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가전기기·자동차 등 활용범위 무궁무진

최근 IT산업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무선충전 기술은 선 없이 휴대폰 충전을 가능하게 했다. 편리한 일상생활을 위해 개발된 스마트폰에 이어 한발 더 나아가 배터리 충전에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무선충전 기술이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무선충전 제품은 소비자에게 본격 선보여진지 아직 2,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신흥시장이기 때문에 업체들의 기술개발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무선충전 기술 방법에 따른 표준화 경쟁이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이나리 기자 narilee@epnc.co.kr>

 

‘A4WP와 PMA’ 통합…3파전서 2파전으로 압축 = 무선충전기술의 표준 경쟁은 자기유도방식 WPC(Wireless Power Consortium), 자기유도방식 PMA(Power Matters Alliance), 자기공명방식 A4WP(Aliance for Wireless Power) 등 3개 진영이 경쟁했고 서로 호환되지 않았다. 심지어 같은 자기유도방식 기반인 WPC와 PMA도 서로 호환이 안 된다.

그러나 지난 2월12일 자기공명방식을 주도한 A4WP와 자기유도방식의 PMA는 상호 무선전력 표준 통합에 합의했다. 단, 당분간 서로 기술은 통합하지만 조직은 합치지 않는다는 결정이다.

각 무선충전기술의 특징을 살펴보면 자기유도방식인 WPC와 PMA는 충전패드 코일에 전류를 흘려 자기장이 발생하면 스마트폰에 내장된 코일에 변화가 생기며 충전하는 기술이다. 충전 효율이 높지만 패드와 기기 간 거리가 1~2㎝ 이내에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대다수의 무선충전 스마트폰과 액세서리들은 WPC의 ‘치(Qi)’ 표준을 사용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상용화가 된 기술이다. 대표적 기업으로는 LG전자, LS 전선, 한림포스텍 등 국내기업이 강세다.

PMA는 배터리 전문기업 듀라셀의 파워매트가 WPC의 단점을 보완해 만든 기술로 코일과 코일이 정확하게 겹쳐지지 않으면 충전되지 않는 기술을 해결하기위해 양측 코일 부분에 자석을 내장했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가까이 충전기에 대기만 해도 정확한 충전 위치에 기기를 자동으로 이동시켜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PMA는 미국 내에서 구글, AT&T, 스타벅스와 맥도널드 등이 채택한 무선충전 기술이다. 스타벅스 경우에는 2013년부터 테이블에 무선 충전기를 내장해 고객들이 음료를 마시는 동안 스마트폰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구기업 이케아는 올해부터 무선충전 장치 내장한 탁상조명과 테이블 등 가구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 스타벅스 무선충전 서비스.

자기공명방식인 A4WP는 ‘리젠스(Rexence)’를 표준으로 제정했다. 가장 큰 장점으로 1m 이내의 거리에서는 90%의 높은 효율을 가지는 등 다른 기술과 비교해 원거리에서 충전이 가능하고 중간에 책, 책상 등의 장애물이 있어도 문제없이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2m에서는 약 40%로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또 50W급 전력 공급으로 스마트 폰 뿐 아니라 태블릿과 노트북PC까지 충전이 가능하고 동시에 여러 기기 충전을 할 수 있다. 반면 자기장 유해성 여부 등 논란으로 일고 있어 해결해야할 문제로 남아있다. 이 기술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전자, 퀄컴, SKT 등이 있다.

무선충전 사용자 점차적으로 증가 =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15년 무선충전 시장규모는 4억8000만달러에 달하고 2019년에는 1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 표 1. 무선 충전 기술 특징.

