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WiFi와 공유 프린터·스토리지 활용하기
[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면에 익숙했던 일상 생활을 비대면화했다. 학생이 수업을, 직장인이 업무를 집에서 원격으로 수행하게 되자 IT기기·서비스와 통신 수요가 급증했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KICA)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 후 국내 인터넷 트래픽은 13%,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은 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격으로 하는 대부분의 업무와 수업은 인터넷으로 이뤄진다. 그러다보니 둘 이상의 가족 구성원이 재택 근무나 원격 수업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해야 할 상황이 잦고, 가정 내 인터넷 망에는 최소 2대가 넘는 IT 디바이스가 맞물려 오랜 시간 사용된다. 만약 인터넷 망 오류 때문에 중요한 업무와 수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가족 모두가 불편해진다. 이에 집을 주거 이상의 기능을 수행 가능한 스마트 홈으로 바꿀 필요가 생긴다. 스마트 홈이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만들 수 있다.
음영 없는 단일 SSID 네트워크, 끊김없이 넓은 와이파이 구축
메시(Mesh, 그물) 네트워크는 각 노드(로컬 네트워크의 구성요소들을 일컫는 용어)가 인접 노드와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넓은 범위의 단일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그 이름처럼 그물망같이 무선 네트워크 환경을 구현, 음영 지역을 없애고 사용자 간 정보 공유를 간편하게 만든다. 특히 Wi-Fi 얼라이언스 제정 표준인 ‘이지 메시’를 탑재한 라우터를 몇 개 설치하면 간단하게 메시 Wi-Fi를 구축할 수 있어 구축 과정이 간편하다. 이 기술이 없던 시절엔 값이 비싸고 준비 과정이 복잡한 무선멀티브리지(무선확장) 설정을 거쳐야 했다.
유일한 단점은 일반 무선 네트워크 라우터보다 메시 지원 라우터가 고가라는 것이다. 메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최소 2대 이상의 라우터가 필요한 만큼 개별 네트워크를 방마다 각각 설치하는 것보다 N배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메시 Wi-Fi는 음영 지역이 적고 단일 SSID로 집 전체가 커버돼 번거로운 잦은 재접속이 없어 쾌적하다. 또한 같은 네트워크 망에 연결된 단말기 간 파일 공유가 가능한 것 역시 장점이다.
이점이 많은 메시 네트워크는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무선 메시 네트워크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연평균 9.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린터 공유와 NAS로 집안 어디서든 인쇄하고 파일 공유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가 인쇄물을 대체하면서 국내 프린터 시장 규모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작년 이후 재택 근무와 원격 수업의 영향으로 가정용 프린터·복합기 판매는 되레 늘었다. 특히 2020년 3분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IT 기술이 발달하고 디스플레이 장치가 일상에 보급됐지만 종이 인쇄가 필요한 상황은 여전히 많다. 과제 또는 개인·회사 업무를 위해 집에서 인쇄물을 출력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은 가정용 프린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인쇄량이 많지 않은 가정에서 수 대의 프린터를 운용하는 것은 낭비다. 따라서 1대의 프린터로 집안에 필요한 모든 문서를 인쇄한다. 이때 가족 구성원의 개인별 기기가 프린터에 동시에 연결돼 있다면 인쇄 작업이 편리해진다.
프린터 인터페이스가 USB 또는 병렬 방식만 지원하던 시절의 프린터 공유는 여간 번거로운 작업이 아니었다. 컴퓨터를 매개로 공유하면 프린터와 연결된 메인 컴퓨터를 켜둬야 했고, 병렬 포트 공유장치를 이용하려면 난잡한 선 정리와 전원 공급의 어려움이 뒤따랐다. 이후 유선 이더넷 포트(RJ45)를 지원하는 프린터가 출시돼 인터넷망으로 프린터를 공유 가능하게 됐으나, 모바일 기기는 연결할 수 없었다. 휴대전화의 사진을 인쇄하려면 결국 메인 컴퓨터로 파일을 옮겨야 했다.
최근에는 무선 네트워크 연결 프린터가 출시되면서 예전 같은 번거로움은 사라졌다. 프린터와 같은 Wi-Fi 망에 연결된 기기라면 메인 컴퓨터를 거치지 않고 인쇄할 수 있다. 만약 메시 네트워크를 같이 구성한다면 인쇄 작업이 가능한 네트워크 범위는 더 넓어질 것이다.
프린터 공유와 비슷한 방식으로, 외장하드 등 저장장치도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이를 네트워크 결합 저장장치(NAS, Network Attached Storage)라고 부르는데, NAS를 설치하면 우리 가족만의 전용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다. 본래 이 시스템은 구축 비용이 비싸고 관리가 어려운 편인데, 수 년 전부터 가격과 사양을 타협하고 간편 설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개인·가정용 NAS가 시중에 출시되고 있다.
NAS를 구축하고 라우터를 통해 연결하면 같은 네트워크 상의 디바이스에서 스토리지에 접근하고 파일을 공유할 수 있다. 개별 컴퓨터, 모바일 기기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 등 추억을 한 데 모아 정리하고 언제든 열어보자. IPTV를 통해 가족 여행 사진이나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울러 포트 포워딩(특정 내부 포트를 외부에 개방)과 DDNS 설정을 거치면 도메인 주소로 외부망에서 NAS에 접근할 수도 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