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시장 장악에 국내 IT 기업 신사업 모색

[테크월드뉴스=이혜진 기자] 유튜브로 인해 십 수년째 국내 음원시장 1위인 ‘멜론’의 흥행 공식이 무너졌다. 이에 국내 IT 기업들은 시장 판도를 새로 짜기 위해 음원 서비스 방식을 개편하고 있다. 

8일 빅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으로 멜론의 일일 활성 사용자수(DAU)는 266.8만여명(34.4%)이다. 이어 유튜브뮤직∙삼성뮤직∙지니뮤직∙플로∙바이브∙벅스∙카카오뮤직∙사운드클라우드∙스포티파이∙애플뮤직이 각각 130.4만명(16.8%), 123.7만명(15.9%), 114.7만명(14.8%), 68.9만명(8.9%), 22만명(2.8%), 17.1만명(2.2%), 13.7만명(1.8%), 8.5만명(1.1%), 8.1만명(1.0%), 1.4만명(0.2%) 순으로 나타났다. 소리바다는 6756명에 그쳤으며 모모플은 이용자 수가 적어 집계되지 않았다. 삼성뮤직이 멜론과 제휴된 서비스임을 감안하면 멜론의 MAU는 50.3%다.

유튜브뮤직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 지니뮤직(130만명)과 유튜브뮤직(63만명) DAU는 2배 넘게 차이 났지만 이젠 전세가 변했다. 반면 멜론은 지난해 6월 이후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인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음원 스트리밍 앱 외에 영상 플랫폼까지 포함하면 국내 음원 시장 1위는 유튜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2021 음악 산업 백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이용하는 음악 스트리밍∙다운로드 서비스 비중은 ‘유튜브’가 59.4%(중복 응답)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멜론∙지니∙바이브∙유튜브뮤직∙플로∙벅스∙애플뮤직이 각각 55.6%, 21.5%, 17.9%, 17.2%, 11.5%, 9.7%, 6.5% 순이다. 

유튜브뮤직과 유튜브 사용률을 더하면 이용 비율이 76.6%로 올라가 멜론을 크게 앞선다. 연령별로는 10대가 유튜브, 20~40대가 멜론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는 음악’ 시대가 열린 가운데 관련 영상을 시청하는 앱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이 유튜브(90.4%)로 나머지 음악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 모두를 더한 비율(22.3%)보다 많은 점을 고려하면 국내 음악 시장의 쏠림 현상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유튜브(유튜브뮤직 포함)가 단기간에 국내 음원 시장을 장악한 배경엔 공짜 마케팅 전략이 있다. 실제로 유튜브뮤직은 유튜브 프리미엄(정액제 서비스) 이용자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T∙KT∙LGU+가 각각 갤럭시 구매자와 관련 요금제 가입자에게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 영향도 크다. 타사 제품∙서비스의 소비자가 유튜브에 묶이는 ‘락인(lock-in) 효과’까지 노린 전략이다. 

이용자 빅데이터에 기반한 개인별 인공지능(AI) 큐레이션 서비스도 소비자를 붙들어 놓고 있다.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유튜브뮤직 이용자의 25.9%는 ‘내게 맞는 추천’때문에 서비스를 사용했다. 반면 멜론과 지니, 플로 이용자는 각각 7.0%, 3.2%, 9.8%만 같은 이유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불거진 음원 사재기 논란으로 이듬해 5월 멜론이 실시간 순위를 폐지한 뒤 지난해 8월 다시 부활했지만 이 영향으로 ‘모두가 듣는 음악’을 즐기던 소비자들이 ‘나를 위한 음악’으로 소비 방식을 바꿔 음원 유통 방식도 변화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외벽에 스포티파이 광고가 게시돼 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외벽에 스포티파이 광고가 게시돼 있다. 

네이버 바이브 ‘가라오케’ KT 지니뮤직 ‘버추얼 플레이’ 등 오디오 콘텐츠 확대

이처럼 유튜브가 시장을 장악해가자 국내 관련 IT 기업들은 신사업 발굴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현재 KT스튜디오지니(지분율 36%)와 CJ ENM(15%), LGU+(13%)로 주주를 구성한 지니뮤직은 종합 오디오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한편 영상 미디어로 서비스를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디오북 등 기존 서비스에서 나아가 예능∙드라마로 오디오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니뮤직은 “가상현실(VR) 스튜디오 등 콘텐츠 제작 환경을 구축하고 라이브 공연과 지니TV 등 영상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VR 실감음악서비스인 ‘버추얼 플레이(Virtual Play)’도 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바이브에 실시간으로 음성 대화를 나누며 음악을 듣는 ‘파티룸’을 도입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가수와 팬이 함께 노는 방식의 서비스는 동종 앱 가운데 최초다. 

네이버는 “가라오케, 파티룸 등 전형적인 음악 감상 서비스의 이미지를 벗어나 함께 놀고 편히 쉴 수 있는 차별적인 기능을 강화해 이용자가 앱을 설치하게 하고 구독까지 연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의 오디오무비 ‘층’을 선보이며 바이브의 유료 구독자는 지난해 연말 기준 60여만 명으로 늘었다. 2016년 7월 네이버뮤직 최대 구독자 37만 명을 넘어서며 60만 구독자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구독 해지율도 전년대비 감소해 성장을 위한 기본 체력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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