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투자 집행, 미래가치 보다 수익성 요구
IT업계, 개발자 채용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테크월드뉴스=노태민 기자] 전 세계적 긴축 기조로 투자 자금이 줄면서 국내 벤처캐피탈(VC)들은 투자 기업에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절감을 요구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그동안 뛰어난 개발자 확보를 위해 고연봉과 스톡옵션 등의 조건을 내걸었지만 VC의 인건비 절감 요구로 개발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 업계에서는 IT, 스타트업 간의 개발자 확보 경쟁도 끝났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에 부담이 커지면서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기준이 높아질 전망에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사진=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사진=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1.00%에서 1.50~1.75%로 75bp 인상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을 단행한 후 기자회견에서  "소비자 물가 지수(CPI) 발표 후, 예정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했다"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4%까지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0.00~0.25%로 줄었다. 다음 달에도 연준의 빅스텝(50bp 금리인상)이 예정되어 있어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예상된다.

기준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투자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의 결과가 나타난다. 금융 업계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국은행의 빅스텝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VC는 시장의 민간 투자 자금이 줄어들자 투자 기업에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절감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뿐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도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타트업들의 파티는 끝났다"고 표현했다. VC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의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대신 지출을 줄이고 수익성을 증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준상 시리즈벤처스 대표는 “현재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해 보수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플랫폼 업체보다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들은 그동안 뛰어난 개발자 확보를 위해 고연봉과 스톡옵션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A사는 우수한 인력 확보를 위해 직전 직장 대비 연봉을 200%까지 인상하기도 했다.

긴축의 영향으로 투자 자금이 줄어들자 스타트업들은 합리적인 인력 확보를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 채용이 어려워진 스타트업들은 직접 채용보다 외주 개발에 의존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B사는 IT 개발자 채용 플랫폼을 운영하며 동남아시아의 경력 개발자들을 국내 스타트업에 소개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경력 개발자들의 임금은 국내 개발자들의 30% 수준이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당근마켓 등은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신입 개발자 발굴 및 양성에 나섰다. 자사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해 우수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뜻이다.

국내 대표 IT 기업에서도 보수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네이버는 인건비 지출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줄일 계획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대규모 채용을 단행했던 게임사들은 올해 1분기 수익 악화로 수시채용을 없애고 공채만 진행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와 트위터, 스포티파이, 코인베이스 등도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T 업계관계자는 "작년에는 개발자들을 최대한 많이 뽑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경력과 실력을 갖춘 개발자들을 선별해서 채용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개발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인건비가 급증했다"며 "23년에는 사업성과 부족과 실적 악화로 업계 개발자 감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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