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R&D 시작해야 10년 뒤 시장 선점
로저 니콜스 키사이트 6G 프로그램 매니저 인터뷰

[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대역폭 활용과 데이터 전송 기술을 발전시키고 애플리케이션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는 통신업계가 6세대 이동통신(G6) 표준을 정의하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6G는 초당 1테라비트(1Tbps)에 달하는 다운로드 속도와 1마이크로초(㎲, 1㎲는 10-6초) 수준의 낮은 지연시간, 무제한에 가까운 대역폭을 갖출 전망이다. 이로써 연결형 로봇 공학과 자율 시스템, 무선 인공지능 상호작용 등 사용자가 주변 환경과 창의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6G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과제와 연구 동향에 대해 키사이트에서 6G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로저 니콜스(Roger Nichols) 매니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저 니콜스(Roger Nichols) 키사이트 5G·6G 프로그램 매니저
로저 니콜스(Roger Nichols) 키사이트 5G·6G 프로그램 매니저.

 

애플리케이션과 시장

Q. 6G가 가져올 변화, 6G를 활용하기 적합한 분야는?

NTT도코모, 삼성전자, 에릭슨이 공동 제작한 백서와 핀란드 오울루대학교의 6G 플래그십 프로그램이 지원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6G 비전을 논의한 바 있다. 4세대 이동통신(4G)은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인터넷을 제공했다. 5세대 이동통신(5G)은 모바일 인터넷을 산업과 보건, 교통, 금융 같은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한다. 6G는 새롭거나 특별한 부분이 아닌, 사회의 필수 요소에서 모바일 무선 통신을 활용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지금은 ‘6G를 활용하기 가장 좋은 분야’를 짐작하기에 약간 이른 감이 있다. 이런 기회는 더 이상 의미없는 ‘킬러 앱’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시청각 외 정보를 포함해 가상세계에 실제 사물의 물리적 특징을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을 정교하게 표현하는 홀로그램 통신부터 데이터 활용 방식을 바꾸는 머신러닝(ML)과 인공지능(AI)까지 사례가 다양하다. 6G를 복잡한 긴급 상황과 재난을 관리하거나 대규모 과학기술 연구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런 사례들 대부분이 6G를 ‘업그레이드된 5G’처럼 여긴다. 5G가 발전하면서 등장한 이런 사례들은 6G에서 대세가 될 것이다. 더 유연하고 효율적, 지능적으로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6G는 낮은 지연시간 덕분에 시민감네트워킹(TSN)을 개선할 것이다. 우선 주요 6G 응용 부문의 최대지연시간 핵심지표(KPI)가 100㎲로 매우 낮아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정밀한 위치 기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또 장시간 지연 시 예상되는 정보 전송 완료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 어떤 정보는 너무 빨리 도착해서 문제인데, 네트워크 시간 엔지니어링으로 메시지가 특정 시간 전에 도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정보의 정확한 도착 시점을 계획할 수 있다.

 

Q. 각국의 6G 개발 현황과 예상하는 상용화 시기, 여건은?

6G 상용화는 7~ 10년 후에 이뤄질 것이나, 지금은 어느 나라가 먼저 6G를 상용화할 것인지 예상할 수 없다. 글로벌 무선 기술은 정부기관이 아닌 사기업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5G와 마찬가지로 기술, 정책, 비즈니스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정부 정책이 6G 상용화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정책만으로 6G를 처음 적용하는 분야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6G 연구·개발(R&D) 투자는 세계적인 관심사 중 하나다. 남극 같은 극지를 제외한다면, 연구기관이 있는 나라 어디서든 투자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대만, 서유럽, 인도 등이 무선 부문에 적극적으로 투자, 연구하고 있다.

 

Q. 6G와 5G 개발 관련 제도적 지원 동향은?

미국 정부가 연구 자금 배정 방식을 바꾼 것이 눈에 띄는 변화다. 5G 이전에는 미국 정부가 국립과학재단(NSF)을 통해 연구 비용을 지원했는데, 무선 부문에는 예산이 거의 배정되지 않았다. 반면 6G는 PAWR(Platforms for Advanced Wireless Research)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예산이 무선 부문에 배정됐다.

또 지난 2년간 의회에서 여러 중요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그 중에는 무선 단체를 위한 경제적 혜택과 자금 지원 관련 내용이 있다. 또 스펙트럼과 소형 셀 배치, 조세, 도시 이외 지역의 무선 지원, 방위 분야 무선 사용 등 다양한 정책적 방향도 규정한다.

앞으로 6G가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정책이 마련될 것이다. 정부기관이 개입해 지역과 국가 차원에서 안전 규제를 주도해 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Q. 6G 혜택을 가장 많이 볼 기업은?

