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기반 촉각인식 신기술 개발 동향 및 발전 방향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위해 그리고 사용자의 감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햅틱 기술은 꾸준히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품이 스마트해지고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촉각의 중요성은 점점 더 부각될 것이다. 당분간 촉각센서는 정전용량 방식의 터치스크린 방식이 주를 이룰 것이다. 촉각 센서 기술은 시각 디스플레이의 발전에 맞춰 발전하게 될 것이다. 촉각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로 당분간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 때문에 진동감을 이용한 햅틱 자극이 주를 이룰 것이다. 이 글에서는 감성과 촉감, 촉각센서의 개념, 촉각센서 기술 동향 및 응용사례, 촉각 디스플레이의 기술 현황 및 응용 사례 등을 중심으로 감성기반 촉각인식 신기술을 소개한다. 

글 :  김민석 박사 / 기반표준본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 www.kriss.re.kr

 

감성과 촉감

사용자의 감성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제품이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은 이미 식상할 정도로 당연한 말이 되어버렸다. 감성이라는 심리학(즉, 인문학)의 영역과 제품을 생산하고 설계하는 데에 필요한 공학의 영역이 융합하여 1990년대 이전부터 이미 감성공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생길 정도로 제품에 있어서의 감성이란 매우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우리는 다섯 가지 감각(오감 -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통해 주변과 소통한다. 주변을 인식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감각은 시각이고 그 다음이 청각이다. 촉각은 특별한 상황(가령, 어두운 상황)에서 주변을 인지하는데 필요한 부가적인 정보(예를 들면, 역감, 질감, 온열감 등)를 우리에게 제공해준다. 

촉각은 시각과 청각에 비해 제공하는 정보량은 적지만 생존에는 필수적인 감각이다. 시각과 청각이 미처 다 발달하지 못한 신생아도 촉각은 이미 태어나는 순간부터 완벽히 동작한다.

시각과 청각과는 달리 촉감을 감지하는 기관- 즉, 피부는 외부와 우리 몸의 경계에 위치하여 온 몸을 덮고 있기 때문에 외부의 위험 상황을 가장 먼저 알려준다. 만약 피부가 제 기능을 못한다면 우리는 손을 데여도 날카로운 것에 찔려도 모를 것이다. 

촉각이 나머지 감각들과 또 다른 점은 능동적이라는 것이다. 보고 듣는 것은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그 주변에 내가 있으면 보고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촉각은 능동형 감각이다. 내가 의도하지 않으면 촉감 자체를 느낄 수 없다.

길거리 지나가는 이성이 맘에 들어 쳐다보거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범죄가 아니지만 이성이 맘에 든다고 상대방의 허락 없이 만지려 한다면 범죄행위가 되는 이유다. 이처럼 촉감은 사람의 의도가 들어간 감각이기 때문에 감성과 가장 깊이 연관된 감각이면서 주관적인 감각으로 볼 수 있다. 

같은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좋으면 스킨십이 좋지만 싫어지면 옷깃만 스쳐도 기분이 나빠지지 않는가? 이처럼 촉감은 사용자와 제품과의 상호작용 시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과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며 고급 제품일수록 촉감에 더 신경을 쓰는 이유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에 촉감이 좋은 재질을 쓰며 볼륨 버튼 돌릴 때의 촉감이 고급 오디오 제품과 싸구려 오디오 제품을 구분 짓는 요소가 된다. 

▲ 그림 1. 인간과 기계와의 소통을 위한 다중 감각의 활용

일례로 2001년 자동차에 처음으로 햅틱 기술을 적용한 BMW의 iDrive는 하나의 조절기로 기능에 따라 다른 촉감을 주도록 하였으며 최근 언론에 공개된 Benz사의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차의 경우도 햅틱 가속페달을 장착했는데 운전자에게 어느 시점에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이 좋은지 전기모터 주행 시 엔진이 가동되는 시점 등을 발에 전달되는 촉감을 통해 알려준다.

▲ 그림 2. 모바일 기기에 장착된 시청촉 센서 및 디스플레이

촉감에 대한 기술을 소개하기에 앞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센서와 디스플레이의 개념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그림 1에서와 같이 사람과 기계가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감각을 동시에 활용하여야 한다. 그 대표적인 감각이 시각, 청각, 촉각이다. 

