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사고서 활약 펼칠 로봇들 ‘DRC’서 경쟁…‘로봇 강국’ 위한 지원 필요

진정한 로봇 시대가 도래했다. 단순한 산업·제조용 로봇이 아닌 서비스용 로봇들이 급격히 성장하며 일상생활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서비스용 로봇은 재난구조용 로봇이다. 사람을 대신해 위험 현장에 투입돼 일을 처리한다는 이점으로 큰 인기와 지속적인 투자·개발이 이뤄지는 중이다.

특히 최근 큰 재난·재해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재난구조용 로봇이 크게 일조할 것으로 알려지며 전망치 높은 산업으로 떠올라 더욱 빠른 발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카이스트 ‘휴보’의 활약으로 국내의 재난구조용 로봇이 화제에 오른 만큼 이 기세를 타고 정부의 세계 3대 로봇강국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세계적으로 로봇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로봇협회(IFR)는 세계 로봇 시장이 2013년 147.9억달러에서 2016년 200억달러 규모를 넘어서며 특히 개인·전문서비스용 시장이 연평균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35.7억달러였던 전문서비스용 로봇 시장 규모가 2017년 189.1억달러로, 2013년 17.1억달러였던 개인서비스용 로봇 시장 규모가 2017년 111.8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 세계 로봇 시장 전망 <출처 : KIRO, 국내외산업로봇동향 보고서>
▲ 서비스용 로봇 시장 전망 <출처 : KIRO, 국내외산업로봇동향 보고서>

이 가운데 최근 여러 재난·재해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재난구조용 로봇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2011), 네팔 대지진(2015) 등 위험한 사건 현장에서 재난구조용 로봇이 크게 활약하며 좋은 성과를 내보였기 때문.

이러한 관심에 따라 재난구조용 로봇을 주제로 한 대회가 개최되는 등 시장을 보다 빠르게 성장시킬 토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사람을 닮은 로봇, 이른바 휴머노이드가 재난구조용 로봇에 가장 적합한 로봇으로 떠오르며 재난구조용 로봇의 중심축으로서 관심을 한데 모으는 중이다.

재난구조만을 위한 대회 ‘DRC’ 개최…사람 형상 본뜬 로봇 기술력 ‘눈길’

재난구조용 로봇의 대표적인 대회가 바로 DRC(DARPA Robotics Challenge)다. DRC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사람을 대신해 위험지역에서 일을 해줄 로봇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개발하기 위해 DARPA(Defense Adb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에서 개최한 대회로 지진, 쓰나미, 산사태 등 대형 재난 사고에 투입되기 위한 최고의 로봇을 선정한다.

▲ 카이스트로봇 <출처 : DRC 홈페이지>

올해에는 총 23팀이 참가해 승부를 가렸다. 우승팀은 다름 아닌 국내 카이스트(KAIST). 카이스트 로봇인 휴보는 44분28초를 기록하며 가장 빠른 시간 내 정해진 과제를 완료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IHMC 로봇인 런닝맨(Running Man)이 50분26초, 타탄구조(Tartan rescue) 로봇인 침팬지(Chimp)가 55분15초를 기록하며 2,3위를 거머쥐었다.

이 로봇들은 자동차 운전, 문 열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과제를 빠른 시간 내 소화해냈을 뿐 아니라 제각각 남다른 특징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 타탄로봇 <출처 : 타탄 홈페이지>

카이스트의 휴보는 무릎 부분에 바퀴를 장착해 이족 보행과 더불어 필요한 순간에 보다 빨리 나아갈 수 있고 IHMC의 런닝맨은 손 부분을 써드파티 모듈로 구성해 30도 수압을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또 타탄구조의 침팬지는 NPEC 설계 드라이브로 제작된 관절을 통해 사람이 물건을 쥐는 것 같은 정교한 동작을 가능케 해 돋보였다.

이외에도 많은 팀들의 로봇이 공개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부분 휴머노이드로 제작돼 실제 사람과 같이 운전을 하거나 문을 여는 등의 동작을 성공해보이며 현재 전세계 기술력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알렸다.

