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확장은 생존 문제…지멘스가 제시하는 비전
“대·중소기업 연결된 ‘디지털 스레드 생태계’ 구축이 목표”

[테크월드뉴스=박규찬 기자] 국내외 제조업 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가운데 디지털화와 인공지능(AI)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지멘스 DISW)는 이런 변화 속에서 제조업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지원하며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오병준 지멘스DISW 한국지사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규찬 기자]
오병준 지멘스DISW 한국지사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규찬 기자]

이에 테크월드에서 최근 오병준 지멘스 DISW 한국지사장을 만나 인터뷰를 통해 최근 국내 제조 산업의 변화와 지멘스의 대응 전략과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최근 국내 제조 산업 변화 속 주요 트렌드와 대응 전략
오병준 지사장은 “국내 제조업은 글로벌 무역 역학과 지역 경쟁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압박 요인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수요, 생산, 비용 구조가 흔들리며 기업들은 공급망 회복탄력성 강화와 비용 관리 개선을 동시에 요구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원화 약세와 지속되는 무역 장벽으로 수입 비용이 상승하면서 공장도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 이 비용을 온전히 흡수하기 어렵다”며 “특히 중국이 반도체, 특히 D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한국의 핵심 수출품목인 반도체 산업의 마진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제조 기업들이 AI 기반 전환을 통해 효율성, 민첩성, 의사결정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AI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예측 능력을 높여 다운타임을 최소화하며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킨다.

오 지사장은 “지멘스는 지멘스 엑셀러레이터(Siemens Xcelerator) 포트폴리오 전반에 AI를 통합해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예를 들어 심센터 테스트랩(Simcenter Testlab)은 AI 기반 워크플로우로 모달 분석 속도를 최대 7배까지 향상시키고 팀센터는 메이커사이트(Makersite)와 통합된 AI 기반 수명주기 평가(LCA)로 지속가능한 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또 솔리드 엣지(Solid Edge)는 문서화와 협업을 위한 AI 기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AWS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지멘스는 AI 혁신을 분석(Analyze), 최적화(Optimize), 생성(Generate)의 3가지 영역에 집중해 복잡한 작업의 자동화와 더 스마트한 제조 환경 구축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IT와 OT 통합의 중요성과 지멘스의 전략
“제조 현장의 미래는 IT와 OT의 통합에서 시작된다”고 언급한 오 지사장은 IT(정보기술)와 OT(운영기술)의 결합이 효율적이고 유연한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IT가 고급 데이터 관리와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면 OT는 설비 운영과 공정의 신뢰성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오 지사장은 대·중소기업이 연결된 ‘디지털 스레드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사진=박규찬 기자]
오 지사장은 대·중소기업이 연결된 ‘디지털 스레드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사진=박규찬 기자]

그는 “양자의 융합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 수집, 디지털 트윈 생성, AI 기반 분석이 가능해지며 예측 유지보수와 생산 최적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지멘스는 이를 위해 디지털 트윈, AI, 멘딕스(Mendix)와 결합된 인더스트리얼 엣지(Industrial Edge) 플랫폼을 핵심으로 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현장의 OT 데이터를 표준화·시각화해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로 전환한다. 실제로 독일 에를랑겐 공장에서 이 방식을 적용한 결과 생산성이 높아지고 가짜 오류가 60% 감소했으며 에너지·자재 사용이 최적화됐다고 한다.

오 지사장은 “지멘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히 연결된 폐쇄형 제조 메타버스(Manufacturing Metaverse)를 구축해, 생산 공정을 실시간으로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조기업의 DX 추진 장애요인과 지원 방안
국내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DX)은 여전히 ‘부분적 디지털화’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 지사장은 “많은 기업이 제품 중심의 디지털 트윈만 구현하고 있으며 생산·운영 단계로 확장된 포괄적 디지털 트윈으로 발전하는 사례는 아직 드물다”고 밝혔다.

그는 “진정한 DX를 위해선 제품–공장–R&D가 하나의 루프로 연결돼야 한다”며 “또한 CEO 레벨에서 기술 이해도가 낮거나 추진력이 약한 경우도 큰 장애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멘스는 설계·생산·운영 전 주기를 연결하는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 기반 접근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를 일관되게 관리하는 ‘Single Source of Truth(SSOT)’를 확보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오 지사장은 “지멘스는 그룹 차원에서 데이터 공유를 의무화하고 내부 클라우드에서 17개 데이터 도메인을 연결하는 ‘ONE Tech Company’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공장, 제품개발, 구매, 마케팅 등 모든 영역에서 AI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멘스는 이런 경험을 국내 제조기업에도 확장해 전사적인 데이터 기반 구축과 AI의 실질적 비즈니스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의 비전과 목표
지멘스 DISW가 한국 시장에서 추구하는 핵심 비전은 ‘디지털 트윈과 디지털 스레드의 산업 전반 확산’이다. 오 지사장은 “한국 제조업은 OEM 중심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의 유기적 연결 없이는 완전한 디지털 전환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멘스는 대기업 중심의 디지털화에 그치지 않고 협력 중소기업까지 포괄하는 ‘디지털 스레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를 통해 산업 간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연결하고 대·중소기업 모두가 디지털 혁신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 제조산업 전반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인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것이 지멘스 DISW의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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