기계는 시청촉각 ‘센서’를 이용하여 인간으로부터 정보를 받고 인간은 시청촉각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계로부터 정보를 받는다. 즉, 센서는 기계에게 시청촉각을 전해주는 장치이고 디스플레이는 기계가 사람에게 시청촉각을 통해 표현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디스플레이라고 하면 시각 디스플레이로 생각하기 쉬운데 청각 디스플레이와 촉각 디스플레이도 디스플레이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2에 도시하였듯이 요즘 스마트폰 사양으로 보면 시각, 청각, 촉각센서로서 각각 CMOS 이미지 센서, MEMS 마이크로폰, 정전용량 터치스크린이 장착되어 있고 시각, 청각, 촉각 디스플레이로서 LCD 패널(또는 AMOLED 패널), 스피커, 진동자를 사용하고 있다.

시청촉 센서는 인지시스템과 결합하여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데 일례를 들면 시각센서와 얼굴인식을 결합하여 ‘얼굴로 잠금 해제(Face Unlock)’ 기능을, 청각센서와 음성인식을 결합하여 음성명령(Siri, S-voice 등) 기능을, 멀티터치센서를 이용하여 다양한 제스처 인식 기능을 구현함으로써 사용자와 스마트폰과의 소통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 절부터는 차례로 촉각센서와 촉각디스플레이 기술 및 응용에 대해 소개하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기술한다.

촉각센서의 개념

사람의 피부는 정말 이상적인 촉각센서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피부는 접촉 위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리량을 측정할 수 있다. 

접촉 시 물체의 온도(주: 정확히 말하자면 열전도도이다. 동일한 공간에 있는 금속과 플라스틱 제품을 만졌을 때 금속이 차갑다고 느끼는 이유는 금속의 열전도도가 플라스틱 보다 훨씬 커 사람 피부의 열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힘 분포, 미끄러짐, 진동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 표 1. 촉각센서의 목적과 분야에 따른 요구조건

만약 기계에 사람의 피부와 같은 기능을 가진 촉각센서를 장착한다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만약 자동차에 사람과 같은 피부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운전자가 운전석에 착석하면 시트에 장착된 촉각센서는 운전자의 좌압(座壓)을 측정하여 운전자가 누구인지 인식하고 이에 따라 시트의 높낮이 및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장시간 운전 시 지속적으로 눌리는 곳을 측정하여 자동으로 시트의 형상을 조절할 수 있고 접촉 부위의 온습도 분포를 측정하여 시트의 냉난방을 자동으로 조절함으로써 쾌적한 운전을 하도록 도울 수 있다.

앞서 촉각센서 응용의 한 예를 들었지만 촉각센서는 그 사용 목적과 응용 분야에 따라 요구하는 특징이 다르다. 촉각센서의 사용 목적은 크게 상호작용(interactive), 촉감의 검출(tactile sense), 제어 및 자동화(control and automation)로 나눌 수 있고 응용 분야는 크게 로봇과 메카트로닉스 그리고 휴먼 인터페이스 분야로 나눌 수 있다.

각 목적과 분야에 따라 촉각센서의 용도와 특징들을 표 1에 정리하였다.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은 휴먼 인터페이스 분야에 상호작용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예이다. 
인간의 피부를 벤치마킹하여 촉각센서(또는 인공전자피부)가 갖추어야 할 요건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힘, 온도, 접촉부위의 물성(열전도도, 경도)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일정한 간격으로 촘촘히 배열되어 있어야 한다. 가장 민감한 손가락 끝의 경우 간격은 1mm 정도여야 하며 각 센서는 반복성, 재현성, 분해능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둘째로 사람의 피부처럼 유연성과 신축성을 가져야 한다. 사람의 손가락과 같이 3차원 곡률을 가진 곳에 부착하려면 이런 특성 없이 어렵기 때문이다. 

▲ 그림 3. 정전용량 방식의 압력 측정 원리

셋째로 내구성이다. 직접 접촉을 통해 신호를 얻기 때문에 기계적, 화학적 내구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인간의 피부는 점탄성의 성질을 갖고 있어 부드럽지만 반복적인 자극, 충격에도 손상되지 않고 제 기능을 수행한다. 

▲ 그림 4. 전도성 폴리머 기반의 촉각센서의 원리 :

(상)압력감응고무, (하)힘감응 잉크(FSR)

넷째로 수많은 센서들의 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전자회로의 촉각센서가 내장되어야 하며 동시에 전력소모를 해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 저렴하게 생산이 가능해야 한다. 이런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촉각센서의 개발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개발된 촉각센서는 일부 조건만 만족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글에서는 현재까지 개발된 촉각센서를 크게 기술별로 나누어 간략히 설명하고 장단점을 기술하고자 한다.