▲ IHMC 로봇 <출처 : DRC 홈페이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는 “글로벌 기업들이 로봇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시장은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며 “휴머노이드는 걷거나 말을 하는 등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대회 우승은 국내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은 아니나 세계와 함께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국가 차원의 꾸준한 지원과 로봇 연구자들의 과학 기술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전세계를 선도할 만한 로봇 기술을 국내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RC 우승 소식으로 불타는 국내 반응 ↑↑…정부 늦장 지원 늦장 ‘옥에 티’

국내에서도 재난구조용 로봇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카이스트의 DRC 우승 소식이 알려지며 더욱 높은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생각지 못한 국내 기술력에 모두가 놀란 것.

이에 최근 오준호 교수를 초빙해 재난구조용 로봇에 관한 강연이 여러 차례 이뤄지고 방위사업청 홍보대사에 처음으로 로봇 휴보가 위촉되는 등의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대구에서 곧 개최될 리얼로봇쇼에선 DRC에 휴보와 함께 출전했던 서울대학교의 똘망이 나와 재난구조하는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가능성 높은 산업임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부의 지원에 대한 지적도 불거졌다. 이번 DRC 우승을 이끈 오준호 교수는 지난 2013년도에 처음으로 열렸던 DRC에서 얻은 9위의 고통을 회상하며 정부의 지원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개발에 큰 힘이 부쳤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국내에는 아직 이러한 로봇 개발을 위한 지원 체계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화재나 원전사고 등을 대비한 재난대응 로봇 개발에 착수한 것도 올해 4월로 일본 후쿠시마 사건 이후 재난구조 로봇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오던 해외의 여타 정부와 비교해 출발이 늦다.

재난구조 로봇에 관심을 모으게 한 일본의 경우 본래 로봇 강국으로 불릴 만큼 많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사건 당시 자국의 로봇 기술로 사용하기 어려워 해외의 로봇을 사용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재난구조 로봇에 더욱 집중 투자하며 실제 활용이 가능한 로봇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업계전문가는 “휴머노이드를 기초연구 분야로 인지하고 보다 폭넓은 연구를 해나가는 선진국과 달리 국내는 상업화나 결과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초분야인 로봇은 당장 상업화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정부에서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로봇 시장 전망·기술력↑…‘로봇강국’ 활성화 정책 절실

국내 로봇 기술력은 세계 기술력에 결코 뒤쳐져 있지 않다. 그러나 세계 시장과 경쟁하기에는 국내 시장의 크기가 너무 작고 이를 키워줄 만한 환경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보스턴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2000년 로봇 판매 시장은 74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9%이상 성장해 2020년 429억달러, 2025년 669억달러 규모를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개인·전문서비스용 시장은 분야만 놓고 볼 때 연평균 상대적으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재난구조 분야는 최근 발생한 사건들에 의해 로봇의 성장이 요구되는 대표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의하면 국내 로봇 시장 규모는 2013년 약 2조2221억원으로 전체 생산액 중 개인서비스용 로봇은 2651억원, 전문서비스용 로봇은 378억원이며 2007년 이후 연평균 19.7%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가는 추세다.

정부는 미래선도산업 중 하나로 로봇을 꼽으며 2018년까지 로봇 선도국가로 거듭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적 원천기술력 화보 위한 R&D 역량 제고 ▲세계시자 선점 위한 선제적 수요확산 ▲로봇산업 도약 위한 지속가능 성장기반 구축 ▲산·학·연·관 연계 통한 범 국가적 협력체계 구축을 4대 중점 추진과제로 택해 목표를 이룰 계획이다.

현재 전세계 재난구조용 로봇의 기술을 확인해 볼 수 있는 DRC에서 한국이 1위를 거두며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찾고 전세계의 조명을 받는 등 재난구조용 로봇에서 높은 가치를 보이고 있다. 이를 보다 발전시켜 세계와 당당히 겨룰 수 있을 만한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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