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조명의 기자]

성균관대는 에너지과학과 윤원섭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이하연 연구원)이 전기차 배터리 용량을 2배 증가시킬 수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차세대 무질서 리튬이차전지 양극소재의 원자단위 수준 작동원리를 규명해, 기존 성능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양극소재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무질서구조 리튬-몰리브데늄-크롬 산화물의 국부 분리를 보여주는 모식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필수 소재인 고용량 양극소재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거나 곧 사용될 NCM, NCA 등의 하이니켈계 양극소재들은 용량이 약 200mAh/g이지만,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개념 무질서 양극소재는 용량이 약 400mAh/g에 달해 현재 하이니켈계 최신 양극소재들보다 두 배 가량 용량을 늘릴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무질서 양극소재의 개념은 2014년 MIT의 거브랜드 시더 교수 그룹이 관련 연구를 ‘사이언스’지에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양극소재 내에서 리튬 이온이 빠르게 확산하기 위해서는 구성 양이온들이 높은 규칙성을 가지고 정렬돼 있어야만 한다는 전통적인 통념과는 반대로, 리튬의 함량이 특정 수준 이상일 때에는 양이온들이 무질서하게 섞인 상태에서도 빠른 리튬 이온 확산 통로가 형성돼 고용량 발현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현재 이를 응용한 양극소재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무질서 양극소재에서 양이온 분포의 실제 형태와 연관된 반응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불완전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의 수명, 출력특성을 향상시켜 실제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구조와 작동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에 윤원섭 교수 연구팀은 초기 규칙적으로 잘 정렬된 층상구조에서 충·방전 이후 무질서구조로 변화하는 특성을 가진 리튬-몰리브데늄-크롬 산화물을 방사광가속기 X-선· 전기화학 방법을 통해 관찰해, 무질서구조 형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성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무질서구조 형성 시 무작위로 분산되는 것처럼 보이는 양이온들이 실제로는 원자 수준에서 일정한 규칙을 갖는 분리된 도메인을 형성하는 것을 포착했다. 연구팀은 이것의 형태에 따라 리튬확산 경로가 결정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들이 전지 성능에 미치는 역할을 규명했다.

이하연 연구원은 “향후 전기자동차 주행거리 증가에 필수적인 새로운 고에너지 밀도 양극소재로서 무질서구조 기반 소재들이 최근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본 연구는 이들의 구조-특성-성능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냄으로써 새로운 소재 설계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소재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Advanced Energy materials’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1월 21일 온라인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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