촉각센서 기술동향 및 응용사례

현재까지 개발된 촉각센서 기술을 크게 분류하면 5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무기 실리콘 기반 촉각센서이다. MEMS(미소기전시스템) 기술을 이용하여 압력이나 온도와 같은 외부 물리량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 어레이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우수한 성능을 가질 수 있지만 무기 실리콘 재질 특성으로 인해 휠 수 없고 쉽게 깨지는 단점을 지닌다. 

▲ 그림 5. 촉각센서의 정보/가전기기 인터페이스 응용 예

두 번째로 고분자(폴리머) MEMS 기술 기반의 촉각센서이다. 무기 실리콘과는 달리 미세 패턴 공정이 가능한 폴리머(가령, polymide) 재료를 사용하면 기계적인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 기술과는 달리 신호처리를 담당할 트랜지스터를 같이 집적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유기물 기반의 트랜지스터도 최근 개발이 되고 있지만 아직 실리콘

▲ 그림 6. 촉각센서의 인체역학 분야 응용 예(인체압력측정)

기반의 트랜지스터 성능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신뢰성도 부족하다. 

세 번째는 정전용량 기반 촉각센서로 평행한 두 전극 사이에 고무와 같이 압력을 받으면 변형하는 유전체를 넣은 구조이다. 그림 3과 같이 유전체에 압력이 가해지면 전극 간격(d)의 변화에 따른 정전용량의 변화를 측정한다.

▲ 그림 7. 촉각센서의 의료 분야 응용 예. 좌측 상부터

오른쪽으로 맥진기, 수술용 로봇, 유방암 검진기

유연하며 측정 정확도도 우수한 장점이 있으나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단위셀의 크기를 줄이면 정전용량이 매우 감소하기 때문에 측정이 어렵고 도선에 의한 부유 용량을 잘 처리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네 번째로 전도성 폴리머 기반의 촉각센서로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전도성 입자(가령, 탄소 입자, 금속 입자)를 폴리머 모재에 섞어 만든 압력감응소재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압력감응소재로서는 압력감응고무 (conductive rubber), 힘감응잉크 (force sensitive resistor), QTC (quantum tunneling composite) 등이 쓰인다. 그림 4에 그 원리를 도시하였다. 

가장 경제적이며 기계적 유연성과 강건성이 우수한 장점이 있으나 전도성 고무나 QTC의 경우 전도성 입자를 폴리머 모재에 균일하게 섞기 힘들므로 넓은 면적에 걸쳐 특성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고 출력의 비선형성과 이력(hysteresis)이 큰 단점이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나노소재를 이용한 촉각센서를 들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 전도성 나노입자 등을 이용하여 압력감응소재를 만드는 것으로 탄소나노튜브를 방향성 있게 배열하여 비등방성 압력감지재료를 만든다든가 전도성 나노입자를 단일층으로 만들어 유전막을 경계로 여러 막을 쌓아 양자 터널링 효과를 이용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아직 연구단계인 기술로 신호처리 회로와의 통합문제, 제조비용의 절감, 균질한 재료의 합성 등 기술적 검증이 아직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피부에 필적한 촉각센서 개발은 아직 더 기술발전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기초적인 촉각센서들은 이미 여러 산업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5가지 기술 중 현재 상용화되어 제품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은 세 번째 정전용량 기반 촉각센서와 네 번째 전도성 폴리머 기반 촉각센서이다.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고 있는 정전용량 터치스크린도 가장 기초적인 촉각센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좌표 입력 값만을 받는 터치스크린을 좌표 입력뿐만 아니라 압력까지 감지하도록 바꾸면 사용자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차원이 하나 더 늘어나므로 다양한 입력 방식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림 5는 TouchCo사가 개발한 UnmousePad라고 명명된 멀티터치 힘 감지 입력 패드이다[1]. 이 패드는 힘감응 잉크(FSR)를 사용하여 제작되었으며 전극 패턴이 인쇄된 유연한 인쇄회로기판 한 쌍 위에 FSR을 각각 바른 후 서로 겹쳐 놓으면 눌리는 힘에 따라 FSR 층이 서로 만나는 면적이 늘어나 저항이 줄어드는 것을 이용하였다. 

