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고령화(高齡化) 사회란 총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증가하는 사회를 말하며, 특히 그 비율이 7% 이상을 차지할 때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이제는 그 비율이 14%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표 1 참조). 그 결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조 및 판매하는 실버산업(Silver Industry)의 수요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유럽의 경우 1990년부터 10년간 고령자·장애인을 위한 종합 기술지원 프로그램 TIDE(Technology for Inclusive Design and Equality)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일본도 1990년부터 총예산 6조엔의 고령자 복지 10개년 계획을 실시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노인 지원 프로그램은 주로 복지 차원에서만 이루어져 왔으며, 보다 능동적인 활동을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갖춘 노인인구의 증가로 인해 적극적으로 노인들의 생산적 사회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공학기술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노인들을 위한 공학기술은 건강 모니터링 및 보조기술, 정보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기반기술 개발 등이며 노인들의 노화된 신체기능 및 운동기능 보조 기술, 건강상태 모니터링 기술, 독립적 일상생활 지원 기술,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사회활동 지원 기술 등의 개발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령화 사회 대비 공학 기술 개발의 필요성노인들의 생활지원은 크게 육체적 지원, 정신적 지원, 정보적 지원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육체적 지원은 노인의 이동기능보조(보행보조, 부축, 심부름 등), 조작기능보조(식사, 세면, 용변 등), 기능증진(근력증진, 안마 등)이다. 정신적 지원으로는 노인학 기반 전문가 시스템, 감성인식 기능으로 구성된 심리치료(Mental Therapy), 대화상대 및 오락상대가 되는 감성적 지원,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새로운 지식을 교육시키는 지성적 지원이 요구된다. 정보적 지원으로는 노인들의 활동상황 또는 위급상황을 알려주는 신체정보제공, 일정, 식사, 투약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 생활 스케줄 관리, 날씨, 방문자, 지역, 방송, 연락처 정보 등을 제공하는 생활정보 제공 등의 기술들이 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65세 이상 노인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의 실버시장 규모가 2005년 25조원, 2010년에는 37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민간 소비의 11.5%를 차지하는 액수이며, 연 평균 10%에 가까운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주거관련 분야와 여가활동 분야의 실버시장 규모는 2010년 각각 1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보건·의료분야 실버시장은 2010년 8조원, 생활 관련 분야 실버시장은 2010년 의류부문 2조원, 식품부문 7조원 등 총 9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백화점 및 할인점 등에서도 실버패션, 노인용 건강기구 등을 취급하는 매장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일본에서는 노인용 휴대전화가 출시 2개월 만에 20만대가 판매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도 2001년 대비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가 2002년 4% 증가한 반면 노인용 휴대전화는 10% 이상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이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실버산업의 규모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노인 보조 기구 시장 ‘폭발적 성장’ 예상현재 노인들의 보행 및 이동 보조 기구로는 지팡이, 보행기, 휠체어 등이 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헬스케어·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며 큰 힘을 쏟고 있지만, 능동적으로 하지 근력이 저하된 노인의 실내·외 보행을 보조하거나 마비증상이 있는 노인을 부축해 이동시키는 기기는 아직 개발시작 단계에 있다.이러한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노인들의 능동적 사회활동을 보조하는 지능형 보행 보조 기술의 시급한 개발을 통해 지적 재산권을 축적하지 않으면, 기술종속화 현상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실버산업 전반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현재 국내 장애인 및 노약자의 생활지원기기 전체 시장규모는 2000년 기준 3344억원 규모로 이 중 수동·전동 휠체어, 전동스쿠터, 휠체어리프트, 장애인 차량 등의 이동기능지원 시스템 시장은 약 33% 수준인 1100억 정도로 추산되며,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통해 2009년에는 약 2750억원의 시장규모가 예측된다(표 3 참조).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 전 인구의 7%인 330만명이 65세 이상 인구를 나타내 노령화사회로 진입하였으며 2019년경에는 전 인구의 14%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자동이동기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재활지원 및 실버(도우미) 로봇인 개인용 생활복지 로봇시장 또한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용 생활복지 로봇의 종류로는 대화상대, 심부름, 배변보조, 목욕보조, 의료정보전달, 식사보조, 보행보조기기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중 보행보조기기는 환자 및 장애인, 노약자들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기기는 초기 병원 및 노인복지시설의 일부 수요를 시작으로 2006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가 진행됨에 따라 2009년 230억원, 2013년에는 795억원의 시장규모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표 3은 노인을 위한 생활지원 기기의 시장규모 및 전망치이다.