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포먼스 IC, ‘선택과 집중’ 전략 통했다

현재 화두로 떠오른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웨어러블과 오토모티브가 반도체 시장 트렌드로 떠오르며 전세계 시장도 변화를 맞고 있다. 대다수의 반도체 기업들은 그동안 성장동력이 됐던 모바일 등의 컨슈머 시장이 어려움을 겪음으로써 안정적인 마켓을 형성하고 있는 오토모티브 시장, 센서 기반의 웨어러블 시장에 집중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간 인수합병이 가시화된 지난해의 경우 시장 점유율 변화와 다양한 기술적 이슈가 존재했다. 향후 시장 공략과 관련해 전세계 기술 및 시장 트렌드 변화에 주시하면서 기업 전략을 수정하거나 타사 간 협업에 나서는 등 반도체 시장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이에 본지 기자는 현재 반도체 기업들이 바라보는 한국 시장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이와 관련된 각 기업 간 비전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취재 :이나리 기자 <narilee@epnc.co.kr> 정리: 최태우 기자<desk@embeddednews.co.kr>

홍사곽 리니어테크놀로지코리아 대표

▲ 홍사곽 리니어테크놀로지코리아 대표

 “인수합병으로 몸짓을 키우기보다 자체 기술개발과 인더스트리얼 중심으로 하이퍼포먼스 제품 집중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리니어의 경영방침”

1981년에 설립해 올해 36주년을 맞이한 리니어테크놀로지(Linear Technology)는 아날로그 반도체를 전문으로 출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타 반도체 기업들과 달리 오직 하이퍼포먼스 제품에만 집중해 선보이고 있다. 2005년도의 경우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10억달러를 달성했으며 2015년 매출의 경우 14억8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리니어의 시가총액은 110억달러를 기록하며 반도체 업계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경기불황과 모바일 시장의 침체기로 인해 2015년 반도체 업계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리니어는 인더스트리얼 시장과 자동차 시장, 통신 등의 메이저 마켓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에 업다운이 심하지 않고 안정적이다.

리니어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은 인더스트리얼이 43%이고 기지국, 중계장치, 네트워크 스위치 등의 커뮤케이션 분야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동차, 항공기 등 트랜스포테이션이 19%, 컴퓨팅이 9%, 군사 및 인공위성은 6%, 하이엔드 컨슈머가 3%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시장의 경우에는 트랜스포테이션(50%), 인더스트리얼(25%), 커뮤니케이션(22%), 하이엔드 컨슈머(3%) 순으로 매출이 발생되고 있다.

홍사곽 대표는 “리니어는 매출이 성장해도 대폭 성장 보다는 7~8%로 균형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경우 불경기 영향을 받아 리니어코리아는 약 2%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에서 오토모티브 시장 성과가 올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다시 성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리니어는 직원 평균 근무기간이 21년으로 타 반도체 기업 보다 근속연수가 길기로 유명하다. 홍사곽 대표는 “리니어는 비교적 안정적인 산업을 타겟으로 하이퍼포먼스 제품을 판매해 매출 안정화가 이뤄지고 있어 직원을 갑자기 충원했다가 시장이 안 좋아졌다는 이유로 감원하는 일이 없어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다”며 “또 큰 기업이 갖춘 매트릭스 조직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임원급들의 불필요한 파워 게임이 없어 오직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밝혔다.

또 다른 기업 특징으로는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인수합병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리니어는 인수합병과 무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리니어는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인수합병 보다는 자체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것을 중요시 생각한다고 밝혔다. 직원들에게 안정적이고 쾌적한 근무환경을 제공하면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매출 성과로 이어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이뱅크’ 시스템으로 4주만에 제품 공급
리니어는 고객으로부터 주문받은 제품을 정확한 시간에 배송하는 서비스(On-Time Delivery)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리니어가 보유한 미국에 2개의 웨이퍼팹에서는 전체의 95%를 생산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페낭(Penang)에 위치한 어셈블리에서는 80%의 조립을 처리하고 있고 싱가포르에서 최종 테스트를 100% 시행하고 있다.
아날로그 디바이스를 생산하게 되면 보통 12~13주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리니어는 개발부터 생산, 조립, 테스트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4주만에 공급이 가능하다.

리니어는 웨이퍼를 미리 만들어 8~10주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고객이 발주를 주면 바로 어셈블리를 거쳐 테스트의 4주 과정으로 들어가는 ‘다이뱅크’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고객은 약 2달을 시간단축 할 수 있으며 한 달 전에 발주를 해도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단종 제품이 없다는 것 또한 리니어가 제공하는 이점이다.

시장조시기관 IHS에 따르면 반도체 업체들은 오래된 제품들을 매년 40%씩 단종하고 있다.

홍사곽 대표는 “리니어는 주로 산업용 디바이스를 공급하고 있는데 공장 자동화 시설 등의 인더스트리얼 제품은 컨슈머 제품보다 사용기간이 훨씬 길다. 이 같은 이유로 리니어는 무단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단 10년간 1개도 안 팔린다거나 재료를 구할 수 없게 되는 등의 특수한 경우는 제외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 오토모티브 집중 강화
모바일, PC 등의 컨슈머 산업에 집중했었던 종합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오토모티브로 집중을 강화하며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오랜 시간 검증된 부품을 사용하려는 등 매우 보수적인 산업이다.
리니어는 오토모티브에 집중한지 이미 10년이 넘었고 배터리 모니터 IC를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기도 했다. 더불어 자율주행차를 위한 레이다, AVM 어라운드 모니터링 시스템, 차선이탈방지, 레이더 등과 컨슈머 쪽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엔포테인먼트(오디오, 비디오)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8년 현대기아 자동차의 소나타 하이브리드카에 최초로 리니어 디바이스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홍사곽 대표는 “리니어 자동차 반도체 전체 매출 중에서 한국은 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매출은 오토모티브 분야에서 컨슈머를 하고 안하고에 따라 차이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는 디바이스 탑재가 확정되면 완제품이 생산되기까지 최소 3~5년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매출이 약 3년 뒤에 일어나고 컨슈머 제품과 달리 디자인 사이클이 긴 편이다. 따라서 자동차 분야는 내년도 성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홍 대표는 “2016년도에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어 리니어는 최근 BMS IC로 디자인을 많이 하고 있고 양산이 확정된 디바이스가 있어서 2017년부터 불륨이 크게 확대돼 매출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또 LED 전·후방 카메라 등의 신규 시장으로도 리니어가 지속적으로 선두를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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