경제적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유연한 장점이 있으나 투명하지 않아 응용에 제한이 있다. 원리적으로 투명 FSR이 개발이 되면 터치스크린에 응용가능하나 TouchCo사가 Amazon사에 인수된 후 아직 뚜렷하게 이 기술을 응용한 제품은 출시되지 않고 있다. 접촉 저항 효과를 이용하므로 근본적으로 품질이 균등한 제품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촉각센서 기술의 또 다른 중요 응용 분야는 생체역학, 운동역학, 의료분야를 들 수 있다. 신체의 접촉에 따른 압력분포를 측정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가령 신발을 신었을 때 발의 압력 분포를 알면 신발을 디자인 할 때 유리하다. 

▲ 그림 8. 촉감 디스플레이의 기술 분류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다국적 신발기업들은 대당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이런 족압 측정 시스템을 수십 대씩 보유하고 있다. 또한 생체역학 쪽에서 보면 걷거나 뛸 때 족압의 분포를 측정해 봄으로써 운동자의 자세나 바닥과 발의 접촉 부분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고 앉았을 때의 압력(좌압)과 등쪽의 압력(등압)을 측정하여 의자나 좌석의 형상을 디자인 할 때 참고할 수 있다(그림 6). 

의료분야에서도 촉각 센싱 기술이 응용되고 있다. 맥진기, 유방암 검진기, 사람 이의 압력 분포 측정, 장기 입원환자를 위한 등창 방지용 압력 매트, 수술용 로봇 등에 사용되고 있다. 그림 7에 이런 응용 예를 표시하였다. 생체역학이나 의료분야에서 사용되는 기술은 주로 정전용량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정전용량 방식을 사용하면 유연하고 다양한 모양의 센싱 매트릭스를 만들 수 있고 한번 교정만 수행해 주면 반복적이며 재현성 있는 결과를 주기 때문에 정량적인 압력 측정에 사용할 수 있다. 신호처리의 어려움 때문에 고가이나 가격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의료기기, 생체역학 분야에서는 적합한 기술로 볼 수 있다. 

Novel, PPS(pressure profile system)과 같은 회사는 정전용량 방식으로 제품을 상용화하여 시판 중에 있으며 Tekscan은 FSR을 이용하여 정전용량 제품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일회성 센서(치아의 교합 측정용)와 같이 저렴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로봇분야는 촉각센서 응용의 종착역이라고 볼 수 있다.

로봇 시스템은 손가락 끝에서와 같이 높은 공간분해능과 성능을 요구하는 센서부터 등이나 팔과 같이 낮은 공간분해능을 요구하는 센서까지 사람의 피부와 가장 비슷한 촉각센서 기술을 필요로 한다. 

혼다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시모의 손 구조 모양의 특허를 살펴보면[2] 촉각센서로 전도성 고무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도성 고무를 사용함으로써 손가락 끝에 맞게 성형이 가능하고 접촉 위치는 판별할 수 있으나 정량적인 압력분포를 측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 그림 9. 진동 소자의 발전

로봇에는 성형성이 우수한 압력감지고무(또는 QTC)[3], 전도성 힘감지 잉크기술[4]들이 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공간분해능이 높지 않아도 되는 팔에 부착되는 센서로서 LED를 이용하거나[5] 기존의 실리콘 기반의 압력센서를 플렉서블 기판에 부착하고 그 위를 부드러운 소재로 덮는 구조가 사용되었다[6]. 실리콘 기반의 압력 센서를 사용하면 센서의 반복능과 재현성이 우수한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촉감의 정량적 측정으로 BioTac사는 전도성 유체기반의 촉각센서를 제작하여 로봇의 손에 부착하였으며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재질을 갖는 시편의 촉감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분류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에서 128종의 표면 시편을 사람보다 더 잘 구분한다고 발표하였다[7]. 

촉각 디스플레이의 개념

촉감(영어로는 햅틱, haptic) 디스플레이의 기술은 그림 8에서 도시한 바와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촉감 디스플레이는 다시 촉각(tactile) 디스플레이와 역감(kinesthetic) 디스플레이로 나뉜다. 

촉각과 역감은 사람이 촉감을 느끼는 수용기(일종의 센서)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촉각은 사람의 피부에 있는 머르켈 원판(Merkel’s disk), 마이스너(Meissner) 소체, 파치니안(Pacinian) 소체, 루피니 말단(Ruffini’s ending)과 같은 기계적 수용기에서 느끼는 감각이다. 이 수용기를 통해 사람은 표면의 패턴이나 모서리, 진동, 형태 등을 인지하게 된다. 