국내 및 세계의 보행·이동 보조기기 개발 현황지금까지 세계적으로 개발 또는 판매된 보행 및 이동 보조기기를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유럽의 경우, 전기견인 차량 타입 형태로 평평한 지면뿐 아니라 작은 턱이나 오목한 곳에 대한 극복이 가능한 보행보조기구를 개발해, 장애인이나 하지 근력이 저하된 노인 등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보행보조기구는 전기에 의한 자율주행 이외에도 약 40~75cm 내외의 자동 수직방향이동 기능, 20cm 내외의 수평이동 기능, 등받이 자동 경사 기능, 서기 보조 기능 등을 추가해 타인의 도움 없이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미국에서는 2개의 바퀴를 가진 1인용 스쿠터 형태로 전기 충전 배터리에 의해 움직이는 실외용 자율주행기기가 판매되고 있다. 이 기기는 오뚝이의 균형 메커니즘을 이용해 탑승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제작되었고, 몸의 하중에 의한 전진과 후진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배터리가 약해질 경우 선 자세를 유지할 충분한 동력을 얻지 못해 넘어질 우려가 있어 현재 안정성 검증단계에 있는 실정이다.일본의 경우 National Institute for Longevity Sciences(NI LS)에서 근력 기능이 저하된 노인들의 가속도 센서를 이용한 임상실험을 통해 노인 주행 특성 등을 분석하고 보행 패턴과 보행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인자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노인의 일상생활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갑작스런 쓰러짐의 전·후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아키타현 산업기술센터에서는 2020년 혼슈현 북부 인구의 33%가 노인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급속히 성장하게 될 노인 인구를 지원하는 보행보조기구인 동력보행기를 개발했다. 이 기구는 기계의 도움 없이 보행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위해 핸들이 달린 짐수레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사용자가 핸들을 잡고 레버를 당길 때에만 바퀴가 움직이도록 설계되었다. 동력보행기의 이동 속도는 노인들의 평균 보행속도인 시속 2.5km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실내 및 실외에서 사용 가능해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로 약 2시간 30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동력보행기는 현재 다리가 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험하는 단계이며, 충돌이나 위급한 상황에서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도쿄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동력 깁스는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도 혼자 걸을 수 있게 해주는 기구이다. 이 깁스는 특별히 제조된 목발로 조절되는데 버튼을 눌러 다리에 입혀진 깁스를 넓게 벌리거나 좁힐 수 있으며, 앉거나 일어설 때 무릎을 굽힐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히타치사에서 개발한 하반신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보행지원 로봇은 바퀴가 달린 모바일 기구에 이용자가 타면 기구에 의지해 서서 팔을 기구에 얹고 무게를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기울여 방향과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이 로봇은 평탄한 공간에서의 이동과 함께 지지대 상·하 움직임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인의 상태에 맞추어 보행을 보조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국내에서는 전동 휠체어를 포함한 몇몇 보행보조 기기가 개발 및 판매되고 있으며, 국가연구과제로 노약자 보행보조 및 마비환자의 이동을 보조하는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다. 사진 4는 국가연구과제(프런티어 인간기능생활지원 지능로봇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서강대학교에서 개발 중인 보행보조 로봇이다.보행보조 로봇은 하지근력이 약화된 노약자로 하여금 보행을 보조하고 재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봇으로 현재 개발단계에 있으나 조만간 상품화 단계까지 갈 것으로 전망된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저자가 개발 중인 로봇은 일반 병동 및 가정 내에서 편마비, 하지마비 등 각종 마비환자나 하지근력이 약화된 노약자를 침대에서 휠체어까지 또는 병상에서 화장실까지 이동하도록 보조해 주는 로봇이다. 본 로봇은 최대 200Kg까지의 체중을 들어 올릴 수 있으며, 모바일 기능이 내장되어 보행보조는 물론 양팔을 이용해 노약자를 들어서 원하는 곳까지 이동시켜 줄 수 있다. 이 로봇의 최대 특징은 일반 6인실 병실에서 비좁은 침대사이(70cm)를 이동해 노약자를 들어 올리고 원하는 위치까지의 이동을 도와주는 기능으로, 간병인 1명이 간단한 조작을 통해 침상의 마비환자 또는 노약자를 휠체어까지 이송 및 안착이 가능하다. 본 로봇 역시 프런티어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약 2년 후 상품화 및 보급을 목표로 개발 진행 중이다.결론노인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노인을 돌보고 생활지원을 해야 하는 인력이 급증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약자 생활지원 로봇개발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국내 기술 기반으로 다양한 노약자 생활지원 로봇이 하루빨리 보급되어 노인문제를 스스로 해결함은 물론, 세계 실버산업 시장에서 우리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기를 간절히 희망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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