도 낙관적인 전망에 한 몫을 했다. 소형 카메라를 활용한 안면인식 기술이나 LBS 기술 등의 발달과 함께 사용자의 성별, 연령, 위치 등을 인식하고 사용자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보여주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프리맨엔터테인먼트사의 3D 입체 디지털 사이니지인 'D'Art museum'(좌)과 서울 IFC몰에 전시된 미디어 아트 작품('The Run' 이상원 作)



더불어 모바일 웹 연동의 확대도 콘텐츠산업 전망을 밝게 한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좀 더 개인화된, 즉 사용자의 위치 및 연관된 정보 등을 고려해 멀티미디어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기술은 분명 콘텐츠의 부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외에도 스크린의 다양화도 콘텐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됐으며, 3D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클라우드 컴퓨팅 채택 증가, 예술적 표현 매체로 활용 가능성 높음 등도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전망에 힙입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디지털 사이니지를 신성장 동력이라 판단, 방통융합 시범서비스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텔레스크린 존 조성 등에 나선 상태다.

방통위는 옥외 대형 텔레스크린을 통해 옥외광고와 교통정보, 생활정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소상공인의 지역경제 홍보 및 일반 시민들의 방송콘텐츠 제작, 영상편지 제공 등 다양한 시민참여형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이 시범사업은 텔레스크린과 개인 스마트폰 단말간 언터랙티브한 양방향 서비스 및 안면인식, GPS 연동 등을 접목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국제 표준화 움직임에 주목해야
정부 차원의 육성책도 필요


시장 전망이 좋은 디지털 사이니지지만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 기술 표준화가 관건이다.
현재 표준화는 ITU-T와 POPAI, W3C 등 3가지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중 ITU-T는 일본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요구사항과 IPTV 기반 서비스에 대한 아키텍처 표준화다.
또한 미국의 POP 광고협회인 POPAI가 제안한 표준화는 디지털 사이니지 응용에서 사용하기 위한 포맷으로 스크린 미디어와 단말 제어, 플레이로그 등 3가지로 나뉘어 있다.

이외에 W3C는 웹 기반 사이니지인데, 서버와 사이니지 단말 사이의 전달 인터페이스와 통신 프로토콜, 인터페이스 표준화 등이 내용이다.
어느 국가, 어느 기관이 표준화 논의를 주도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각 표준화 논의에 대한 정확한 정보 습득과 함께 논의를 이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로욜라대학교 Digital Advertising 분야의 유승철 조교수는 한 기고문을 통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선도하려면 정부 차원의 육성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향후 디지털 사이니지의 성장은 매우 분명하고,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은 한국의 뛰어난 경쟁력과 만나 세계로 나갈 좋은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며 "다만 정부의 적극적 육성책과 산업기반 구축, 인적자원 개발이 선행이 돼야 한다. 그리고 기업들이 윤리적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법적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사이니지 국제 표준화 논의
한국이 주도하나?


2013년 1월 14일부터 25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ITU-T SG16 회의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 사물인터넷 응용서비스, 차량 게이트웨이 플랫폼 등에 대한 표준화 논의가 진행됐다(한국외대 정성호 교수, ETRI 강신각 팀장, ETRI 김형준 팀장 참석).

우리나라에서는 텔레스크린이라는 명칭으로 산업 및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 분야의 표준화가 지난 SG16 정기회의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지난 SG16 회의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 서비스 이용자 행태 측정 정보와 디지털 사이니지 재난정보 서비스, 디지털 사이니지 인터랙티스 서비스, 디지털 사이니지 기능구조, 디지털 사이니지 메타데이터 등에 관한 표준화 작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한국 주도로 개발되고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 서비스 이용자 행태 측정 정보(H.DSS-AM: Audience measurement for digital signage services) 권고와 관련해 한국은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의 관련 용어정의 및 요구사항 등을 담은 2개의 기고서를 제출, 수정 반영되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 행태 측정 정보란 디지털 사이니지 서비스 이용자의 콘텐츠 이용 행태 정보, 서비스 접속 및 이용 패턴 정보 등과 디지털 사이니 서비스를 지나가는 행인의 생물학적 정보(성별, 연령 등), 행인간 관계 등을 사업자가 원격에서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말한다.

또한 한국은 디지털 사이니지 기능구조에 대한 신규 권고 개발 과제(H.DS-ARCH: Digital Signage: Functional Architecture)와 디지털 사이니지 메타데이터에 대한 신규 권고 개발 과제(Digital Signage: Metadata, H.DS-META)를 제안,  ITU-T SG16 회의에서 채택되는 성과도 올렸다.

 



한 대형쇼핑몰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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