촉각과는 달리 역감은 힘 감각으로 우리가 물체를 들거나 할 때 무겁다고 느끼는 힘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 힘은 뼈와 근육을 연결하는 근육 끝에 붙어있는 골지건기(Golgi tendon organ)에서 느낀다. 역감을 제시하는 방법은 직접 힘 되먹임을 통해 사람에게 힘을 주면 된다. 

앞서 언급한 Benz사의 햅틱 패달도 가속 패달에 전기모터를 설치하여 상황에 맞게 힘을 전달하는 역감 액추에이터라고 볼 수 있다. 역감 액추에이터는 기구적으로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구동방식은 유압 또는 공압의 힘을 사용하거나 전기 모터를 사용한다.

역감 제시기술도 촉감 디스플레이 기술의 큰 축으로 비젼 시스템과 결합한 가상 환경 구축에 널리 쓰인다. 햅틱 기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참고문헌[8-10]을 참고하기 바란다. 다음 절에서는 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촉각 제시기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촉각 디스플레이의 기술현황 및 응용사례

촉각 디스플레이 기술은 어떤 자극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크게 진동감(vibrotactile)과 표면 질감(surface texture)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현재 상용화되어 가장 널리 쓰이는 기술은 진동감 제시기술이다.

▲ 그림 10. 전기활성 폴리머의 동작 원리

진동감은 다른 감각에 비해 구현이 간단해 저렴하고 전력소모가 적으며 소형화된 액추에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촉감이라고 볼 수 있다. 진동 소자 기술의 발전 추이를 그림 9에 나타내었다.

▲ 그림 11. EAP를 이용한 햅틱 엑츄에이터 상용화 사례: (상) Mophie Pulse Case for iPhone 4, (하) ViviTouch Haptic Headphone

진동감은 초기에는 편심 회전모터를 이용하여 제시하였으나 강한 진동을 생성할 수 있는 반면 응답속도가 200ms 정도로 느리며 진동의 진폭과 주파수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단점이 존재하여 선형공진 액추에이터(linear resonant actuator)로 교체되었다. 기계적 마찰을 줄여 응답속도가 30ms 이하로 우수하며 강한 진동을 생성할 수 있으며 주파수에 따라 진동 크기(진동량)의 제어가 가능하다. 

공진주파수는 피부의 파치니언 소체가 민간하게 반응하는 영역인 200~300Hz 안에 위치하도록 설정한다. 

현재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고 있는 진동모터는 거의 대부분 선형공진 액추에이터이다. 하지만 역시 이 액추에이터도 공진주파수 근처에서만 진동출력이 있으므로 다양한 진동감을 전달하기 어렵다. 대역폭을 넓히기 위해 전자기력 코일 기반의 진동소자가 아닌 압전(piezoelectric) 세라믹 액추에이터가 개발되었다. 

압전 액추에이터는 신호의 주파수와 크기에 따라 진동 주파수와 크기를 자유 자재로 조절할 수 있으므로 세밀한 진동감을 구현할 수 있으며 응답속도도 매우 빠르다. 

압전 액추에이터의 이런 장점으로 인해 많은 제조사(Blackberry Storm II, RIM corp, APE 등)에서 고선명(High Definition, HD) 햅틱스를 구현하기 위해 개발하였다. 

필자가 직접 체험해볼 기회가 있어서 압전 액추에이터를 장착한 스마트폰 시제품으로 게임을 해 보았는데 기존 진동 액추에이터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세밀한 진동감이 전해져 왔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라믹 액추에이터를 채택한 스마트폰은 대중화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세라믹 재료의 특성상 부러지기가 쉬워 충격이 가해지면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강도 높은 모바일 기기의 내구성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단점이라면 진동 자체의 크기가 코일 기반 액추에이터 보다 작아 메시지 수신 알림과 같이 모바일 기기를 전체적으로 진동시키기 위해서는 별도의 선형공진 액추에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러지지 않으면서도 기존 세라믹 기반 압전 소재만큼 진동량을 발생할 수 있는 폴리머 기반의 압전 재료가 개발된다면 모바일 및 웨어러블 제품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전기활성폴리머(electroactive polymer, EAP)는 높은 유전율(high dielectric constant, high-k)을 갖고 있어 고전압을 견딜 수 있는 폴리머로 그림 10과 같이 폴리머 양면에 전극을 형성하고 전압을 가해주면 정전기력에 의해 폴리머가 압축되면서 힘을 발생시킨다.