유럽, 미국, 중국의 소비자들의 무선충전 기술 의식변화를 조사한 결과 2014년 5월 단 36%만 알고 있다고 답했으나 1년이 지난 후 2배로 증가해 2015년 6월 무려 76%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무선충전기술을 알고 있는 소비자 중 20%는 실제 관련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IHS 연구원 비키 유시프(Vicky Yussuff)는 “삼성이 무선충전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6와 S6엣지를 출시하면서 시장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며 “2015년 무선충전 수신기 출하량은 20만대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무선충전기 사용 보편화를 이끈 삼성 갤럭시S6는 자기 결합 유도 방식을 사용해 패드에 올려놓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방식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 9월 출시한 삼성 스마트워치 기어S2는 업계에서 무선 충전을 본격적으로 적용한 첫 스마트워치라고 할 수 있다. 애플워치도 무선 충전을 지원하지만 자기 결합 유도 방식이어서 아직까지는 접촉식 충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 갤럭시 S6, S6 엣지가 시장에 선보이면서 무선충전기 월별 매출 비중이 출시 전 5.9%에서 출시 후 13.7%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무선충전사용자가 올해부터 점차적으로 늘고 있다.

▲ 무선충전 기술 시장 전망. <자료 : IHS>

무선충전 시장을 잡기위한 업체 간 기술 경쟁 돌입 = 인텔은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3종류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TV용 전파 등 주변 환경에 있는 전파로 에너지를 수확하는 WARP(wireless ambient radio power) 기술, UHF대의 RFID 기술을 근거로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WISP(wireless identification and sensing power) 기술, 수 미터거리에서 수십 와트의 큰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WREL(wireless resonant energy link) 기술이다.

인텔은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무선충전연합(A4WP) 정기 포럼에서 내년에 본격 출시할 무선충전 노트북PC 시제품 등을 선보였다. 무선 충전 테이블이나 패드 위에 올려주면 자동으로 충전하는 제품이다.

무거운 전원 어댑터나 외장 하드디스크드라이브 등의 스토리지도 별도로 휴대할 필요가 없고 노트북PC 화면을 다른 디스플레이 제품과 연동시킬 때도 기존처럼 HDMI 포트에 케이블을 꽂을 필요 없이 와이다이(Wireless Display, Wi-Di)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다.

지난 9월9일 독일에서 열린 IFA에서 인텔은 “20와트 전력까지 제어할 수 있고 오늘날 상용화된 무선 충전 매트 용량의 4배에 해당하는 무선 충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내년 중 상용을 목표로 현재 레노버 등 A4WP 회원사인 PC제조사와 주변기기 업체들과 공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 에누리 무선충전기 월별 매출 비중.

애플은 2011년 6월 27일 충전기 없이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충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방식의 무선충전기술인 로컬 컴퓨팅 환경에서 무선 전력사용을 미국 특허청에 신청했다. 또 지난 2월 애플은 새로운 무선 충전 패드 특허를 취득했다. 데이터 전송과 충전을 모두 할 수 있는 단말 디스플레이에 현재 상태가 표시가 가능하다.

또 충전기술을 충전패드 뿐 아니라 노트북에 내장할 수 있어 맥북 팜레스트에 아이폰을 올려놓고 충전과 동기화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무선충전기술을 내년 아이폰7부터 선보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무선충전 3대 표준단체(WPC, PMA 및 A4WP)에 모두 가입해 표준제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WPC와 A4WP 이사회 멤버로써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3년 12월 세계 최초로 A4WP의 무선충전 표준인 리젠스(Rezence) 인증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 1월 CES 2015에서는 유일하게 무선충전 기술을 내놓았다. 당시 삼성전기는 특정부분에 대면 충전이 되는 자기유도방식인 치와 원거리에서도 무선충전이 가능한 자기공명방식(공진방식) 규격제품을 모두 내놨다.

LG이노텍은 2012년 세계 최초로 무선충전 기능과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능을 갖춘 복합형 무선충전 수신모듈을 선보였다. 또 지난 2월 말부터 북미 스마트폰 주변기기업체에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에 장착되는 송신모듈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지난 4월부터는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에 탑재되는 전력 송신모듈 양산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LG이노텍 송신모듈이 장착된 무선충전패드는 두께 11.4mm 슬림 디자인으로 무선충전 규격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세계무선전력협회(WPC)의 치 규격을 획득했다. 동일 규격의 수신모듈을 장착한 스마트폰이라면 제조사나 모델에 상관없이 모두 사용할 수 있다.

