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에 대기업 절반, 내년 계획 못 세워

다수의 IT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는 서울 강남 지역.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다수의 IT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는 서울 강남 지역.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테크월드뉴스=박응서 기자] 국내 주요 기업 중 절반가량이 아직도 내년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이 나빠지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01개사 가운데 49.5%인 50개 기업이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이 9곳,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이 41개였다.

내년도 투자계획을 세운 51개 기업 중에서는 절반 이상인 32개 기업(62.7%)이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31.4%(16개사), 줄이겠다는 기업은 5.9%(3개사)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500대 기업 중 319개 기업인 63.8%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투자를 줄였다”며 “내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등 경제 회복을 제한하는 불안 요인이 산적해 기업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내년 경제 전망 불투명(31.8%)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31.8%)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밖에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19.7%) △경영악화에 따른 투자 여력 부족(12.1%) △과도한 규제(7.6%) △투자 인센티브 부족(1.5%)도 투자를 선뜻 늘리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긴축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미중갈등, 국제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내년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산업 경쟁력 확보(50.0%) △신성장 사업 진출(25.0%) △노후설비 개선(12.4%) △내년 경기 개선 전망(6.3%) △제품수요 증가 대응(6.3%) 등을 이유로 선택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투자환경은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고용과 노동규제(35.3%)’를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대표 요인으로 꼽았다. 이밖에 △지자체의 인·허가 심의규제(29.4%) △환경규제(17.6%) △신사업에 대한 진입규제(11.8%) △공장 신·증축 관련 토지규제(5.9%)도 기업 투자환경을 저해하는 요소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투자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자금조달 등 금융지원 확대(40.6%)’가 가장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댜음으로 △세제지원 확대(33.7%) △투자 관련 규제완화(28.7%) △대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17.8%) △반기업 정서 완화(9.9%) △확장적 거시정책(5.9%) 등이 뒤를 이었다.

매출 500대 기업들은 내년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절반 이상인 58.4%는 내년 경제환경이 올해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4.8%였다. 반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8%로 조사됐다. 

내년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응답기업 52.9%는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부담 증가를 꼽았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차질(17.6%)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17.6%) △가계부채 등 국내 금융불안 요인(17.6%) △미·중 갈등 장기화 및 중국 성장률 둔화(11.8%)도 주요 투자 리스크로 지적했다.

반면 내년도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글로벌 소비회복(44.0%) △반도체·2차전지 등 신성장분야 경쟁력 우위(32.0%) △글로벌 교역량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20.0%)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대규모 인프라·친환경 투자 집행(8.0%) 등이라고 응답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내년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같은 경영 불안요소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기업투자는 한국경제의 지속성장과 국내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초석으로 규제완화, 세제지원 같은 투자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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