기본 재료가 폴리머이므로 유연하게 액추에이터를 제작할 수 있어 압전 액추에이터가 가진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이 역시 진동의 크기와 주파수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높은 구동 전압(1kV ~ 3kV)이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발생 힘이 작은 단점이 있다. 그림 11에서와 같이 EAP를 이용한 액추에이터는 실감 게임용 아이폰 외장케이스와 햅틱 헤드폰에 상용화되었다.

표면 질감을 제시하는 방법은 정전기력, 압축 공기, 핀 배열, 초음파 등이 있는데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정전기력 방식이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다. 

정전기력 방식은 기계적 진동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쿨롱 힘(Coulomb’s force)이 작용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 그림 12. 정전기력을 이용한 촉감 제시: (좌) Senseg사의 데모 화면, 화면에 제시된 4개의 질감이 각각 다르게 느껴짐, (우) 작동 원리를 기술한 특허 그림

그림 12에서와 같이 터치 패널 위에 양전하로 충전된 필름을 놓고 보호층(유리 또는 플라스틱 필름)으로 덮은 다음 음전하로 충전된 손가락으로 보호층을 접촉하면 사람의 피부와 양전하로 충전된 필름 사이에 인력이 작용한다. 전류를 펄스형태로 가해주면서 손가락을 문지르면 질감이 느껴지게 된다.

이 방식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내구성이 뛰어나며 전력소모가 작으며 매우 얇게 필름 형태로 제작할 수 있고 투명 전극을 사용하면 투명하게 만들 수 있어 스마트폰, 태블릿 PC와 같은 모바일 기기에 적용하기에 유리하다. 

핀란드 벤처기업인 Senseg 사, 미국의 디즈니 사에서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방식의 단점이라면 정전기력을 이용하므로 고전압이 필요하며 손가락을 움직일 때만 느낌이 전달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미세한 변화는 감지를 잘 하지만

변화가 없는 일정한 힘에 대해서는 금방 적응을 하여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개미 한 마리가 손가락 위를 기어 다니면 느낄 수 있지만 개미 한 마리가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손가락 위에 놓여 있으면 처음 놓일 때는 인지하지만 그 이후에는 아무런 힘도 느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는 큰 단점으로 가상 키보드를 이용할 때 키보드를 누를 때 햅틱 피드백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 그림 13. Pacinian사의 표면 제시 액추에이터의 구조

또 하나의 단점으로는 양손이 기기에 접촉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의 손가락이 음전하로 충전이 되어야 하므로 한 손은 스크린을 터치하면서 다른 한 손은 기기의 케이스에 접촉이 되어 사용자의 몸이 전기적으로 그라운드 되어 있어야 잘 느껴진다. 

이 밖에도 고전압 사용(100V~1kV) 그리고 손가락의 상태(습기 등), 스크린의 오염 정도, 개인에 따라 전해지는 촉감의 편차(즉, 개개인마다 상황에 따라 느껴지는 정도가 다름)가 있는 것이 흠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Pacinian사는 그림 13과 같이 양쪽에 0.5mm~2.0mm 간격으로 도전층을 두고 전압을 가해서 발생하는 정전기력(인력)을 사용한다. 

양 도전층 사이에는 스프링이 있어 상부 도전층을 지지하며 복원력을 제공하며 하부 도전층 위에는 고유전체막이 있어 더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이 방식의 장점은 사람의 피부를 도전체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사람에 따른 편차가 없으며 넓은 스크린 전체 면적을 도전판으로 사용하므로 정전용량이 크다. 따라서 적은 전압(5V)으로 약 200g의 힘을 낼 수 있고 DC 출력이 가능하여 화면 위의 키패드를 누를 때 햅틱 감을 제공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두 도전층사이에 공기 층과 유전체 막이 존재하여 광학적으로 선명도가 떨어지며 위의 도전층이 스프링에 의해 지지되어 있으므로 기계적인 내구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접근 방법도 존재한다. 2009년 Tactus Technology사는 유체펌프를 사용하여 키패드가 생성될 터치스크린 지점이 볼록 나오도록 제작하여 마치 키보드를 누르는 것과 같은 촉감을 제시하였다.