▲ 삼성 무선 충전 모니터.

올해 신기술 무선충전 칩 발표 이어져 = 퀄컴은 메탈 소재 스마트폰이나 메탈 소재 케이스를 끼운 스마트폰도 무선충전이 가능한 신기술 ‘위파워’를 지난 7월 공개했다.

극동안 치 등 자기유도방식은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코일과 무선충전사이에 핀이나 클립 등 금속 물체가 있으면 가열돼 화재 위험이 있어 지금까지 메탈 소재  스마트폰은 무선충전이 불가능했다. 퀄컴의 위파워는 금속 재질 물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특정한 주파수에서 작동하게 만들었다. 또 3차원 공간에 기기 여러개 동시충전과 태블릿 등 요구하는 전류량이 서로 다른 기기를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치 WPC’와 PMA의 회원사로 최신 치1.1.2 A11 규격 인증을 갖고 있다. ST는 지난 3월 자기유도방식의 무선충전 트랜스미터용 디지털 컨트롤러인 STWBC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최대 5W의 전력 용량으로 모바일 기기, 웨어러블, 리모콘 지원 등이 가능하다.

▲ IDT 무선충전 송신기 솔루션.

프리스케일은 올해 초 15와트(W) 치 호환 무선충전 솔루션 WPR1516(전력 수신)과 MWCT1012 IC(전력 송신)을 발표했다. WPC와 PMA에 무선 충전 표준을 지원하고 일반적인 5W 솔루션 대비 전력이 3배 높아 충전 시간을 줄여준다.

IDT는 올해 무선충전 수신기, 무선충전 송신기 싱글칩 등을 연달아 발표하며 시장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단일칩 무선충전 수신기는 PMA와 WPC, 치를 지원한다. 리니어 올해 상반기 휴대폰 뿐 아니라 핸드헬드 계측기, 산업용/군사용 센서 및 거친 환경에서 유사한 장비, 휴대용 의료 기기 등에 적합한 400mA 무선 전력 리시버를 출시했다.

점점 다양해지는 무선충전 제품 = 무선충전 기술은 궁극적으로 와이파이(Wi-Fi)처럼 일정한 공간 내에서 자유롭게 선 없이 충전하는 ‘와이파워(Wi-Power)’ 구축이 목표다.

IHS는 무선충전기술에 대한 소비가자 니즈를 3가지로 요약해 발표했다. 첫 번째는 무선충전기의 낮은가격 두번째는 하나의 충전기에

두개 이상의 기기를 동시에 충전하는 것. 세 번째는 무선충전 속도이다. 이미 제조업계에서는 높은 전력의 무선 충전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속도는 수신기 칩전력 등급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

▲ 무선충전 모듈.

무선충전을 적용한 제품군은 지금까지 스마트폰과 소출력 전자기기에 제한돼 있었지만 50W급 이상의 무선충전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노트북, 모니터, HDTV, 자동차 등으로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2019년 이후에는 가정 및 공공장소에 이용 가능한 중·대출력 전자기기도 무선충전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IDT는 무선충전기기수가 2015년 56종에서 2019년에는 147종으로 약 3배 가까이 증가를 예상했다.

실제 삼성이 지난 7월 출시한 컴퓨터모니터 SE370는 자기유도방식 무선충전 송신패드가 모니터 스탠드 부분에 내장돼 있어 휴대폰 무선충전이 가능하다. 이는 사무공간을 깔끔하게 연출할 수 있고 PC 작업을 하다 휴대폰을 모니터 스탠드에 올려놓기만 해도 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표 2. 세계 자기공진방식 무선충전 시장 규모 2009~2016.<출처 : IDT>

무선충전기기 종류가 다양화를 위해 충전속도와 저전력 등의 개발이 발빠르게 이뤄지는 만큼 와이파이를 지하철, 커피숍 등에서 손쉽게 사용하듯이 앞으로 공공장소에서 무선충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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