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은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기술개발부문 전동화팀 차장

[테크월드뉴스=이광재 기자] 최근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는 에너지 밀도와 안전, 원가 효율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차세대 양극재 후보로 ‘LMR(Lithium Manganese rich, 리튬망간리치)’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이는 단순한 소재 변경이 아니라 고용량·저원가·구조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현재 상용 배터리 양극재의 주류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는 NCM(Nickel Cobalt Manganese, 니켈 코발트 망간), NCA(Nickel Cobalt Aluminum, 니켈코발트알루미늄)과 같은 삼원계 계열과 안정성이 높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LFP(Lithium Iron Phosphate, 리튬인산철)다.

전기차 시장이 주행거리, 가격, 안전성 경쟁으로 치열한 상황에서 LMR은 기존 양극재의 한계를 극복할 핵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화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LMR 소재의 특성과 장점 그리고 미래 전망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리튬 망간 이미지 [제공=GM(AI 제작)]
리튬 망간 이미지 [제공=GM(AI 제작)]

리튬 더 담고 망간으로 안정성 잡다

LMR은 리튬 과잉 층상 산화물(Li-rich layered oxide)로 분류되는 양극재다. 구조 내 리튬이 일반적인 층상 산화물 양극재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하고 리튬을 제외한 금속 원소 중에서 망간의 비율이 높은 물질이다.

리튬이 과량으로 존재하는 것은 양극재에 Li2MnO3(리튬 망간 산화물)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Li2MnO3 구조는 기존 양극재보다 리튬 원자 수가 더 많은 특징을 가진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NCM 양극재 조성인 LiNi0.3Co0.3Mn0.3O2(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산화물)은 리튬과 전이금속 비율이 1:1이지만 LMR은 이보다 리튬의 비율이 높다.

그리고 다른 양극재는 전이금속 산화·환원이 일어나지만 LMR은 배터리 구조 내 산소이온(O²⁻)도 전자를 잃고 얻는 산화·환원 반응에 참여한다.

즉, 산소가 단순히 구조를 이루는 역할을 넘어 전기화학 반응에 직접 참여해 추가적인 전하 저장과 에너지 저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망간(Mn)은 전이금속층에서 구조 안정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Mn4+(4가 망간)는 전자를 잃은 상태로 강한 산화형태를 유지하며 산화·환원 반응에 크게 관여하지 않아 전기화학적 비활성형 전이금속 이온으로서 결정 구조를 고정하고 안정화시킨다.

그리고 산소 이온과의 강한 결합으로 결정격자 내에서 ‘구조적 뼈대’ 역할을 하며 층상구조의 내구성을 확보한다.

30% 더 높은 에너지 밀도·겨울에도 성능 유지

주목할 점은 LMR 배터리가 일반적으로 LFP 대비 약 30%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일한 무게의 배터리를 차량에 탑재했을 때 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전극 설계와 셀 패키징 최적화를 통해 고속충전 성능과 패키징 유연성 측면에서도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사이클 수명은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 중요한 지표다. LFP는 내구성이 우수해 수천회 이상의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연구와 실증 결과에서는 LMR도 특정 조건에서 LFP와 유사한 수준의 사이클 수명을 달성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겨울철 한파로 배터리 효율 저하가 크게 나타나는 지역에서는 저온 성능이 제품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 된다. LMR은 구조적 개량과 전해질의 최적 설계 덕분에 -20°C 이하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출력과 우수한 충·방전 효율을 유지한다. 이러한 특성은 동계 조건에서 주행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고출력 가속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다.

NCM·LFP·LMR 비교표 [제공=GM]
NCM·LFP·LMR 비교표 [제공=GM]

또 LMR은 코발트 함량을 크게 줄이고, 가격 변동성이 낮은 망간을 주성분으로 활용함으로써 원자재 비용 절감과 공급망 리스크 완화에 기여한다. 이러한 소재적 장점은 장기적으로 배터리 제조 단가를 낮추고 친환경·지속가능한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된다.

도핑·코팅으로 성능 극대화

LMR은 고용량·고안정성 특성을 지니면서도 그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밀한 구조 제어와 소재 설계가 중요하다. 망간 기반 계열 특유의 구조 안정성 및 전기화학 반응 최적화를 위해 학계 및 업계에서는 도핑(doping), 표면 코팅, 전자 전도성 향상 등 다양한 첨단 소재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Al(알루미늄), Ti(티타늄), Mg(마그네슘) 등 원소를 전이금속 층에 첨가해 구조 변형 가능성을 줄이고 수명을 높이는 연구, 전자의 이동 경로를 개선하여 출력 성능을 강화하는 기술, 표면 안정화를 통해 장기간의 충·방전에도 성능을 유지하는 해결책이 개발되고 있다.

GM 역시 이러한 최신 기술을 기반으로 LMR을 최적화해 전기차용 배터리에 적용함으로써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LFP와 NMCA 사이 GM이 찾은 제3의 길

LMR 양극재의 도입은 단순한 소재의 교체가 아닌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가격·안전성의 균형을 실현하는 전략적 전환점이다.

GM은 향후 수년 내 LMR 기술 완성도와 양산 경쟁력을 확보해 차세대 전기차 시장에서 그 가치를 입증할 계획이다.

LMR은 LFP 수준의 낮은 비용으로 더 높은 에너지를 제공하며 차세대 전기차용 셀 화학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검증된 LFP의 안정성과 고성능 NMCA(Nickel Manganese Cobalt Aluminum, 니켈망간코발트알루미늄)의 출력을 잇는 최적의 포지션에 자리하며 성능·안전성·비용의 세 요소를 균형 있게 구현한다.

이를 통해 GM은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하는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LMR을 차세대 전기차 혁신의 핵심 축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