6G가 군용이나 일부 상용으로만 개발되는 건 아니다. 만약 이런 수준에서 멈춘다면, 기업은 결국 6G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술 투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양한 기업들이 6G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무선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이나 무선 기술을 사용 중인 기업들 모두가 그렇다. 모바일 무선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구글, 메타(페이스북), 트위터, 우버, 도어대시, 위챗, 텐센트 같은 기업들은 지금보다 규모가 한참 작거나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빅테크 기업들이 6G를 활용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알 수 없다.

 

기술

Q. 6G 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은? 키사이트는 기술적 어려움을 어떻게 대비하는지?

▲차세대 무선 ▲통합형 다중 이종 기술 네트워크(ITU의 ManyNets) ▲네트워크 시간 엔지니어링, ▲AI 지원 네트워크 ▲차세대 보안 영역에서 몇 가지 기술적 과제가 존재한다.

① 차세대 무선: 6G는 100~330기가헤르츠(㎓, 1㎓는 109㎐) 반송파 주파수와 30㎓에 이르는 대역폭을 갖는다. 결국 5G 극고주파(밀리미터파, FR2) 대역 무선 주파수(RF) 반도체 칩에서 나타났던 앰프 전력 레벨, 효율성, 선형성, 잡음 등 성능의 저하 문제가 6G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이미 필수 샘플링 속도가 필드프로그래머블게이트어레이(FPGA)뿐 아니라 주문형반도체(ASIC) 클럭 속도를 훨씬 넘어선 디지털 베이스밴드 문제와 수백 기가비트전송률(Gbps)의 베이스밴드 데이터율을 다루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또 2밀리미터(㎜) 미만 파장에 대한 모바일 시스템 안테나 기술 관련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② ManyNets: 글로벌 주파수 스펙트럼 정책이 없으면 국가별로 다른 가변 폭 스펙트럼에서 다양한 기술의 무선 시스템이 작동하게 된다. 기존 무선 통신 시스템과 새 대역·기술 간 가용 통신 대역폭은 꽤 넓다. 하지만 효율성을 높이기가 어려운데, 하루에도 시간에 따라 일부 대역은 유휴 상태인 반면 다른 대역은 한계 용량에 가까운 트래픽(전송량)을 보인다. ManyNets은 위치와 수요에 따라 주파수 스펙트럼을 유연하게 조정해 무선망을 더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다만 문제는 이 시스템이 아직 대부분 개별 작동한다는 것이다.

③ 시간 엔지니어링: 짧은 지연시간과 정밀한 메시지 흐름 타이밍이 핵심이다. 지연시간이 긴 상황에서도 정밀한 타이밍을 보장하는 것은 까다롭다. 특히 최근 네트워크는 시간 중심 네트워킹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오버레이 프로토콜과 상태 비저장(Stateless)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있다. 진정한 시간 엔지니어링을 위해 필요한 재설계는 3GPP(이동통신 표준화 단체)뿐 아니라 국제인터넷표준화기구(IETF) 등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준다. 유럽통신표준협회(ETSI)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고정 네트워크에서 IPv6 주소 사용 비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즉 IP와 전송 계층에서 새로운 기본 프로토콜로의 전환이 느리게 진행된다. 모바일은 IPv6 전용 시스템 형태로 처음부터 다시 설계되고 있는 5G의 이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6G의 가치는 모바일과 고정 네트워크 간 결합에서 비롯된다.

④ AI 지원 네트워크: AI는 의약품과 양자 연구,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혁신한다. 또 복잡한 운영 관련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최적화하고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단 아직 갈 길이 멀다. 네트워크 관리에 AI가 꼭 필요하지만, 네트워크 관리용 AI가 사진을 잘못 식별하거나 잘 달리고 있는 자동차를 이유 없이 비상 제동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⑤ 보안: 최근 네트워크 보안을 위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무단 침입해 데이터를 가져가면 사실을 파악하고 빠르게 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5G도 보안 조치가 미흡한 상황이다. 5G에 가해지는 보안 위협이 이전 세대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는 점에서, 6G는 보안 문제가 더 중요해질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보안 관련 정부기관과 사기업 모두가 악성 침입에 대비하고 있으며,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키사이트는 각 영역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완벽한 6G 솔루션은 없다시피 하지만, 통신 업계와 협업하고 전문가들과 해결 방법을 모색하며 모든 분야에서 6G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Q. 6G에서도 오픈랜(O-RAN)이 유효한가?

오픈랜 표준 자체든 그 이상이든 관계없이 6G에서 오픈랜이 더 확산할 것이다. 5G는 최대한 많은 네트워크를 가상화해 비용을 줄이고 시스템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오픈랜은 이 같은 목표의 부산물로, 실용성을 고려해 무선 접속망(RAN) 일부만 가상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력 증폭기와 안테나를 가상화하는 것은 나중에나 가능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베이스밴드 프로세싱을 가상화하는 작업은 지금 진행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6G에서도 이어질 것이다.