신선한 방식이기는 하나 패널 자체의 두께가 커지며 유체 펌프를 사용함으로써 여러 가지 제약(부피, 전력소모, 유체의 밀봉, 광학적 선명도)을 안고 있어 현재 대중화되지는 않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위해 그리고 사용자의 감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햅틱 기술은 꾸준히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품이 스마트해지고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촉각의 중요성은 점점 더 부각될 것이다. 당분간 촉각센서는 정전용량 방식의 터치스크린 방식이 주를 이룰 것이다. 

촉각 센서 기술은 시각 디스플레이의 발전에 맞춰 발전하게 될 것이며 현재 강화유리 방식이 아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발전하여 채택이 된다면 다양한 UX를 구현하기 위해 평면상의 좌표뿐만 아니라 누르는 압력의 크기를 감지하는 터치스크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기판이 휘어지는 모양을 알 수 있는 스트레인(strain) 센서 등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촉각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로 당분간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 때문에 진동감을 이용한 햅틱 자극이 주를 이룰 것이다. 

앞으로 햅틱 기술이 가장 많이 적용될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 될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기존 스마트폰에서 갖고 있는 제약 - 즉, 전력소모, 소형화 문제 - 이 상당부분 해결되기 때문이다. 

이미 계기 조작부(Dash board)가 정전용량 방식의 터치스크린 혹은 일부 터치 스위치로 바뀌고 있다. BMW를 비롯해서 현대, 기아도 I-Drive와 같은 햅틱 조그다이얼을 적용하고 있으며 많은 업체들이 스마트화를 위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도입과 감성을 고려한 새로운 피드백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대성 전기는 운전자 전방 주시를 도와주는 햅틱 스티어링 휠을 개발하여 기아 자동차에 탑재하였다. 

향후,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이 발전하고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LDWS), 전면 추돌 방지 시스템 등이 기본 장착되면 촉감이 동반된 직관적이고 빠른 운전 보조 정보 피드백이 활용될 것이다. 그 예로[11]에서는 운전상황에서 일련의 촉감 자극이 운전자의 시각적 주의를 이끌 수 있는지를 연구하였다. 

실험결과 변화맹(Change blindness) 상황에서 촉감 자극의 유용성이 드러났다. 가령,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할 때 이를 인지한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음성뿐만 아니라 시트에 장착된 햅틱 액추에이터로부터 차선이탈에 대한 경고를 받게 되면 훨씬 상황인지에 도움이 된다. 또한 운전자의 주의 집중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좀더 직관적이면서 안락하게 기기를 조작하려면 햅틱 기술은 필수적이다. 

 

참고 문헌 (Appendix) 

1. Ilya Resenberg and Ken Perlin, The UnmousePad- An Interpolating Multi-Touch Force-Sensing Input Pad, ACM Transactions on Graphics, Vol. 28, No. 3, Article 65, 2009
2. US Patent, US 8,033,189
3. Walkler, R., Developments in dextrous hands for advanced robotic applications, Robotics: Trends, Principles, and Applications - International Symposium on Robotics and Applications, ISORA - Sixth Biannual World Automation Congress, WAC, 2004, pp. 123-128.
4. Choi, B., Choi, H.-R. And Kang, S., Development of tactile sensor for detecting contact force and slip, IEEE IRS/RSJ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telligent Robots and Systems-IROS 2005, pp. 1977-1982.
5. US patent, US 7973274
6. Mukai, T. et al., ?Development of the Tactile Sensor System of a Human-Interactive Robot RIMAN, IEEE Trans. On Robotics, Vol. 24, No. 2, pp. 505-512, 2008.
7. Jeremy A. Fishel and Gerald E. Loeb, 2012, "Bayesian exploration for intelligent identification of textures," frontiers in Neurorobotics, Vol. 6, No. 4, pp. 1 - 20.
8. I. Poupyrev, S. Maruyama, and J. Rekimoto, “Touch Engine: A Tactile Display for Handheld Devices”, Computer Human Interaction 2002, pp. 644-645, 2002
9. Peter Crocker, and Matt Lewis, "Next Generation Haptics: Market Analysis and Forecasts,“ ARCchart, Feb. 2011
10. Thorsten A. Kern. 2009. Engineering Haptic Devices. Berlin Heidelberg: Springer
11. Hyun, J., Hwang, J., Ryu J., & Cho, K. (2011). Effect of Spatial Haptic Cues on Visual Attention in Driving. Automative UI 2011. Salzburg, Aust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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