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전통적 내연기관과 비중 역전 발생
인센티브 ▷ 비용우위 ▷ 공급체계 순으로 패러다임 전환 예상

[테크월드뉴스=박지성 기자]  

이번 차는 전기차를 사야하나?

최근 신차 구매를 고려하는 주변 지인들에게서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다. 수년 전만 해도 EV를 구입한다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테슬라 등을 위시해 다양한 EV 모델들이 확산되고 있고 충전을 위한 인프라도 속속 확대되고 있다. 도로 위를 달리는 EV들이 많아지는 만큼,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고객들의 머릿속에서 EV 선택지의 비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만큼은 아니겠지만) 여전히 EV를 선택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그래서 이번 한장TECH는 2021년 4월에 발행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EV 시장 점유율 보고서 「대체 왜 EV는 생각보다 빨리 성장하지 않을까?」를 중심으로 EV 시장의 동향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자료=게티이미지)
(자료=게티이미지)

마치 양치기 소년을 보는 것 같습니다.”

2010년 중반, 국내 자동차 업계의 임원과 EV 시장의 개화(開花) 시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해당 임원이 우스개 소리처럼 던진 말이다. 그는 “각종 연구기관과 컨설팅 회사, 심지어 국가 정책 보고서에 나오는 EV 시장에 대한 예측이 해를 거듭할수록 뒤로 밀리고 있다”면서, “EV 시장이 활성화되는 시점을 예측하는 보고서들을 보고 있으면 이제 ‘양치기 소년’같다”고 말했다.

 

무리도 아니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은 EV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 시기를 빠르면 2010년대 중반, 늦어도 2010년대 후반으로 예측했다. 당시 온 나라를 휩쓸던 ‘녹색경제’라는 키워드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이 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보고서들의 전망치는 티가 나지 않게 조금씩 뒤로 조정됐다.

▲ EV 확산의 첨병 역할을 한 테슬라 (자료=게티이미지뱅크)
▲ EV 확산의 첨병 역할을 한 테슬라 (자료=게티이미지뱅크)

 

ㅇ EV 시장 확대, 이번엔 진짜다

그러나 최근, 기존과 다른 조짐들이 관측되고 있다. 테슬라를 위시해 EV의 확산과 보급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건물 주차장에서, 도로 위에서 EV를 찾는 것이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다. BCG에 따르면, 이런 변화는 앞으로 수년 동안 보다 극적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BCG의 예측에 따르면 2025년에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승용차의 절반 이상이 EV가 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기존의 보고서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오히려 4년 더 앞당겨진 수치다.

 

이런 변화에는 배출가스 감축에 대한 파리협정 등 정책적 압박과 배터리 가격 하락이라는 산업적 요인 2가지가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는 EV에서 가장 비싼 핵심 부품으로 통상 차량 총 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데,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NEF)에 따르면 1kWh당 배터리 가격은 하락을 지속해 2019년에는 156달러로 2010년의 1183달러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런 가격절감에는 배터리 셀을 제조하는 화학기술, 팩 조립 기술의 혁신과 같은 기술적 요인 외에도 생산규모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제조 공정 개선과 같은 운영적 혁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배터리 가격 하락 추이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BCG에 따르면 이런 시장 분위기에 힘입어 2020년 승용차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비중은 미국 2.2%, 중국 5%, EU 9.3%로 집계됐고 특히 4분기 플러그인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ㅇ 3단계에 걸친 EV 확산, 2035년 90% 육박

▲ [그림 1] BCG는 2025년 내연기관 차량의 점유율이 최초로 50% 이하로 내려가고 그 이후 가파른 속도로 EV계열이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료 = BCG 제공, 테크월드 뉴스 재가공)
▲ [그림 1] BCG는 2025년 내연기관 차량의 점유율이 최초로 50% 이하로 내려가고 그 이후 가파른 속도로 EV계열이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료 = BCG 제공, 테크월드 뉴스 재가공)

BCG는 [그림 1]과 같이 2025년에 완전전기(BEV) 또는 하이브리드 차량(HEV)의 비중이 최초로 내연기관 차량을 앞질러, 2035년에는 그 비중이 9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이런 추세가 자리잡기까지 크게 3가지의 단계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1단계]  인센티브 및 얼리어답터 중심의 전환

현재 그리고 향후 몇 년간 EV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각국 정부의 인센티브다. BCG는 2023년까지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 승용차 생산량이 연간 25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생산량 증대의 기저에는 EV 모델 확대가 있다. 2023년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300개 이상의 배터리 및 PHEV 모델을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훨씬 더 많은 선택권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기간 동안 EV 운전자들은 이를 선택하기 전에는 많은 고민을 해야 하고, 선택한 이후에는 부족한 인프라 때문에 일부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시기에 EV를 구매할 이들은 얼리어답터이기 때문에 이런 불편함이 그들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BCG는 내다봤다.

 

2단계]  경제성 중심의 전환

2024년부터는 본격적인 전환이 발생한다. BCG는 해당 시기에 도달하면, EV를 구매하는 가장 핵심적인 동인은 ‘총 소유 비용’과 같은 경제성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5년 중반 이후부터는 기존의 테슬라와 같은 업체 외에도 대형 완성차 업체들이 E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배터리 생산 등에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고, 기술 혁신도 지속적으로 이뤄져 배터리 팩 비용은 1kWh당 75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더불어 전기 충전 인프라의 확대도 해당 시기에 도달하면,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추세와 지원에 힘입어 2025년 EV는 처음으로 내연기관 대비 우위를 점해 시장 내 점유율 5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런 흐름은 유럽과 중국에서 가장 두드러져 이들 시장의 BEV 보급률은 각각 43%와 40%에 달할 것으로 BCG는 내다봤다. 이에 반해, 초기형 EV인 PHEV 보급률은 해당 시기가 되면 정부 인센티브가 만료됨에 따라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시기가 되면 정부의 보조금이 없어도, BEV의 5년찬 총 소유 비용이 내연기관과 비교해도 더 우월하거나 최소한 동등한 수준에 도달해 EV는 산업 내 주류를 차지할 것이다.

 

3단계 공급 시스템 중심의 전환

2030년 이후엔, 정부 혹은 소비자 입장에서의 주도가 아니라 공급이 EV 확산을 주도한다. 2020년대 중반 이후 내연기관과 EV 간의 주도권 전환이 이뤄지면, 다수의 글로벌 OEM들은 해당 시기에 역대 최대 규모 수준으로 기존의 내연기관 생산라인 폐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움직임이 현실화되면, 소비자들은 내연기관 차량을 사고 싶어도 완성차 업체에서 해당 제품을 내놓지 않아 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종국적으로 2035년 전체 EV 계열 차량의 비중은 90%에 육박하고 이 중 BEV 점유율은 45%까지 상승할 것으로 BCG는 예측했다. 해당 시점이 되면 권역별 EV의 비중도 격차가 줄어들어, 미국은 98%, EU는 96%, 중국은 100%가 EV 차량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해당 기사는 [한장TECH]  글로벌 EV 시장 점유율 전망 ② EV를 바라보는 3가지 시각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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