 

Q. 6G도 5G처럼 도시 외 지역에서 커버리지(송·수신 가능 구역)를 확장하는 것이 어려운가?

도시 외 지역에서 광대역망을 구축하기 어려운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모바일 네트워크는 개설과 유지보수에 큰 비용이 소요되는데, 사용자 수가 많아야 수익 창출이 원활해 설치·유지비를 감내할 수 있다. 설비 투자 비용을 절감하는 기술이 개발될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6G 망을 도시 외 지역까지 대대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Q. 빔포밍과 다중입출력(MIMO)은 5G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다. 6G 신기술은?

6G에서도 MIMO 기술의 역할이 중요하다. 후기 4G부터는 트래픽과 링크 버짓(Link Budget)을 개선한 3차원 MIMO가 등장했다. 6G 개발 과정에서는 스펙트럼 효율성을 개선하는 분산형 MIMO 기술을 연구 중이다.

 

Q. 6G 주파수 대역은?

이전 세대들이 그랬듯, 변조 기법과 MIMO, 채널 코딩, 다중 액세스 같은 6G 기술을 5G FR2(24㎓ 이상) 대역을 비롯한 기존 세대의 주파수 대역에 먼저 적용할 것이다. 이렇게 적용한 기술은 6G 확산 후 상당 부분 바뀔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무선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더 높은 대역도 추가할 것이다. 110㎓부터 330㎓까지 활용하는 통신·이미징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한다. 단 주파수 대역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 더 높은 대역은 7G에서 실현할 수도 있다.

 

Q. 6G 설계·개발 기술자가 알고 있어야 할 것은?

연구자와 기술자들이 이미 내가 언급한 문제들의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 기술자들은 기존 시스템을 명확히 파악하고 문제점과 잠재력을 식별하며 기본 기술과 하위 시스템, 아키텍처 관련 근본 문제를 처리하는 것을 우선한다.

또 모바일 무선 기술이 모든 전기 공학 규율을 비롯한 다수의 공학 이론과 연결된다는 점도 중요 고려사항 중 하나다. 디지털 시스템과 데이터 통신, 소프트웨어, 신호 처리, 네트워킹, 전력 관리, RF 설계, 안테나, 전자기 전파 이론, 반도체 기술, 자재 전자기 물리학을 이해하려면 연구자와 기술자가 여러 공학 기술 지식을 갖춰야 한다. 만약 당신이 ‘다른 기술은 이해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무선 안테나 마스트와 마운트 제조 전문가, 설치·유지보수 관련 질량·풍하중 담당자와 협업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정 및 표준

Q. 6G 상용화, 대중화 시점은?

대체로 업계에서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5G처럼 개발을 시작한 지 10년이 안된 시점에 상용화될 수 있다. 상용화 시기는 기술, 정책, 비즈니스 같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세대처럼 소규모 지역에 먼저 구현하고 점차 전국, 전 세계 네트워크로 확장하며, 드문드문 새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다. 8년 전, ‘5년은 더 기다려야 완전한 5G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처럼, 6G도 실제로는 계획과 다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Q. 판매사(벤더)들의 6G 개발 시점은?

벤더의 6G 개발은 ①기본 연구, ②응용 연구, ③기술 실험, ④하위 시스템 설계와 시험 사용, ⑤종합 검증, ⑥편의성 고려한 배포, ⑦상용화 단계로 진행될 듯한데, 표준 절차는 네 번째인 하위 시스템 설계와 시험에서 시작한다. 간단히 웹 검색만 해봐도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표현으로 이 단계를 칭하고 있으며, 적어도 여덟 가지 이상 로드맵을 얻을 수 있다. 이 절차는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되면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하반기 정도에는 학계와 업계에서 표준에 대한 유의미한 대화가 나올 것이다.

 

Q. ‘5G도 아직 완전치 않은데, 6G를 고민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의견에 대한 생각은?

6G를 시작하기에 너무 이르지 않냐는 반론이 있다는 것 안다. 그렇지만 빠르게 변화하려면 빨리 출발해야 한다. 여러 연구자들이 기술 장벽을 넘어 세계적으로 일관성 있게 작동하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내 나이 또래들은 무선 기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다른 나라에 있는 사람과 대화한다는 공상 과학적 개념을 20대가 된 후에 현실로 접했다. 그리 긴 시간 같지 않겠지만, 새로운 시대에 도달하는 데 10~20년이 소요된다는 것은 이전 세대가 성숙하기 전에, 때론 주류가 되기 전에 필요한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5G가 마지막 세대 전환이었고, 6G는 진화에 가까울 것이라고 추측하는 의견도 있다. 5G처럼 6G 일부는 진화라고 봐도 되고, 나머지는 다른 기술의 진화에 디딤돌과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추가로 두 가지 사실을 명확히 하고 싶다. 5G와 6G에 대한 관심이 생겨난 시기는 서로 10년 정도 차이난다. 그리고 아직까지 6G는 연구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내가 2014년에 5G 관련 작업을 시작했을 때도 연구만 했다.

 

<이 기사는 테크월드(Techworld)가 발행하는 EPNC(전자부품) 2022년 3월호(VOL.409)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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